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물길, 뫼길....
출장...또 출장...한해를 돌아 봅니다.
어젠 영종도 운남지역 현장과 포천을 다녀오고.....
하늘길, 물길, 뫼길따라 하염없이 가는 그 길엔
새벽안개의 낭만과 고즈녁한 노을.....그리고 로맨틱한 커피 한잔의 여유.....가
거기 있어서 좋다 하고 또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먼길을 새벽에 부시시한 마음으로 나서고, 또 도착하여 몇시간씩
서성거리기도 하고, 멀고 긴 길 내쳐 왔건만 건성으로 본체 만체 할적엔
다리에 기운이 쫘악 빠져서 터덜터덜 헛헛한 마음으로 되돌아 오지요.
그래도..... 또 "들이 댑니다"(^^)
헛허허허
한해를 가름하는 남도 출장길에 드뎌 수개월 애쓴 보람으로
시작한지 3년동안 근근하게 소규모 계약으로 유지하고 버텨 왔는데 비로서
꽤 괜찮은 계약(큰껀^^)을 하였습니다.
그간에 ..... 초기 단계라 열악한 조건에 길에서 졸고, 새벽에 도착한 터미널에
춥고, 허기짐을 오뎅국물로 뎁혀내기도 하고.....휴게소 화장실에서 면도를 하면서
줄창 반겨 오라는데 없어도 "들이 대러(^^) " 다녔지 않나 싶습니다.
하여도 그 옹삭한 출장길이 바로 작은 여행이었슴을....
작은여행....거기서 숨을 쉬고 거기에 머물렀던 마음이 참 소중하다 합니다.
하늘길, 물길, 뫼길에....별빛따라 시린 달 따라 고개 넘어 갈제
한개피 피어문 그 하얀 연기의 小曲은 차라리 아스라한 그리움 입니다.
여러모로 격려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1. 무안 출장 (12. 14 ) 새벽길
하연 안개가 너울렁 거리는 새벽길은
알싸하게 코끝에 시려오는 "쐬" 함이 되려 상큼하지요.
서해대교(오션파크 휴게소 출구길 갓길에 차를 세우고...)
6일 내려가면서 찍었던 아침 햇살
2. 무안 도리포 (6일 - 7일 출장길에)
은빛 부시는 갯벌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에 밭,
허리 굽은 할매의 뒷모습에서 무상함을 봅니다.
어쩜 저 할머니는 밭일할때만큼은 집나간 새끼들에 대한 외로움도 모를거라는.....
도리포의 바다.....
중국과 가장 가까웠다는 포구로서 고려시데에 강진 청자를 싣고 중극으로 가는
뱃길이었다고 합니다. (1995년 600여점의 고려 청자 발굴함)
3. 미당 서정주 기념관. 생가 (고창)
이번 출장은 오후 약속인지라 한결 여유있게 새벽길을 내려갑니다.
약조된 시간까지 두어시간 남짓의 여백이 있어서 ...
부안 지나면서부터 쫑긋거려지네요....어데서 좀 쉬었다 갈꺼나.....하여
내소사 길로 변산반도로 돌아 갈까나...선운사 동백을 보러 갈꺼나....
선운사 가본지가 아물하여 고창길로 접어 듭니다.
선운사 IC 로 나서서 가는길에 미당 서정주선생님 생가 팻말을 보고선
인사 여쭙고 가고자 사잇길로 우회합니다.
기념관 전경
생가
아담한 초가가 단정하네요.툇마루도 앉아보고 뒤란도 둘러보며.....
서정주 선생님의 까까머리 "꼬맹이시절"을 상상하여 봅니다. 혹여....월사금 안준다고
책보를 둘러맨체 마당에서 "통" 파고나(속을 긁는다는 사투린데...^^) 있지 않은지...
그럼 어머니께서 부뚜막에서 물 한바가지를...???
헛허허허허....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생가, 기념관 마당에 피어있는 감국....서리에 스러진 국화꽃
빛바래고, 눅눅하고....시들어 있는 서리맞은 국화꽃송이가 다소 처연하다 하지만
마실 나서는 늙수레한 동네 할아버지의 뒷걸음를 보는양 편해 보입니다
(아래 젊은것들이 쪼매 삐죽 합니다, 그려 헛허허허허)
안현리...미당 서정주선생님의 기념관 앞 마을 동네
골목 담장과 지붕에 그려진 갖가지 문양, 국화, 인물들이 참 재밌읍니다.
