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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1
▲ 그래픽=유재일
지난달 우주로 발사된 중국의 로켓 #창정 (長征)-5B호의 일부가 최근 지구로 추락한다는 소식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한때 긴장했어요. 무게 20t에 길이 31m에 달하는 #로켓잔해 가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질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다행히 로켓 #잔해 는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대부분 불에 타 없어졌고 일부만 인도 남서쪽의 인도양 바다에 떨어졌어요. 다친 사람 없이 끝났지만 미국은 중국을 향해 "우주에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라"고 경고하기도 했죠.
이 일을 겪고 나니 사람이 우주로 쏘아 올린 로켓이나 인공위성중에 고장 났거나 부서진 것들은 어떻게 됐는지, 거기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은 어디로 간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우리 주변에 쌓여가는 쓰레기만큼 인류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는'우주쓰레기'에 대해 알아봐요.
1957년 우주 진출 후 늘어난 쓰레기
' #우주쓰레기 ' ( #Space-Debris , #Space-Junk ) 는 인간이 우주로 쏘아 올렸지만 지금은 작동하지 않는 로켓·인공위성 같은 우주 비행체와 이런 비행체들이 서로 충돌해서 생긴 #파편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에요. 인간의 우주개발 역사는 1957년 러시아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1호 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시작됐어요. 이후 60여년간 수많은 인공위성·로켓들이 발사됐죠. 그런데 이 #발사체 중 상당수는 수명이 다한 상태로 우주 공간에 남아 있어요. 서로 부딪히면서 작은 파편들로 부서지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이 다 우주 쓰레기예요.
#유럽우주국 ( #ESA ) 에 따르면, 1957년 이후 지금까지 #로켓 6050개가 우주로 발사됐고, 1만1370개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에 배치됐어요. #인공위성 중에 우주에 남아 있는 것은 6900여개인데, 현재 작동 중인 것은 4000여개예요. 나머지 2900개는 작동도 안 하면서 그저 지구 주변을 떠돌고 있는 쓰레기가 된 것이죠.
이런 우주 쓰레기들은 우주개발 초기엔 많지 않았지만, 갈수록 늘어나더니 이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어요. 유럽우주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주 쓰레기 총량이 9300t에 달한다고 발표했죠. 우주 쓰레기는 크기10㎝ 이상 3만4000개, 1~10㎝ 90만개, 1㎝ 이하 1억2800만개 등 총 1억2893만개에 달합니다. 지금 추세라면 2030년엔 지금의 3배에 달하는 우주 쓰레기가 지구 주변을 돌게 된다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하지요.
지금까지는 미국·중국 등 국가가 주도해 #우주개발 을 했지만, 최근엔 #일론-머스크 의 ' #스페이스X ' 처럼 민간 업체들까지 우주 개발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요. 우주 쓰레기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멀쩡한 인공위성에 부딪혀
우주 쓰레기는 제자리에 멈춰 있지 않고 지구 주위를 시간당 수만~수천㎞ 속도로 빨리 돌고 있어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인공위성과 충돌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요. 전 세계 무선 통신과 방송 중계, 일기예보,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이 가능한 것은 우주에 있는 인공위성 덕분인데, 이것들이 우주 쓰레기에 부딪혀 고장 난다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어요.
우주 쓰레기의 위험성을 미리 예측한 사람은 #미항공우주국 ( #NASA ) 의 과학자 #도널드-케슬러 ( #Kessler ) 박사였어요. 그는 1978년 우주 쓰레기가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인공위성에 충돌해 또 다른 우주 쓰레기가 발생하고 이것들이 또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하는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결국 모든 인공위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 #케슬러신드롬 ' 을 발표했어요. 당시엔 과장된 주장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실제 인공위성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해 멈춰서는 일이 계속 발생하면서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죠.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 중 일부는 지구 중력 때문에 끌려와 #대기권 에 진입한 뒤 마찰력에 의해 불타서 사라지기도 하지만, 일부는 지상에 떨어지기도 해요. 만약 사람들이 많은 곳에 떨어진다면 피해가 매우 클 거예요.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대부분 대기권에서 사라질 뿐 아니라, 지상으로 떨어지더라도 지구 표면적의 70%는 바다이기 때문에 대부분 바다로 떨어져요. 사람이 맞을 확률은 매우 희박한 것이지요. 지금까지 독일 #뢴트겐 (2011), 러시아 #포보스-그룬트 (2012), 유럽우주국 #고체 (2013), 중국 #톈궁1호 (2018) 등 인공위성이나 잔해들이 지구로 추락한 일은 꾸준히 있었지만, 여기에 맞아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우주 쓰레기들이 지구에 추락할 때 어디로 떨어질지 정확한 장소를 예측하기 어려워 매번 각국 정부들은 긴장하고 있답니다.
전 세계가 우주 쓰레기 추적·감시해요
이렇게 우주 쓰레기 위험성이 커지자 세계 여러 나라가 우주 쓰레기를 상시적으로 추적하고 감시하고 있어요. 대형 우주 망원경이나 고성능 레이더를 통해 우주 쓰레기가 어디에 있는지, 지구로 떨어지지는 않는지 등을 24시간 살펴보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선 #한국천문연구원 의 #우주환경감시기관 이 그런 일을 해요. 또 우주 쓰레기는 어느 한 국가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협력 도 중요해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95국(2019년 기준)은 #유엔 ( #UN ) 산하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 #COPUOS ) 에서 우주 쓰레기 줄이기 등 #우주환경 을 보호하는 문제에 대해서 함께 논의하고 있어요.
[자석·그물 등 우주 쓰레기 청소 기술]
작년 개봉한 국내 #영화 ' #승리호 ' 는 우주 쓰레기를 수집해 되파는 ' #우주청소부 들 ' 이야기예요. 실제 현실에서도 우주 쓰레기를 직접 수집하고 제거하는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요. 러시아 회사 ' #스타트로켓 ' 은 ' #폴리머-폼 ' 이라는 끈끈한 물질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위성을 개발하고 있어요. 폴리머 폼에 우주 쓰레기를 붙인 다음 쓰레기를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뜨려 불태워버리는 방식이에요. 또 우주에서 그물을 발사해 쓰레기를 모으는 방식, 자석으로 우주 쓰레기를 끌어모으는 #청소위성 등도 개발되고 있어요.
출처: 프리미엄조선|[안주현]박사·서울 중동고 과학 교사 기획·구성=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