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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20회 :: 여자도 때론 음흉하다 】방송일: 2005.05.18.
극본 : 박 해 영
씬1/ 엘리베이터 (D) - SET 혹은 ENG
타이틀 : 여자도 때론 음흉하다 흐르면서
정민과 동직,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데,
정민 저녁은?
동직 (촐싹) 안 먹었지. 배고파 죽~(겠다)
하는데 뒤늦게 올라타는 중년 여자 둘.
동직, 바로 무게 잡는다. 문이 닫히고.
#올라가는 와중. 동직, 분위기 잡고 있는데
중년들, 동직을 보며 목소리 죽여
‘장동직 맞어. 왠일이니’ 그런 액션 보이다가
중년 (수줍지만 용기 내) 사랑의 늪, 잘 보고 있어요.
동직 (친절+거만) 예. 감사합니다.
정민 (같잖다는 표정)
씬2/ 남자원룸 (D)
동직과 정민, 두런거리며 들어오며
동직 (촐싹) 군자반점은 시키지마. 용궁에 시켜.
정민 군자반점이 낫지. 입맛도 촌스러워갖~
하는데 왠 여자 거실 소파에 앉아있다가
커피잔 들고 주방으로 가며
여자 오셨어요?
정민과 동직, 순간 약간 당황.
동직, 응? 우리집 아닌가 둘러보고.
정민, 잘못 들어왔나 싶어 얼른 나가서
홋수 확인하고 다시 들어온다.
정민 맞는데. (여자봤다가 동직봤다가)
여자 (주방/냉장고에서 물꺼내며) 어떻게 같이 들어오셨네요.
정민 (작게) 너 알어?
동직 (작게, 펄쩍) 몰라.
주방으로 가서 보면, 잘 차려진 2인용 밥상.
여자 (물 따르며) 앉으세요.
정민 누구...세요?
*여자는 고상한 외모로 차분하게 할말만 한다.
동작도 슬로우 모션처럼 부드럽고 절제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과 시선은 마주치지 않는다.
씬3/ 원룸 복도 (D)
윤아가 부드럽게 여자를 데리고 나오고,
여자는 별 저항 없이 순순히 나온다.
지영은 격분해서 씩씩대며 쫓아나오고,
정민과 동직은 뒤에서 어리버리 보는 축.
윤아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며) 댁이 어디세요?
지영 (감정적) 거 알만한 사람이~
윤아 (하지 말라고 지영을 제지하곤, 부드럽게) 혼자 갈 수 있겠어요?
동직 (지영을 끌고 들어가는데)
지영 (끌려가는 와중에) 한번만 더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줄 알어!
정민 (여자를 힐끔힐끔 보며 들어가는)
씬4/ 남자원룸 (D)
#거실. 정민 동직 지영, 들어온다.
지영 와, 스토커 스토커 말만 들었지, 진짜 저런 여자 있는 줄은 몰랐네.
정민 (머리 가리키며) 약~간 이상한 거 같지?
지영 제 정신이면 저러겠어? 감히 어딜 들어와.
정민 분위기 싸해서 ‘오셨어요~’ 하는데 (몸서리) 와.
동직 (흥분도 안하고 뭔가 생각이 있는 듯 덤덤한)
정민 (아차!) 뭐 없어진 건 없지? (왔다갔다 둘러보는)
지영 아니. 문은 어떻게 따고 들어왔대? 비밀번홀 어떻게 알아서(열쇠였나?)?
윤아 (들어오며) 넌 해꼬지라도 하면 어쩔라구 그렇게 막 대해? 조용히 달래서 보내야지.
지영 남의 집 문따고 들어오는 게 조용히 달랠 일이야? 욕을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윤아 정상적인 사람이어야 욕이든 협박이든 먹히지. 정상적으로 보이든?
지영 (그건 아니지만...)
정민 (화장실 쪽에서 나오며, 희한하다는 듯) 야, 빨래도 싹 해놓고 갔어. 변기 청소까지 했다야.
동직 (그렇게 까지?)
지영 (손으로 가구 위 문질러 보고) 먼지 하나 없네?
윤아 섬~?하다. (몸서리)
동직 (분위기 잡으며) 이거... 골치 아프게 생겼네.
#주방. 정민, 미심쩍어하며 차려진 음식을 살피다가
한점 먹어보는데, 동직, 심각하게 통화중이다.
