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형 산문집 『월급봉투』(詩와에세이, 2016)
●도서명_월급봉투 ●지은이_이순형 ●펴낸곳_시와에세이 ●펴낸날_2016.10.10
●ISBN 979-11-86111-23-9/국판(145×210)/전체페이지 264쪽 ●문의_(02) 324-7653 ●값_12,000원
표4(약평)
첫 월급을 타던 날, 월급날 아버지와 누나의 표정을 떠올리면서 회사로 향하던 나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퇴근 시간까지 너무 길고 지루하여 자꾸만 벽시계를 올려다보았다. 늦은 오후, 드디어 경리과 여직원이 월급봉투를 나누어주자 ‘땀 흘려 번 내 돈’이라는 느낌에 가슴이 뭉클했다. 고참 사원들은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며 신나게 돈을 세었지만 나는 왠지 부끄러워 얼른 속주머니에 찔러 넣고 시내버스에 올랐다. 혹시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봐 곁눈질로 주위를 살피면서 가슴 근처를 지긋이 눌러가며 무사히 집에 도착하였다. 어머니에게 봉투를 내놓자 “네가 번 돈인데 뭘 내게 주느냐?” 하시면서도 환하게 웃으셨다. 그 순간, 어머니의 주름살은 봉투 속의 빳빳한 지폐처럼 펴지는 듯했다. 그때 흐뭇했던 내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사업을 시작하고 몇 해가 지난 어느 날, 나는 큰마음 먹고 은행에서 상큼한 냄새가 폴폴 나는 새 돈을 찾아 누런 봉투에 넣었다. 일부러 직원들을 하나씩 불러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현금으로 주는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날 나는 중년 남자들을 이끌고 우리들의 잃어버린 영토를 찾겠다고 쳐들어가는 장수가 된 기분으로 우쭐댔다.
이튿날, 자신감에 벅찬 직원들 표정을 기대했지만 이상스레 별 내색이 없었다. 과연 속주머니에서 보검처럼 봉투를 꺼내줄 때 아내들이 어떤 모습으로 받았는지 여간 궁금한 게 아니었다.
차례_
책 머리에·04
제1부 동아줄 인연
농부의 아침·13
월급봉투·19
할머니가 담근 술·24
월남 새댁·29
늦게 드린 품삯·33
상전(上典)·38
누룽지 맛·42
논두렁 헌병·46
넥타이를 매면서·51
안개꽃 당신·56
제2부 그려보는 자화상
산토끼 사냥·63
대장간 풍경·68
몰래 배운 사교춤·73
화장실에서 생긴 일·78
사장님과 사장 놈·82
이식(二食) 군(君)의 밥상·88
돌계단·93
오십견·97
삶의 즐거움·102
참새 잡기·107
제3부 돼지는 밭을 갈지 못한다
소녀와 뮤지컬·113
까막 고무신·117
나를 잊어주세요·122
감이 익을 무렵·127
하느님의 가위·132
G.O.A.L·138
은하수 건너편에·144
피난민촌 친구들·150
청첩장과 청바지·156
요셉의원·161
제4부 생활의 어느 페이지
청첩장·169
화장실은 주방 옆에 있습니다·173
식탁, 한국과 중국 사이·177
출항·181
사기꾼의 애프터서비스·186
터널의 저편·191
자네만 믿네·196
의왕 MBA·201
비행기의 날개 끝·204
제5부 뿔 달린 바퀴
하얀 코끼리뼈·211
가불인생·216
먹이사슬·221
흑인 예수·225
늙음의 노트·230
인생살이 3제·235
외계 행성 글리제·242
푸른 반점의 고향·247
사막에 피는 꽃·253
청춘의 용광로·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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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형(李舜衡)
1952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과 동 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계간수필』로 등단하였다. 여행에세이 『서방견문록』이 있다. 국제상사주식회사 기계부, 수산중공업 해외영업부, 과천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주)파워킹 대표이사, 과천문인협회 회원, 계수회, 수수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첫댓글 11월 초순, 시에 후원회 회원님께 '천태산은행나무 걸개 시화전 시 모음집을 비롯 이순형 산문집' 발송 예정입니다. 늦어 죄송합니다.
여러모로 바쁘신데 출판하여 축하드립니다.
이순형 선생님 산문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산문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보내주신 '월급봉투' 수필집 잘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월급봉투를 받은 기분이었답니다.
잘 받았습니다. 축하하고, 고맙습니다.
선생님 출간 축하드리고 책 잘 보겠습니다.^^
책 잘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행사 때 만나면 술 한 잔 올리겠습니다.
참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