문패 대신 죄다 동네 아주머니 초상이.....?
未堂詩文學館
큰 강의실과 서재
전시된 유물 소품들과 詩
작은 소모임방
서가 옆에....말년에 한적하신 서정주 선생님 부부 사진
초상
생전에 쓰시던 맥고모자와 가죽가방...운보 김기창님과의 사진도 보입니다
2,3층 유물및 사진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그간에 편찬된 시집들과 방명록이.....
감히, 저도 방명록에 다녀감을 인사 드립니다.
" 서리에 거뭇하게 시들어진 산국송이 알알이에
무심타하여 한줄기 소슬바람이 홀연히 목언저리를 스쳐나더이다"
생전에 간수하시던 유물, 유품들
편지
도리모찌 모자와 마도로스파이프....그리고 훈장등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생가
미당 서정주 선생님
천진스럽고 눈가엔 장난끼마져 엿보이시네요.
출생 : 1915년 5월 18일
사망 : 2000년 12월 24일
출신지 : 고창
1933년부터 〈동아일보〉와 〈학등〉에 3~4편의 시를 발표한 뒤, 1935년 〈신건설〉에
〈자화상〉을 발표하고,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벌였다. 1936년 김광균·김달진·김동리·김진세·여상현·오장환·함형수 등과 함께
시전문 동인지 〈시인부락〉을 창간하고, 여기에 〈화사 花蛇〉·〈달밤〉·〈방 房〉 등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43년 친일 성향의 출판사인 인문사에서 발행한 잡지
〈국민문학〉의 편집 일을 보며 친일 시들과 종군기 등을 썼다. 이때의 친일 행각은 1980년
전두환 군사정부를 찬양한 일과 함께 그에게는 씻을 수 없은 과오가 되었다. 친일소설인
〈최체부(崔遞夫)의 군속지망(軍屬志望)〉(조광, 1943. 9)을 비롯한 소설 2편과 많은 평론이
있지만, 20권이 넘는 시집을 포함한 시선집의 분량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창작의 주류는
시였으며, 시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검색해서 퍼온글)
4. 도솔산 선운사
가는길에.....초겨울 강물에 비쳐진 유유한 모습에 잠시 머무르며....
도솔천....말라진 개울에 뿌리를 드러낸 갈참나무들...
뒤로 상사초가 한겨울의 초록을 한껏 놀랍게 합니다.
아래 사진(고창 휴게소에서) 은 상사초의 잎이 지고난 봄녁에 피어나는
화사한 붉은 꽃무릇 사진입니다.
꽃과 잎이 생전에 동시에 같이 피질 못해서 상사화라 한다네요....
("아래"고창고인돌휴게소에서 전시되어있는사진 찍음)
상사화, 상사초, 꽃무릇이라고부름
낙엽과 고목
선운사....뒤에 도솔산이 보입니다.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선운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전라북도내 조계종의 2대 본사이다.
선운사에 보존되어 있는 사적기에 의하면, 창건 당시 한때는 89 암자에
3,000여 승려가 수도하는 대찰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본사와 도솔암, 참당암, 동운암, 석상암 만이 남아 있다.
참당암은 신라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오고 있다.
3월쯤엔 동백꽃으로도 유명합니다
승가대학
뒤로 보이는 숲이 동백숲입니다.
수령이 500~600년 정도의 천연기념물 제184호 동백나무숲
송글솔글...매끈하게 몽올진 꽃망울.....
3월엔 빨간 동백꽃이 지천으로 불을 뿜는듯....한다네요.
영화 "남부군" 촬영 기념비
선운사 경내 진입로 한켠에 세워진 미당 서정주님의 詩碑
도솔천에 어린 겨울 나무들 잔영......
하늘은 하늘에만 있는게 아니고 물위에도 하얀 하늘이.....
거기엔 바람도, 새소리도 다 있읍니다.
5. 해미 읍성 야경
무안에서 광주로 이동하여 업무를 마친시간이 저녁 7시....서울로 올라갑니다.
하루내 긴장이 풀려지고 새벽에 나온터라 졸음이 눈꺼플에 덕지덕지 합니다.
서산 해미 쯤에 이르러 잠시 커피 한잔 할까보다 하여 고속도로에서 벗어납니다.
해미 읍성의 야경을 몇컷 찍어보며 천천히 성곽을 돌아보네요.