동직 예, 이기자님. 오늘 인터뷰한 기사 언제 나온다고 했죠? 예... 아뇨. 그냥... 기분이 안 좋아서요. 별건
아니구... 스토커가... 집에 들어와서요.
정민 짜식, 자랑은...
동직 (누가 자랑한다고! 눈 부라리고) 예. 오늘 집에 와 봤더니, 밥해놓고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정민 (맛보며) 오~ 음식 잘한다 이 여자. (막 먹는)
씬5/ 방송국 일각 (D) - ENG
영진 원준 승태 현우 미자, 앉아있는.
원준 베란다 나가서 담배 피는데, 보니까 맞은편 아파트 거실에 (놀라운 듯) 남자가 빨개 벗고 왔다갔다하는 게 보이는
거야.
현/미 (집중해 듣다가 서로 때문에 약간 민망한)
원준 행여나 여자도 나오지 않을까, 한 시간을 기다렸다는 거 아냐.
영진 (혹해) 그래서? 봤냐?
원준 봤지!!
승태 (OL, 미자 눈치 보며 툭 치는) 여자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어.
원준 미안.
현우, 머쓱한 지 일어나 자리를 피하는데
영진 동균이 얜 왜 이렇게 안 와?
미자, 현우를 쫓아서 시선 따라가는데,
현우가 화장실로 들어간다.
미자 (NA) 여자들은 그런 데 관심 없는 줄 아는데, 천만에 만만에 말씀. 여자도 때론 음흉하다. 특히 난 보통
여자보다 쪼끔 더 음흉하다. 그래선지 머리도 빨리 자란다.
미자, 음흉한 눈빛으로 화장실을 본다.
미자 (NA) 난 보고자 하는 건 다 본다. 머릿속에선 어느새 화장실 벽이 사라지고 투명한 유리가 된다.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을 본다.
벽이 정말 투명한 유리가 되면서
일렬로 뒷모습 보이며 쫘르륵 서서 일보는 남자.
치실로 이 사이 청소하는 남자... 등등이 보인다.
미자 (NA) 더 찐하게 상상한다면...
개인구역 문짝이 투명해지면서
변기에 앉아있는 현우의 얼굴이 보일 듯 말듯한데
영진 (OFF) 안 가냐?
보면 현우와 동균, 다 와 있다.
미자 (음흉한 표정이 잘 안 풀어지는) 에... 예!
동균 (무리지어 가며) 아... 이차장한테 붙들려서...
그들을 쫓아가는 미자의 뒷모습에
미자 (NA) 여자들도 이렇다!
씬/ 원룸 외경 (N)
씬6/ 남자원룸 (N)
한밤중. 어두운 실내. 비 내리는 소리 들리고
정민, 속옷 차림으로 부스스 해서 배 긁으며 나와서 보면
여자, 주방 쪽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와
여자 베란다에 비가 들이쳐서요. (소파에 널부러진 세탁소 비닐 쌓인 옷들을 차곡차곡 놓으며) 옷장 안에 두실 꺼면,
비닐 벗겨 두세요.
다소곳이 정민의 앞을 지나쳐 우산 챙겨 들고 나간다.
정민, 꿈인가? 눈 질끈 감고 세차게 머리 흔들어보는.
씬/ 원룸 외경 (D)
씬7/ 남자원룸 (D)
지영, 출근 차림으로 와 있고,
정민과 동직은 옷 입으며 출근 준비 중.
동직 (덤덤히 옷 입는데 반해)
정민 (들떠) 비 들이친다고 창문 닫을라고 왔대.
지영 (황당) 새벽에 자다말구?
정민 (입은 옷 가리키며) 세탁소에 맡긴 옷까지 찾아왔어.
지영 지가 돈 내고?
정민 그랬겠지.
지영 차. 지가 와이픈 줄 아는구만.
정민 되게 부지런한 스토커야. 상 줘야돼.
지영 (황당하게 정민 보고)
정민 얼마나 부지런해. 비온다고 자다 말고 뛰어오고.
하며 집에서 입는 윗도리 던져두다가
컵 쓰러뜨려 쥬스가 쏟아진다. 히익!
