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몽규는 쓰까이와 동인 인물임. 몽규는 쓰까이가 키우는 개, 슈나우져임.
원래는 몽구인데 다른 놈이 먼저 쓰고 있어서 몽규로 바꿨음. 쓰까이2로 정정할 예정.
[구두 닦는 법]
이 글로 인해 전국의 구두미화원의 존망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으나
용기를 내어 공개하기로 결정했음.
짠돌이 절약 철학의 결정체가 될 것임.
준비물: 닦기 도구 일체, 충분한 타액, 팬티 1장, 목욕용 원반 의자, 신문지, 칫솔
자! 일요일이다. 집안 청소는 다했으니
구두 광택으로 일요일 오전을 마무리 하자!
1. 밝은 베란다 창가에 신문지를 깔고 일주일 동안 열심히 신고 다닌
구두들을 주욱 늘어 놓는다.
2. 작은 목욕용 의자를 깔고 올라앉아 편안한 자세를 잡는다.
그냥 바닥에 앉거나 의자 없이 쪼그리고 앉으면 허리 통증이
유발되거나치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음.
3. 우선 구두솔로 먼지와 흙을 골고루 털어낸다.
4. 두 손가락에 구두약을 살짝 묻혀서 골고루 바른다.
구두 미화원을 관찰하면 반드시 맨 손으로 약을 바르는데 그 이유는
구두 가죽과 인간의 손가락 가죽이 서로 유기적인 환경친화력이 있어서
가장 좋다는 것이다. 앞으로 찍찍 뱉어낼 침도 같은 원리이다.
이 과학적 원리를 밝혀내는데 모진 고생을 했다.
따라서 구두솔이나 헝겊으로 약을 바르는 것은
구두를 모욕하는 일이며 장인 정신에도 또한 위배된다..
***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아주 적은 양을 발라야 하는 것이다.
약을 많이 바르면 구두 가죽이 약기운에 절어버려서 망하는 지름길이다.
5. 밑창과 연결되는 틈은 칫솔을 이용해서 약을 구석구석 발라준다.
역시 아주 적은 양이다.
6. 팬티를 손가락에 딱 한 번 감고(이하 팬티손가락) 구두약을 아주 살짝 묻힌다.
팬티천은 우리 몸에 가장 접촉감이 좋다.
따라서 구두 가죽도 그 기분을 느낄 것이라다는 원리다.
팬티를 여러번 감으면 그 감촉이 가죽에 전달이 안된다.
딱 한 번이다.
팬티는 얇은 삼각팬티가 가장 좋다.
가죽이 숫소일 경우는 여성용, 암소일 경우는 남성용 팬티가 적격이지만
디엔에이 검사를 하기 전에는 밝혀낼 도리가 없다.
7. 구두와 28.7센티의 거리를 두고 침을 찍 뱉는다.
이 때 넓은 각도로 분사가 되어야 한다.
침이 한 곳에 모이거나 가래가 섞여 나오면 참으로 곤란하다.
평소에 거리를 거닐면서 충분히 연습하도록 하자.
찍! 찍!
따라서 물을 사용한다는 것은 가죽에 대한 모욕이 된다.
8. 팬티손가락으로 침을 중심으로 해서 골고루 맛사지 하듯 문지른다.
점차 살아나는 광택에 여러분은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 화기를 이용하여 가죽에 약이 스며들도록 하는 방법도 있으나
화재 위험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9. 작품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두를 신고 거리로 나가서 헌병을 찾는다.
10. 네거리 한 가운데 있는 번쩍번쩍 폼나는 헌병을 발견한다.
11. 질주하는 차량을 조심하면서 옆으로 조심스레 다가간다.
12. 헌병에게 잠깐 실례하겠다고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13. 내 구두를 헌병의 구두 옆에 가까이 붙이고 광택을 비교해 본다.
이 과정에서 약간 바보스러울 수 있으나 다른 방법은 없다.
헌병이 대한민국 광택에서는 지존 그 자체이다.
14.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면 당신은 대성공한 것이다.
헌병의 것이 월등하다면 깍듯이 거수경례로 존경의 뜻을 표하고 떠난다.
광택은 그렇다치고 예리한 칼날같은 바짓단은 거의 환상에 가깝다.
15. 집으로 와서 다시 도전해본다.
---------------------------------------------------------------------
*** 참고 사항
1. 헌병은 민간인에게 무지 친절하다. 겁먹지 말자.
2. 예쁜 누나와 같이 가면 비장의 노하우도 전수 받을 수 있다.
3. 동작동에 가면 만날 수 있다.
4. 먼저 온 사람이 있으면 차례를 기다린다.
첫댓글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