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동현, 이원석 그리고 한양대 이승우 세 명이 공식적으로 얼리 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얼리 진출을 선언하는 선수들이 작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필자는 얼리 드래프트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이지만 준비 되지 않은 너무 이른 선언들은 때로 독이 되기도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KBL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얼리 선수들이 아직까지 많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근래에 들어서야 송교창과 양홍석이 워낙 잘해주고 있지만 그 이전을 생각해보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고 기억되는 선수는 연세대 3학년 시분으로 2002년 드래프트에 참가한 이정석 정도를 제외하면 미미한 편입니다.
작년에도 많은 선수들이 코로나 여파로 이른 프로 진출을 선언하였고, 그 중엔 지명에 성공된 선수들도 있지만 단국대 김태호, 한양대 정희현 같이 지명을 받는데 실패한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김태호의 경우는 무려 대학리그 신인왕 이었음에도 말이죠. 돌이켜 보면 두 선수의 공통점은 자신의 가치가 확실히 증명되지 않았던 때에 얼리를 선언했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김태호의 경우는 1학년에는 장신 가드로서 공수에서 밸런스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2학년에 들어와서 주전 자리를 뺏기며 활약도가 떨어졌지요. 정희현의 경우는 대학리그를 단 1경기도 치르지 않은체 바로 얼리 선언을 하였습니다. 한양대 정재훈 감독이 얼리에 대해서 열린 마인드를 가졌다는 점을 고려해봤을때 최소 2년 정도는 뛰었다면 어땠을까도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얼리 드래프트도 성급하다는 것이냐? 그렇게 따지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연세대 이원석 같은 경우는 분명 지난 2년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현 대학리그에서 선상혁과 no.2 빅맨 자리를 다투고 있습니다. 원래 강점이던 슛을 살리면서도 1년만에 벌크업을 통해 힘을 늘리며 스페이싱과 높이 그리고 기동력을 갖춘 빅맨으로 성장하였고 고려대와의 두 번의 결승전에서 이를 증명하였습니다. 고교때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이두원을 대학 무대에선 기여코 잡으며 이제 한 발짝 앞서간 모습을 보였습니다. 슛터치가 좋으면서도 높이와 기동력이 모두 좋아 프로텍팅 능력에서도 강점을 보인는 선수입니다. 힘도 많이 좋아져서 1학년 때는 픽픽 밀리던 박스아웃도 향상되었습니다. 물론 용병을 상대하기 위해선 좀 더 힘을 늘려야 합니다.
한양대 이승우 역시 1학년 때 부터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전방휘 적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고, MBC배에서는 팀을 준우승에 올려놓는데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아주 신장이 큰 포워드는 아니지만, 페이스업과 포스트업이 모두 가능하며 손 끝 기술이 좋은 선수입니다. 단순히 공격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시야와 패싱이 가드만큼 좋아서 돌파 이후 팀 동료를 살려주거나, 빈 자리를 찾아가는 능력이 매우 좋은 선수입니다. 기복이 너무 심한 외곽슛의 보강이 필요한 선수이기도 하지요.
연세대 김동현의 경우는 대학리그 활약은 소소한 편이나, 최근에 열린 국제대회에서 여준석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경쟁력을 보여줬습니다. 장신 듀얼가드로서 공격에서 재능을 확실히 보여줬지요. 세 명의 선수 모두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올해 각자가 빛날 수 있는 '별의 순간'을 보여주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대학리그 지도자도 선수들의 가치 향상을 위해 분발도 필요합니다. 이번에 얼리로 나오는 선수들의 소속 대학은 그런 점에서 눈여겨 볼만합니다. 연세대의 경우는 은희석 감독 부임 이후 대학 12개 팀 중에서 가장 짜임세 있고 조직력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변칙적인 수비와 공격 전술을 유동적으로 가는 팀입니다. 종종 프로와의 비시즌 연습경기에서도 밀리지 않는 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요. 정재훈 감독의 한양대는 선수들의 가능성을 믿고 밀어주며 선수의 새로운 면을 발굴 했습니다. 작년 깜짝 신데렐라로 떠오른 오재현도 2학년까지는 신체조건은 나쁘지 않으나 특색이 부족한 선수였으나, 3학년에 포인트가드를 맡으며 조율과 패싱 그리고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며 프로에서 지명받고 좋은 활약으로 이어질 수 있었죠.
앞으로 신인 드래프트 원서 마감때까지 어떤 선수들이 추가로 얼리로 나올지 모르겠으나, 단순히 나이가 젊다는 이유가 아니라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지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또 무슨 소식이 터질지가 기대되면서도, 또 걱정도 되며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았네요.
첫댓글 지난 드래프트에서 얼리로 많은 선수들이 나왔는데 안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때문인지 이번에는 확실히 뽑힐만한 선수들만 얼리를 하는 느낌입니다. 아직 서류마감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지켜봐야겠습니다.
정희현선수는 무리라는 평이 많았었죠
빅맨이 귀하고 사이즈가 좋았어도 말이죠
빅맨하나를 놓친거같네요ㅠㅠ
이번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여
우리 명진이 우석이는 성공 같아요
본문에 공감 합니다. 얼리 드래프트가 자칫 눈치 싸움이 될것 같은 걱정도 있습니다. 본인의 기량 완성도나 가능성 보다는 올해는 누구 나온다더라 그러면 1라운드에는 뽑힐수 있겠지? 이런 셈법으로 접근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학얼리로 나와서 드래프트안되면 다시 대학으로 못돌아가죠…?
그게 당연한게 아닐까 싶기는 하네요. 그렇지 않으면 너도나도 찔러봐서 팀 분위기 엉망 될 것 같아요
경희대 최재화같이 기적적으로 다시 들어간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안된다 봐야죠.
그리고 미국의 경우는 못들어온다는 조건을 건다고 알고있습니다
@Smiling clown 아마 최재화 선수일거예요.
@구멍난 네모상자 감사합니다. 성을 바꿔버렸네요 ^^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내년에 얼리신청이 엄청많을거같은 대어급이 없는지라 눈치싸움많이할거같네요
정희현은 너무 성급했죠...작년 올해정도만 좋은 모습보였어도 평가가 달라졌을텐데 이번에 재도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