동직 저! 아씨이... (휴지 집는데)
정민 (정지자세로 보다가 풀어지며) 냅둬. 이따 그 여자가 와서 치울 꺼야. (나가는)
동직 (그 말에 슬쩍 휴지 도로 놓고, 나가는)
지영 (황당, 쫓아나가며) 정신 차려. 그 여자가 나중에 무슨 소리하고 다닐지 어떻게 알어. 결혼한 사이라고 떠들고
다녀봐. 아니라고 스토커라고 그러면 누가 믿어줄 꺼 같애? (문 쾅! 닫히는 소리)
그 여자, 주방쪽에서 나와 청소하기 시작한다.
씬/ 방송국 외경 (D)
씬8/ 방송국 앞 (D) - ENG
건물에서 나오는 현우 미자 영진 원준 승태 동균.
영진 (심심한) 일찍 끝났는데 뭐하냐...?
동균 내일 뵐께요. 전 약속이 있어서.
영진 민지랑?
동균 (그냥 웃으며 가는)
영진 좋겠다, 만날 여자도 있고.
미자 (현우 눈치보며, 영진에게) 저도 약속... (하는데)
영진 저번에 지피디 집에서 마시다가 만 거 있잖아. 절대적인 보드카. 그거 아직 있지?
현우 예.
영진 오늘 그저 마저 마시자. 할일도 없는데.
미자 (현우 집이라는 말에 솔깃)
원/승 좋지. / 그래, 가자.
현우 ..그래요. (미자를 보는데)
영진 (미자에게) 잘 가라, 내일 보자.
미자 (못 들은 척, 택시 잡는) 택시! (성우들 보고) 지피디님네 **동 맞죠? (멈춘 택시 안에 대고)
**동이요. (먼저 타며) 얼른 타세요.
황당한 성우들과 머쓱한 현우.
씬9/ 현우의 아파트(혹은 원룸) (D) - ENG
문 따는 소리와 함께,
현우, 허둥지둥 뛰어 들어와 미자와 찍은 사진,
폴라로이드 비행기 사진 등을 치운다.
그 뒤로 미자와 성우들 들어오는데.
미자, 티 안나게 구석구석 보는 시선.
원준 (쫓아 들어오는) 뭘 그렇게 치워?
미자 (고개 빼고 보며, E) 혼자 사는 남자의 음탕한 흔적이겠지!
현우 (대충 치우고) 앉으세요.
미자 (다소곳) 예...
현우 (주방으로 가며) 안주는 뭘로 하까요?
영진 (밖 보며) 있는 거 대충 먹어. 여긴 맞은편에 집이 하나도 없네. 지피디 심심하겠다.
성우들은 기타 만지작거리고, TV보고 하는데,
미자, 소파에 앉아 천천히 둘러보며
미자 (NA) 확실히 난 음흉하다. 어떻게 남자친구 집에 와서 훔쳐볼 생각 먼저 할까?
그 음흉한 눈빛이 되면서 쫘악 훑으면
순간 옷장의 문이 투명해지면서 그 안의 옷이 보이는데,
그 중에 변태적으로 보이는 타이트한 가죽 바지와 벨트,
서랍장도 투명해지면서 팬티 등 속옷이 다 보이는.
미자, 이러지 말자는 듯 고개 젖는데,
바닥 깊숙이 밀어져 있는 상자를 보게 된다.
저게 뭘까? 갸웃하는 표정.
또 다시 음흉해지는 시선에서 상자를 보면
순간 뚜껑이 투명해지면서 야한 잡지와 비디오 테잎이 보이는.
미자 (손가락 들고) 빙고!
뭐래? 하는 시선으로 보는 성우들.
미자, 머쓱한 표정.
씬10/ 마당 (D)
영옥과 혜옥, 화분 갈이 하고 있는데,
영숙은 목 빼고 밖만 살핀다.
그때 우체부가 소포를 들고 온다.
영숙 아우 왔네 왔어. (문 열어주는)
영옥/혜 (일어나며) 왔어?
우체부 김영숙씨.
영숙 예. 접니다.
우체부 (소포 주며) 여기 싸인이요.
영숙 (괜히 말하고픈) 미국서 온 거죠?
우체부 (대충 보며) 그러네요. 여기 싸인이요.
영숙 도장도 되죠? (꾹 눌러 도장 찍는)
씬11/ 거실 (D)
영옥과 혜옥, 젖은 손을 닦으며 와 앉고,
영숙, 들떠서 소포를 뜯는다.
혜옥 우리 껏도 보냈대?
영숙 미자 껏만 깜빡하고 다 보냈대. 옷이래.
