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배기 딸과 두살배기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멘붕과 힐링
작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에 멘붕과 힐링이라는 말이 있었던 것 같구나.
둘 다 그 이전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던 단어들인데,
최근에 많이 사용들 하는 말이야.
멘붕은 멘탈붕괴의 약자란다.
정신적 충격을 받고 모든 의욕이 떨어졌을 때, 뭐, 대충 그런 상태일 때 멘붕이라는 단어를 쓰지.
힐링은 영어 healing 인데, 대충 뜻은 치유라는 뜻이 될 것 같구나.
멘붕 상태가 되었을 때 다시 멘붕에서 헤쳐나오게 하는 정신적 치유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구나.
전혀 반대의 뜻을 가진 멘붕과 힐링.
그것이 최근에 가장 많이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만큼, 다들 살기 팍팍하다는 이야기이고,
비상식적인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고,
앞날을 바라봐도 막막하기만 하다는 이야기인 듯 하구나.
그리고, 그런 자신들의 상태를 치유하여 활기찬 삶을 되찾고 싶다는 이야기이고...
그래서인지 작년에서는 힐링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팔렸어.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책이 바로 아빠가 이번에 읽은
'비로소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이란다.
작년 여름부터인가 베스트셀러 가장 윗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어.
아빠 주변에서도 이 책들을 많이 읽고,
좋은 구절들을 SNS에 올리기도 하는 것을 보았지.
그 책을 이제서야 아빠도 함 읽어봤단다.
1. 제목
사실 아빠는 이 책이 확 땡기지는 않았어.
아빠도 작년 일년 내내 여러가지 일들도 멘붕이 된 적이 많았거든.
물로 너희들과 놀 때는 그 멘붕이 힐링, 곧 치유되곤 했지.
그런데, 확 땡기지 않았던 이유는 두가지가 있었던 거 같구나.
먼저, 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지은이가 이야기하려는 것의 50%이상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너무 바쁘게 앞만 보고 경쟁시대에서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달려가 하는 사람들.
빨리 가기에 볼 수 없었던 것들.
잠시 멈추어 서서 주변을 돌아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아름다운 장면들을 볼 수 있다는...
물론 그 장면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장면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 책 제목을 보고,
아빠가 십여년전에 읽었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이 생각났단다.
그 책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거든.
느리게 걷다보면, 안보이던 주위의 꽃도 보이고, 돌길 사이의 잡초도 보이고...
암튼, 책 제목에서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짐작이 되었단다.
그리고 두번째는 이 책에 나와 있는 글들을 일부 읽어 보기도 했지.
아빠가 예전에 즐겨 읽던 법정 스님의 책들에서 하신 말씀들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했어.
아빠가 비록 실천은 많이 하지 못했지만,
법정 스님의 글은 읽는 그 순간은 마음이 평온해지곤 했었단다.
그런 중복성의 가르침일거라는 선입견에 책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단다.
그러다가 우연히 헌책방에서 만나게 되어 이 또한 인연이나 싶어 구입해서 읽었지.
2. 혜민 스님
지은이 혜민스님.
참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시더라구.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 불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종교도 아니고,
지금의 스님과는 조금 동떨어진 영화를 공부하러 말이야.
그런데, 어떤 계기인지 그는 스님의 길을 가게 되었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종교 관련 석사,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종교 관련 박사를 받았대.
그리고 미국에서 현재 교수로도 재직 중이고 말이야.
글쎄, 신세대 라는 말을 스님한테 붙여도 될 지 모르겠지만, 신세대 스님이라 할 수 있단다.
그는 트위터에 자신의 생각을 올렸어.
대승불교의 실천을 트위터를 통해 했다고 해야 하나.
그의 글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어.
그러면서, 그가 트위터에 올린 글과 또다른 그의 생각들을 모아 책을 낸 것이
바로 <비로소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이란다.
아빠가 작년인가 이 책이 한참 인기를 끌고 있을 때,
혜민스님이 쓴 다른 책들은 어떤 책들이 있나 찾아보기도 했단다.
많지는 않지만, 두어권 있었어.
그 책들도 한번 기회나면 읽어봐야겠다.
3. 멈추면 정말 보이나?
그래 다른 사람들이 말했던 것처럼,
그리고 약간은 예상했던 것처럼,
참 좋은 글귀들이 많이 나온단다.
하나하나가 힘든 영혼에게 위로를 해주고, 힘을 주는 글들이야.
결국 핵심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인것 같구나.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성공?
아니야.
인생의 목표는 바로 행복이란다.
행복.
시현아, 수현아,
아빠는 너희들이 누군가와 경쟁에서 이기려고 행복도 외면한 채, 애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하는 지금의 모습을,
이 다음에 커서도 꼭 간직했으면 좋겠어.
아빠도 예전부터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회사에서 문제점이라도 생기면 평온을 찾기가 쉽지 않더구나.
아빠도 삶의 목표가 행복으로 정할테니,
아빠가 그런 모습을 가끔 보이지 않다면,
너희들이 이야기해주렴.
우리 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보자꾸나.
책제목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지은이 : 혜민 스님
펴낸곳 : 쌤앤파커스
페이지 : 292 page
펴낸날 : 2012년 1월 27일
책정가 : 14,000원
읽은날 : 2013.01.10~2013.01.12
글쓴날 : 2013.01.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