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그랬느냐는듯 날씨가 시치미를 뚝 땐다 동터오름이 밀려오는 하늘가는 엷은 새털구름 몇조각 떠있고 칙칙하게 안개가 뒤덛은 온 산하는 도심은 가시거리가 희뿌옇고 잔뜩 물기를 머금은 대지가 물기를 메단 잎새들이 산뜻하게 뿜어내는 상쿰한 새벽공기가 기분좋은 새벽을 마무리 한다 아침을 연다 아직 거리엔 자국물 고여있고 길섶의 풀잎마다엔 방울방울 물방울 맺혀 있는데 오늘도 비는... 살다보면 가끔은 사로라면 가끔은 살맛이 날 때도 있다 세상을 다 얻은듯 할 때도 있다 세상에 부러울게 없다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것저것 저것이것 욕심을 버리고 나면 욕심을 내려놓고 나면... 그냥 보면 별것도 아닌 것에 별것인 것처럼 소중한 마음하나 얹어서 소중하게 별것처럼 바라보면 소중함이 되고 아름다움이 되고 사랑이 되고 연인이 되고 인연이 되고 우정이 되고 친구가 되고... 비록 쓴 소주한잔 삼겹살 한접시 구워놓고 마주앉아 마주보며 마시는 술한잔이지만 서로서로 은은한 눈길로 마음의 애틋함을 쓴 술잔에 한자락 한자락 자락자락 담다보면 이 세상에 부러울것도 아플것도 속상할것도... 아마도 어제 분위기의 내마음도 내마음의 분위기도 참 오랜만에 그랬던거 같다 비록 귀빠진 날이라고 생일날이라고 오리훈제에 쓴 소주한잔 된장찌개 밥 한그릇이 전부였지만... 사랑을 잃더라도 사랑을 하는것이 사랑을 아니 해 본 것보다는 나으리란다 사랑이란 것이 꼭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때론 사랑은 일종의 병이라고도 한다 오늘도 날씨는 잔뜩 구름낀 흐림이지만 내마음은 한껏 쾌청한 맑음이다 어제 술한잔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