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세상사는 그냥 그때 그때 감성으로 결정되어서는 정말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것도 아집이겠지만 말이다. 나는 가급적 갈등의 소지가 많은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세계에서 최고의 갈등 소지국이자 유일한 분단국 그리고 아직도 이념갈등이 사회를 지배하는 이런 나라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섣불리 언급하다가는 자칫 요상한 일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 다고 괜히 나서다가 신세망칠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속편한 일일 것이다. 세상이 하수상할 때는 그냥 숨어 있는 것이 상책이고 폭우속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그 존재가치를 더 높히는 손흥민 선수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낀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구단의 손흥민선수는 요즘 다시 전성기를 맞은 모습이다. 해트트릭에 이어 숙적 아스널을 상대로 2골을 몰아넣었다. 이번 아스널 골은 극적이자 캡틴 손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정말 대단한 모습이었다. 그랬더니 토트넘 구단에서는 난리가 났다고 한다. 회장이라는 레비가 앞장섰다. 캡틴 손의 흥행가치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레비이기에 지금 어떻게 해서라도 손흥민선수를 토트넘에 묶어두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토트넘 최고 연봉을 제시한다던지 앞으로 토트넘의 코칭그룹에 포함시키겠다던지 하면서 손흥민 선수를 묶어두려고 하고 있다. 토트넘에서 무려 8년이라는 세월을 보냈기에 앞으로 2~3년 더 존재하면 그야말로 레전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레비의 속마음을 잘 파악해야 한다. 속마음을 실제로 느끼려면 그의 출생과 성장을 알아야 한다. 그는 유대인출신이다. 그는 영국 출신 사업가이다. 유대인들의 대단한 속성 즉 돈에 민감하고 시류에 잘 흡수 동화한다는 특성이 있다. 그것이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레비는 타고난 사업가이다. 하지만 짠돌이 사업가이다. 사업가 중 잘 쓰고 잘 버는 타입이 있는 반면 안쓰고 아껴 흑자를 내는 타입도 있다. 레비는 후자이다. 그의 집안은 세계 2차대전당시 히틀러에의해 표적이 된 유대인이기에 영국에 몰려들어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려 했다. 그는 런던의 주류를 이루는 앵글로색슨족이 당연히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계열에 합류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겠는가. 그리고 그는 피나는 노력끝에 토트넘의 회장이 된다. 그 자리가 돈이 있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로축구구단가운데 가장 잉글랜드 그리고 앵글로 색슨족의 풍이 강한 구단이다. 다니엘 레비는 유대인으로서 한을 풀었고 앞으로도 앵글로 색슨족처럼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앵글로 색슨족의 금수저들을 자기 구단으로 모셔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리 케인이 그렇고 에릭 다이어가 바로 그렇다. 특히 에릭 다이어의 경우 그의 조부와 부모가 모두 잉글랜드 앵글로색슨의 전통적인 가문에 지금도 잉글랜드 스포츠계를 주름잡는 인물들이니 레비는 그들과의 관계를 너무도 존중하고 존경한다.
자 그러면 이 대목에서 앞으로 계속 토트넘에 손흥민 선수가 남아서 레전더가 되라는 조언을 하는 부류에서 묻는다. 그대들은 정말 잉글랜드의 앵글로 색슨족의 사회를 알고 있느냐고 말이다. 그냥 지금 손 선수의 폼이 절정이니 돈 더 받고 거기서 머물다 그곳에 코칭 스탭에 끼면 좋겠다는 주장 말이다. 예전 히딩크감독이 한국팀을 맡았을때 탄식했던 것이 있다. 자국인 네덜란드처럼 조그만 나라에 이렇게 혈맥 학맥 인맥이 강한 나라에서 무슨 발전이 있겠느냐고 말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관련없는 박지성같은 선수를 단지 실력만으로 발굴한 것 아닌가. 하지만 지금 토트넘은 적어도 레비가 회장으로 있는한 잉글랜드 금수저들의 놀이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단지 지금은 하도 망하는 토트넘이기에 멀리 있는 포감독을 데려오고 그 포감독이 앵글로 색슨족에게는 말도 안되는 캡틴 손흥민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뭐 그 토트넘에 뼈를 묻으라. 그렇다면 그 토트넘의 레전드들은 다 어디에 있고 지금 토트넘을 향해 무슨 소리를 하는 지를 묻고싶다. 회장 레비는 아직 61살이다.아직 토트넘에 머물 시간이 많다. 그는 철저히 잉글랜드 출신에 앵글로 색슨족이 아니면 방출했다. 그의 미래에는 앵글로 색슨족에 잉글랜드출신밖에 없다. 이번에 포감독과 손캡이 토트넘의 주가를 올려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조금 연봉을 올려주고 그들을 우려먹을 수 있을까지 부려먹다가 슬럼프가 오면 적당히 내쫓는 그런 작전을 펼칠 것이다. 지금 몸값을 올려놔야 내년 다른 팀들이 더 많은 돈을 싸들고 손흥민을 사가려고 달려질지 모른다는 계산이 레비의 머리속을 가득 채울 것이다. 레비의 뇌에는 미래의 손흥민 코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해리케인 코치와 에릭 다이어 코치만이 존재할 뿐이다. 앵글로 색슨족들의 놀이터에 아시아의 변방 작은 나라 한국의 출신 코치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손흥민 선수같은 희대의 축구 선수는 결코 그냥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라고 왜 밤문화를 접하고 싶지 않으며 아리따운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겠는가. 한국이 낳은 대단한 피지컬 소유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그렇겠는가. 그에게 접근하려는 전세계 최고 미인이 한두명이겠는가. 하지만 그는 참고 있다. 그의 동료들은 파티며 요트며 나이트클럽이며 들락날락하지만 그는 이를 깨물고 있는 것 아닌가. 그가 돈이 절실해서가 아니다.제대로 된 팀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으면서 말과 심장이 통하는 제대로 인성을 갖춘 선수들과 마지막 선수생활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그런 손흥민선수에게 돈 좀 올려준다고...코칭스탭에 가입시켜주겠다는 그 입발린 레비말에 현혹되어 한국에서 다시 나올 수없는 월클 선수의 앞날을 망치게하지 말자. 우리가 손선수가 월클이 되도록 한 것이 무언가. 제발 순간적인 판단에 만든 말도 안되는 여론으로인해 손선수의 미래를 망치는 그런 누를 제발 망치지 말자. 그는 더욱 넓고 다양하고 월클들이 더욱 많이 존재하는 그런 세계속에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길 진심으로 바라야 하는 것 아닌가. 제발 토트넘 구단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손흥민 선수에게 토트넘에 재계약하라고 종용하는 그대들에게 진심으로 부탁한다. 그냥 가만히 손흥민 선수의 이번 시즌 주장으로 팀의 주축으로 멋진 성과를 거두고 그 나름의 제대로 된 판단을 믿으라고 말이다.
2023년 9월 2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