영옥 (좋아서, 코 스윽 만지며) 무슨 옷인데?
영숙, 펼쳐보는데 알록달록한 미키마우스 박스 티.
영옥과 혜옥, 약간 실망이다.
혜옥 (대보며) 뭐..야?
영옥 (대보며) 애..들 껀가?
영숙 (대보며) 우리 꺼라 그랬잖아. 크길 보우 애들 껀가. (좋아라) 아우 색도 곱고... 좋네.
영옥 (뚱) ... 집에서 입기 편하겠네.
영숙 이 때깔 좋은 걸 왜 집에서 입어?
영숙은 좋아라하고,
영옥과 혜옥은 떨떠름이다.
씬12/ 대문 앞 (D)
영숙은 미키마우스 티를 입고는
괜히 뒷짐 지고 대문 앞에서 서성이는데,
아낙1과 2, 지나간다.
아낙1 (예의상) 아우 고운 옷 입으셨네요.
영숙 응. 미국에 있는 우리 딸이 보낸 거야.
아낙2 미키마우스네요.
영숙 (못 알아들었다) ... 응?
씬13/ 할머니방 (D)
영옥, 빨래 개는데,
혜옥, 옆에서 미키마우스 티 들고.
혜옥 미영이 고 기지배도 차암 생각 없어. 노인네 보고 이딴 걸 어떻게 입으라고.
영옥 (뚱) 미국선 노인네들이 그딴 거 입나 부지.
혜옥 에으, 주고도 욕먹는 게 이런 거야.
그때 영숙 뿌듯해서 들어온다.
영숙 (가슴팍에 영어를 가리키며) 요걸... 뭐랬지? 응, 그래, 요걸 ‘미키마우스’라..고 읽는데요.
영옥 미키마우스라?
영숙 아니 미키마우스요, 미키마우스.
혜옥 (갸웃) 미키마우스, 많이 들어본 거 같은데...
영숙 명품이니까 많이 들어봤겠지.
혜옥 맞다. 미키마우스, 어서 많이 들어봤다 했더니 명품이었구나. (얼른 티 보는)
영옥 (생각났다는 듯 끄덕이며) 나도 들어본 거 같애. 응... 맞어... 미키마우스. 명품 맞어. 응... (얼른
티 잡으며) 그래서 어서 많이 본 거 같았구나.
혜옥 어머 미영이 돈 많이 썼겠다.
영숙 (괜히 좋으면서) 뭐 이깟 꺼 갖구...
씬/ 아파트 외경 (D)
씬14/ 현우의 아파트 (D) - ENG
#현우와 남자 성우들, 술잔 기울이며 왁자하게 떠드는데,
옆에 있는 미자, 음흉하게 저 멀리 있는 상자를 봤다가 현우를 본다.
미자 (NA) 아무리 단란 주점 한번 안 가 본, 바른생활 사나이라고 해도, 혼자 사는 집에서까지 바른 생활하겠냐고.
(음흉하게 현우를 보는데)
현우 ?? (미자를 보는)
미자 (얼른 시선 풀고 딴 데 보는)
현우 ?? (왜 그러지?)
#성우들 왁자한 소리 오프로 들리고,
미자, 몰래 주변 살피다가
후다닥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어보는데,
대여섯권 정도 되는 두툼한 노트다.
미자 응? (약간 실망. 후루룩 넘겨보곤) 일기장...?
재미없단 표정으로 넣어뒀다가
순간, 다시 땡기는 듯 쳐다보는데.
씬15/ 아파트 앞 (D) - ENG
현우, 미자와 성우들을 배웅한다.
얼큰하게 취한 영진 원준 승태.
성우들 잘 먹었어. / 잘 먹었어요.
현우 조심해서 가세요.
미자 전 조기서 버스 타면 돼요. 먼저 가께요. 안녕히 계세요.
현우 (뭔가 아쉬운) 예... 가세요...
미자, 현우를 등지고 가면서
품에서 꺼내는 일기장 한권!
미자 (바로 후회) 미쳤지. 이걸 왜 갖고 나오냐고.
씬/ 집 외경 (N)
씬16/ 미자방 + 아파트 일각 (N)
#침대. 미자, 현우의 일기장을 놓고
손톱만 잘근잘근 씹는다.
미자 (NA) 대학교육까지 받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서른두 살 먹은 멀쩡한 여자가, 남자 친구 집에 가서 이런 거나
훔쳐왔다고 하면!
