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은 전반 9홀에서 점수를 줄이지 못하다가 후반 파 5 두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앙헬 카브레라와 장군 멍군이었다. 카브레라가 16번 홀 버디를 잡고 쫓아오자 그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카브레라도 지지 않았다. 마지막 홀에서 두번째 샷을 핀 30cm에 붙여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두 선수는 연장 첫 홀에서 파를 기록했고 두 번째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카브레라의 버디 퍼트는 홀 바로 옆에 멈춰섰고 스콧의 버디 퍼트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호주는 골프 강국이지만 마스터스에서만은 우승을 못했다. 디 오픈 9차례, PGA 챔피언십 4차례, US오픈 2차례 호주 선수가 우승했다. 그러나 마스터스에서만은 유독 인연이 없었다. 우승 기회는 많았다. 그러나 바로 우승 문턱에서 물러나야 했다. 특히 그렉 노먼은 1986년과 87년, 96년 3차례 준우승했다. 96년 대회에서는 최종라운드 6타 차 선두로 시작했다가 닉 팔도에게 5타 뒤지는 골프 사상 최악의 역전패를 맛봤다.
아담 스콧은 이 장면을 목격하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가장 위대한 대회는 디 오픈이지만 호주 첫 마스터스 챔피언이 되기 위해 마스터스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디 오픈에서 마지막 4홀 연속 보기를 하면서 우승을 날린 그는 “다시 일어서겠다”고 했고 결국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었다.
타이거 우즈는 두 타를 줄여 합계 5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의 장기였던 클러치 퍼트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파 5인 2번 홀에서 왼쪽 숲에 들어가면서 점수를 줄이지 못했고 3번 홀 2미터 정도의 버디 찬스를 놓쳤다. 5번홀과 7번 홀에서 보기를 한 데 이어 스코어를 줄여야 할 파5인 8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지 못해 리더보드에서 밀려났다. 9번홀과 10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으나 11번 홀에서 칩샷이 들어갈 뻔했다. 들어갔다면 과거 우즈의 영예가 나올 뻔도 했으나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12번 홀에서도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우즈의 기회는 날아가 버렸다.
13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3언더파로 올라서 어떻게라도 해보려고 했으나 14번 홀 두번째 샷이 그린 경사를 맞고 굴러 내려오면서 한 숨을 푹 쉬었다.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5언더파로 올라섰다. 선두권이 동시에 무너지고 있던 상황이라 넣는다면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16번 홀 2.5m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그의 희망도 함께 사라졌다. 우즈는 “경기 전 65타를 목표로 했다. 이번 내내 공을 잘 쳤는데 퍼트가 잘 안됐다. 그러나 (코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린이 너무 느려 8번 홀까지 거의 퍼트가 짧았다. 비가 온 이후에는 더욱 느려져 그린 스프드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역전 우승을 하지 못했다. 50경기에서 한 번도 없다.
최경주(SK텔레콤)는 3타를 잃어 합계 5오버파 공동 46위가 됐다. 그는 “오늘 잘 못 한 것도 다 재산이다. 어제부터 리듬 안좋았다. 너무나 생각이 많았다. 처음에 할 때처럼 겁없이 하는 것처럼 해야 겠다”고 했다. 그는 또 “타이거 우즈를 실격시키지 않은 판정은 선례가 되어 앞으로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밀했다.
재미교포인 존 허는 4타를 줄여 2언더파 공동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또 다른 교포인 케빈 나는 파 3인 12번 홀에서 10타를 기록하는 등 부진해 합계 13오버파 59위로 밀려났다. 중국의 10대 골프 천재 관톈랑보다 한 타 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