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Winston 'Thanksgiving'(1982)
단일 앨범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팝음악은 누구의 것일까? 공식적인 판매량 집계의 역사가 일천한 그간 사정으로 볼 때 어떤 음반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고 정확히 집어내기는 힘들 것이다.
해외의 경우 마이클 잭슨의 1983년작 ‘Thriller’가 요지부동의 1위이며 이글스 베스트 앨범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 시장만 한정한다고 보면 나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의 ‘December’ 앨범<사진>이 1위가 아닐까 추정한다.
달랑 피아노 한 대만의 연주 음반이라 팝 앨범이라고 말하기엔 어폐가 있을 수도 있지만 1982년 발매 이래 변함없이 꾸준히 팔린 스테디 셀러의 제왕이다.
정작 본인은 ‘뉴 에이지’란 장르에 속하기를 거부하고 ‘전원풍의 포크 피아니스트’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뉴 에이지’란 말의 유행을 불러온 것은 다름 아닌 이 앨범이다.
이 앨범의 A면 첫 곡은 독일 바로크 작곡가 파헬벨의 ‘캐논’을 뉴에이지 스타일로 편곡한 것으로, 그 간소한 명징함 속에 빛나는 우아한 격조로 ‘뭔가 좀 품위 있는’ 것을 원하는 한국의 중산층 집단을 세대를 가리지 않고 만족시켰다.
하지만 자신의 작곡으로 된 명작이 뒷면의 첫 번에 자리하고 있는데,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Thanksgiving’이다.
미국의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은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추수감사절이다. 이즈음이면 미국도 우리 못지않은 ‘민족의 대이동’을 실감케 하는데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어쩌면 흑역사일지도 모른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한 초기 이주민들은 낯선 토양과 풍토를 이기지 못하고 거의 대부분이 굶어 죽었다. 추석이나 추수감사절은 풍요의 축제 이전에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의 시간이다. 그런 점에서, 딱 이 곡이 적격이다.
강헌 음악평론가 / 조선일보
첫댓글 11월이 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 가고 있을가요 반복적인 삶만이 기다리고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