미자 미쳤지! 죽어야지!
하는데 그때 현우한테 전화가 오자,
당황해선 일기장을 후다닥 이불 속에 숨기고
미자 여보세요.
#아파트일각 현우 뭐..해요?
미자 (대뜸) 아무것도 안 읽었는데요.
현우 네?
미자 아무 것도 안해요. 왜요? 뭐 없어졌어요? (흡!)
현우 처음 저희 집에 왔는데... 사람들이랑 우르르 와서... 쫌 서운했죠?
미자 아,아녜요.
현우 다음에 미자씨만 정식으로 초대하께요. 미안해요.
미자 (한풀 꺾여) 아녜요... 피곤할텐데, 일찍 주무세요. 네. (전화 끊고) 남자 친구는 로맨틱하지 못했다고
미안해하는데, 난... (머리 때리며) 나가 죽어라 죽어. (일기장을 꺼내 휙 멀리 던져두며) 보지 말자. (함과 동시에
후다닥 달려가 일기장 집어들며) 한 장만 보고.
#미자, 책상에 앉아 펼쳐들고 집중해 보는
미자 1990년? (계산하는) 90년도면... 내가 고1이니까, 지피디가 중1? (김새는) 중1때 일기야? (다시
음흉해지는 눈빛) 중1, 만만하게 보면 안되지. 암... (집중해 보는)
씬17/ 엘리베이터 (N) - ENG
<INS: 신문의 헤드라인. 동직의 사진과 함께,
‘장동직 집에 스토커 침입. 인기실감’>
동직, 뿌듯해서 신문 보다가 접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씬18/ 원룸 복도 (N)
동직, 와서 보면, 이젠 윤아가 여자를 다그치고 있고
지영은 팔짱 끼고 노려보고 있다.
정민은 여자들의 기세에 차마 껴들지 못하고,
동직을 보자 반가워하는 눈빛.
윤아 좋게 말하면 알아들어야죠.
동직 왜 그래?
윤아 (빠지라는 손짓, 여자에게) 당신 애에요?
지영 (동직을 끌어내오고)
윤아 무조건 떼쓰면 되는 줄 알게? 당신 정신상태 멀쩡한 거 다 알어. 이상한 척, 못 알아듣는 척하면서 은근슬쩍
계속 이럴라고 하는 거 같은데, 하지 마요. 이번엔 말로 하는데, 다음에 또 이러면 말로 안해요 그땐. (정민 가리키며)
이 사람 변호사에요.
정민 (머쓱)
윤아 당신도 변호사 잡아야 돼요. 당신이랑 할 말 없어져요. 알았어요?
여자, 고개 숙이고 조용히 간다.
정민 (보다가, 쫓아가며) 그 정도로 되겠어?
동직 (정민 보고) 야 확실하게 해라. (보다가 쫓아가며) 저거 맘 약해서~
윤아와 지영, 씩씩대며 여자를 보는.
씬19/ 엘리베이터 (N) - ENG
여자,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닫히는데,
동직과 정민, 얼른 잡고서는 밖에 선채로
정민 (지영과 윤아 쪽 눈치보며) 미안해요. 원래 그런 여자들이 아닌데.
동직 (작게)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요.
여자 (고개 숙이고만 있다)
정민 (급기야) 또... 오세요.
씬20/ 남자원룸 (N)
#주방. 정민, 조리대를 보고 있다.
도마엔 썰다가 만 무와
그릇엔 고등어가 토막 내져 있다.
정민 ... 마무린 하고 가게 하지. 고등어조림 먹고 싶었는데.
#거실. 동직, 소파에 앉아 있다가
아쉬운 듯 팍 엎어지며
동직 에이, 기자들 취재 온다고 했는데.
씬21/ 부록방 (N)
부록과 우현, 미키마우스 티를 입고 서로를 보고 있다.
부록은 맘에 안 드는데, 우현은 좋아라 한다.
부록 넌 지금 그게 너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우현 앙증맞지 않아요? (보다가) 커플티네요~
부록 그게 티냐? 잠옷이지!
우현 (치..)
부록 벗어라! 꿈에 볼까 두렵다.
우현 싫어요.. 입구 잘거에요...
부록 (확!) 벗어. 안 벗어?
우현 (버티며) 싫어요. 형님이 벗어요.
부록 이 눔이! 안 벗어??