그다지 대단한 성도 아닌 작고 아담한 읍성인데도 언제가 첨에 들렷을적에
오후나절의 노란 햇살에 누런 잔디밭이 고즈녁한.....그 마음에 간혹 지나는길에
성곽 근처 작은 카페(푸른노트)에 들려 커피 한잔을 합니다.
천주교 해미성지가 바로 지척에 있으며 해미읍성과도 연관이 있지요.
커피 한잔....잠시 한개피 사룸은
하루내 노동의 댓가에 대한 자위이자 오늘도 무사히....하는 마음이라네요.
헛허허허허, 그렇다는게지요.
다시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달랑 한장남은 달력조차도 벌써 반이 내려가고...12월의 막바지가 저만치에
물끄러미 눈이 마주칩니다. 달력 조차도 머쓱해 하는 얼굴입니다.
하지만 무난하게 무사히 지내온 달력에 마음으로 생긋 눈웃음 합니다.
토요일 오정.....
겨울....마른가지 사이로 노란햇살이 부신.....
먼길 따라 내려 오시느라 팔 아프시지나 않으셨는지요.
그간에 숱한 출장길에 격려해주시고 성원 해주신 식구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조촐하지만 커피 한잔 올립니다.
2006. 12.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노래 모음
첫댓글 미당 서정주선생님도 만나시고,, 은빛 물결이 잔잔한 바닷가도 돌아 보시고,가을 단풍이 물속에 빠져버린 도솔천도 돌아 보시고, 도솔산 산자락에서 선운사의 동백림도 보시고,,,, 아!! 좋으셨겠어요,,, 아침에 보내주신 커피 한잔,,, 상큼하네요,,
하늘길, 물길, 뫼길따라 하염없이 가는 그 길의 출장이 한없이 부러울 뿐입니다
월척(큰 계약)을 축하드립니다. 그 덕분에 여행길도 마냥 즐거우셨겠습니다. ^^*
열심히 뛰신 보람을이 있으시네요. 애 많이 쓰셨습니다. 미당 선생의 생가 마루와 기둥은 예전 그대로인 것 같군요. 방명록에 남기신 시와 필적이 압권입니다. 다음에 시간 되시면 해미읍성에서 조금 더 가시면 개심사 라는 절에 한 번 들러 보세요. 앉아서 추억을 더듬을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개심사...아껴두기를 너무 오래 한것 같습니다 저도 꼭 한번 들려 보고픈 곳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장에서 보고온것 사진.다정한 글 . 추억 노래 들으니 제가 한바퀴 돌고 온 기분입니다,건강합시다,
삼년이란 세월동안..."득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네다.....앞으론....월척이 아니라.....쌍끌이로 건져올리는 "왕대박"을 터트시옵소서...~~~~~!!....홧팅~........(그라고 기행 글도....한소쿠리씩...ㅎㅎㅎ)
2006년 마무리를 큰건으로 하심을 축하드리며 가방님 덕분에 이리 앉아서 귀경 많이 함을 감사드립니다..~
그 해미읍성 안에는 천주교 신도들의 목을 베어 메달았던.. 나무가 있지요.. 나무 이름이 회화나무 인데, 회화나무는 예전에 궁궐 안이나, 양반 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고 해서 선비나무 라고도 하지요. 집 마당에 심으면 자손이 잘 된다고 하여 많이 심었던, 그 나무는 나무로서는 유일하게 "호야" 라는 이름을 갖고있지요. 조선시대의 천주교 탄압이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주고 있더군요. 그런 일 들로.. 정약용, 정약전 형제 분들이 남긴 업적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보고 배우게 됨을.. 까방님이 늘 이런글 올려주시면 부러움만 가득합니다.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고 복 많이 짓는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
예 그 안에 고목나무인 회화나무에는 아직도 목을 메단 철사줄 의 형체가 남아져 잇다고는 하나 저는 발견을 못했읍지요. 인근에는 산채로 못에 빠뜨렸다는 둠벙이 있기도 하지요.
까방님의 월척을 우선 축하 드립니다. 전 어제 김유정생가와 문학관에 다녀 왔습니다. 국문학과 동기생들과 함께한 여행이었지요. 김유정의 토속언어가 탄생한 배경을 보고 그의 불행을 보고 가슴이 한동안 짠~했었지요.
김유정의 불행, 게 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