실랑이 하는 부록, 우현
씬22/ 미자방 (N)
어느새 놀라워하며 읽는 미자.
미자 (읽는) 프로이드는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선 사랑과 일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담 학생이 행복하기 위해선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대단해 보이는) 요놈 보게. 어린놈이 보통 아니네. 난 중학교 때 이런 생각 못했는데...
그러다 문득 재밌는 생각이 떠오른 듯 손가락을 튕기더니
허둥지둥 자신의 일기장을 뒤진다.
미자 (몇 권 훑어보다가) 이거네. (하며 한권을 잡는)
현우의 일기장과 나란히 놓고
대조해가며 쭉쭉 넘기며
미자 90년 5월... 5월... 5월 18일. (현우 일기장 보며) 지현우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한낮이
한밤처럼 어두웠다. 한낮에 느끼는 한밤의 기분. 묘했다. 종섭이 그 자식이 귀신흉내 내는 바람에 분위기가 깨졌다. 유치한
놈... (자신의 일기장 보며) 이날 최미자는...? (읽는)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혼잣말) 비 온 거 맞구나.
(뿌듯해서 다시 읽는) 한낮이었는데도 밤처럼 새까맸다. 애들은 천둥번개에 쫄아 있었다. 난 몰래 복도로 나가 두꺼비 집을
내리고... 귀신 소리를... 냈...다... (뻘쭘) 유치한 기지배였네...
한 장 뒤로 넘기며
미자 5월 19일. 지현우는? (읽는) 쨈 콘서트에 갔다. (자기 일기장 보며) 5월 19일. 최미자는? 쨈 콘서트에
갔다. 잉? 어머어머! (양쪽 보며) 뭐야? 같은 날, 같은 콘서트에 갔던 거야?
좋아서 흥분해 양쪽의 일기를 읽는 미자 모습에
미자 (NA, 들뜬) 15년 전, 우린 한 공간에 있었다. 같은 노래를 들으며 같이 열광했었다. 어쩜 인사를 나눴을
수도 있고, 얘기를 나눴을 수도 있다. (들뜬 미자의 모습에) 나이 먹은 여자의 음흉함이 순수함으로 귀결되는 순간이다!
씬/ 원룸외경 (D)
씬23/ 남자원룸 (D)
#주방. 어수선하게 어질러져 있다.
정민 (심드렁하게 냉장고 닫으며) 뭐 시켜 먹을래?
#현관문 앞. 동직, 걸쇠를 몰래 풀어놓고
흠흠! 하며 거실로 들어오는
정민 하루 안왔다고 이렇게 티가 확 나냐. 뭐 먹을래?
동직 (소파에 늘어져 TV 켜는) 생각 없어.
그때 문 여는 소리가 나자,
동직과 정민, 잔뜩 기대하며 목 빼고 보는 컷컷.
그런데 들어오는 사람 보면 지영이고.
실망하는 두 사람.
지영 왜 문을 열어놨어? (번뜩) 그 여자 왔어?
동직 (짜증) 안 왔어.
지영 왜 짜증이야. (망치 주며) 자, 잘 썼어.
동직 (TV 보며) 갔다 놔.
정민과 동직, 심드렁해서 TV만 보는.
씬24/ 거리 일각 (D) - ENG
아파트 입구 정도.
현우네 가는 미자, 왠지 들뜬다.
미자 (품안의 일기장을 안 보이게 다시 손보며, NA) 15년 전, 기억하지 못하지만 만난 적이 있었다는 로맨틱함.
난 음흉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로맨틱함엔 사족을 못 쓰는 싱글 여성인 것이다.
씬25/ 현우의 아파트 문 앞 (D) - ENG
현관문 열면서 놀라는 현우의 표정.
현우 왠일이에요?
미자 (밀고 들어가며) 어제 뭘 두고 가서요.
씬26/ 현우의 아파트 (D) - ENG
현우는 당황스러운데,
미자는 신발 벗고 성큼성큼 들어와
미자 (쓰윽 둘러보는 표정에, NA) 이 늙은 여우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기회를 이용해, 끝까지 멀쩡한 남자의
음탕함을 포착하려고 든다.
현우 뭘 두고 갔는데요?
미자 에? 일기장, 아니아니 수첩이요. 아 여기다 안 뒀나? 집에 뒀나부다... 아 바보바보. 쥬스 한잔만 주실래요?
(횡설수설이다)
현우 예... (이상하지만 주방으로 가는)
미자, 슬금슬금 움직이며 일기장을 몰래 넣어둔다.
휴... 안도의 한숨쉬며 일어나는데
아무 딱지도 붙지 않은 비디오가 눈에 띄고.
순간, 또 다시 비디오가 투명해지면서
비디오 안에서 야한 외국 여자들이 조그맣게 보인다.
현우 (OFF) 그거 볼래요? (쥬스 들고 서 있다)
미자 (놀라) 에?
현우 (쥬스 주며) 캐나다 서커스단 ?데, 편집이 예술이에요.
미자 (테잎 던져놓고, 쥬스 받으며) 아,아녜요. 나가죠. 날도 좋은데.
현우 예. 잠깐만요. (하며 방으로 가는)
미자 (E) 정신 차리자. 이 남잔 최미자 너보다 백배천배는 멀쩡하다. 이러다 니가 발목 잡힌다. 그만 하자.
하며 쥬스를 마시다가 순간 현우가 들어간 방문에 시선이 꽂힌다.
순간 또다시 눈빛 이상해지며, 벽이 투명해진다.
옷을 갈아입는 현우의 모습이 보일 듯 말듯한데,
현우, 그 옷차림에 자동차 키만 들고 나와
현우 가죠!
미자 에? 예! (쫓아나가며 이 앙물고, E) 정말 그만 해라, 최미자, 으응?
씬27/ 대문 앞 (D)
영옥 영숙 혜옥, 미키마우스 티를 입고 나오는데,
소이, 오다가 그런 셋을 보곤
소이 애도 아니고 뭐 그런 걸 입었대?
영옥 (가소로운) 이거 몰라?
소이 알..어.
영옥 뭐야 이게?
소이 안다니까.
영옥 미키마우스, 미키마우스. 명품이잖어. 이런 것도 모르고.
혜옥 돈 잘 버는 아들한테 좀 사달라 그래요.
영숙 (툭) 미국에서 사는 거에요. 아무데서나 못 사요. 가요 얼른.
할머니 셋, 계단을 올라가고,
소이, 췌! 하며 가는.
씬28/ 동네 일각 (D) - ENG
영옥 영숙 혜옥, 티를 입고 걸어가는데,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는 애들 단체복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져 있다.
순간 눈고리가 올라가는 할 셋.
혜옥 저것두 미키마우스네.
영옥 애들이 뭘 안다구 비~싼 명품을 입히고.
영숙 단체복을 누가 명품으로 해? (유치원 선생한테 다가가 애들 옷 가리키며) 이거 가짜지?
선생 예?
영숙 이거 얼마주고 했어?
선생 이만..이천원이요.
영숙 (피식) 거봐 가짜야. 가.
선생 (뭐래는 거야?)
#뿌듯하게 미키마우스 티를 입고 가는 할머니 셋.
동네 사람들 인사하면서 재밌어서 뒤를 돌아보는데도
멋모르고 뿌듯해서 가는 할머니 셋의 모습에서
씬29/ 원룸 앞 (D) - ENG
지영, 장 봉지 들고 원룸 건물로 들어가려다 보면,
그 여자, 저 멀리서 슬프게 바라보고 있다.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서 보기만 하는.
지영, 그냥 들어가려다가 다시 여자를 보는.
씬30/ 남자원룸 (D)
동직과 정민, 심드렁하게 TV 보고 있는데,
지영, 들어오며
지영 들어와요. 괜찮아요 들어와요.
보면, 지영이 뒤로 그 여자가 쫓아 들어온다.
동직과 정민, 너무 반갑다.
동/정 (얼른 일어나 인사) / (밝게) 왔..어요?
지영 (정민을 노려보면)
정민 (정색하며, 톤을 바꿔) 또 왔네.
동직 (지영에게, 작게) 왜 데꾸 왔어?
지영 쫓아내는 것도 한두번이지, 마음이 끝나야 끝나는 거지, 억지로 뜯어낸다고 돼?
동/정 (하긴...하는 표정)
지영 뭐? 변기에 앉아서 똥 누는 거 볼래요?
동직 (잉??)
지영 아니면 같이 밥 먹고 트름 한번 하까요? 뭐 보여주까요?
동직 야!
지영 아 실생활 보면 확 깨면서 정신 차린다니까. 이게 직빵이야. (여자에게) 뭐 말만해요. 뭐 해주까요?
안아볼래요?
여자 (끄덕끄덕)
지영 (어머! 살짝 당황하다가, 호탕한 척) 그래! 한번 안는 거, 그까이 꺼 뭐 몸이 닳는 것도 아닌데. 안어.
안으면 끝나는 거, 찐~하게 한번 안아줘.
동직, 아 참... 난감한 척 하는데,
하는데 정민에게 안기는 여자.
황당한 정민 동직 지영 컷컷컷.
씬31/ 카페 (D)
현우와 미자, 밥을 먹는데,
미자 (슬쩍) 현우씬 콘서트 자주 가요?
현우 옛날엔 자주 갔었는데 오히려 음악 피디하고 나선 더 안가는 거 같애요.
미자 난 옛날에 90년도에 쨈 콘서트 갔던 게 처음이었는데...
현우 어? 90년도에 쨈 콘서트 나도 갔었는데.
미자 어머! 그래요?
현우 그때 엠씨가 이문세였죠.
미자 맞아요, 이문세였어요. 어머, 왠일이야.
현우 전 이상은 팬이었는데, 미자씬 누구 팬이었어요?
미자 우린 심신 팬이었죠.
현우 아 그때 심신 팬들 대단했죠. 콘서트 끝나고 이상은 노래 부르면서 가는데, 자기들이 지나갈 땐 심신 노래만
부르라고, 잡고서 협박하고 그랬잖아요.
미자 (박수치며 신나라 동조) 맞아요, 맞아요!
하다가 떠덩! 천천히 표정 굳는.
뭔가 불길한 생각이 떠오르는 듯한 표정이다.
현우도 뒤늦게 뭔가 떠오른 듯한 표정이다.
미자, 현우의 그 표정을 캐취하고 떠덩!
씬32/ 거리 일각1 (D) - ENG
미자, 도리질 치며 뛰쳐나온다.
<플래쉬 컷. 야외일각에서 : 미자의 시선에서
키가 아주 작은 중학생인 현우(아주 작은 아이로)를
내려다보며 머리를 쥐어박고 있다.
미자 누가 이상은 노래 부르래? 확 그냥!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
미자 (달려가며) 아냐아냐. 걔는 아닐 거야.
씬33/ 거리 일각2 (D) - ENG
현우, 갸웃하며 걸어간다.
<플래쉬 컷. 야외일각에서 : 어리 현우의 시선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큰 여자(미자),
미자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 (놀리듯 이상은 춤추며)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담~ 이것두 노래냐?>
현우, 아니라고 믿고 싶은 듯 도리질 치며 가는.
씬34/ 미자방 (N)
미자, 차분히 비디오와 대본을 번갈아 보고 있다.
일하는데 깊게 몰입한 것 같은데!
순간 갑자기 대본 던지고 뒹구르며 용쓰면서
미자 으으으으!! (벌떡 일어나) 그러게 남의 일기장은 왜 뒤져봐갖고, 몰라도 되는 거까지 기억하게 해? 나가
죽어라, 나가 죽어!!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터진 것.
미자 (NA) 이것이 음흉한 여자의 결말이다.
그렇게 발광하는 미자의 모습에서 스틸. F.O
씬35/ 여자원룸 (N) - 에필로그
F.I 되면서, #정민은 현관문에 딱 달라붙어
핀 홀로 밖을 보고 있다.
#핀 홀로 보이는 복도 풍경 컷.
#정민이 현관문에 뭍어있는 모습이 뒤로 걸리고
윤아, 소파에 길게 배깔고 누워서
나란히 앉아있는 지영과 동직을 보며
윤아 (재밌는) 그니까 정민씨 스토커였던 거야?
지영 (못들은 척) ‘사랑의 늪’ 할 때 되지 않았어?
동직 7번 틀어봐.
윤아 크크크... (웃겨 죽는)
#정민, 핀 홀로 밖을 보는데
#핀 홀로 보이는 복도 풍경을 보면
그 스토커 여자, 여자원룸인 이 집 문앞을 지나쳐간다.
#정민, 헉! 놀라며 보는.
#그 여자 프레임 아웃 되었다가 갔다가...
다시 프레임 인되어 핀홀을 보는. 마치 정민을 보는 것 같다.
#정민, 뜨아! 기절하기 일보직전인데,
#핀홀 안의 여자, 생선을 들어올려 보이며,
여자 고등어조림 해드릴께요. (하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