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비수구미마을 |
글 · 사진 서태경 | 여행작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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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이 숨 쉬는 오지 비수구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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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방식으로 된장, 고추장을 담아 먹는 비수구미마을. | 춘천에서 화천으로 가는 5번 국도, 우측으로 북한강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입동 이후 기온이 뚝떨어져 강바닥이 을씨년스럽게 보이고 가을과 겨울의 길목에서 계절미를 느낄 수는 없지만 모처럼의 드라이브는 마음 한구석에서 해방감을 갖게 한다. 창문을 내리면 차가운 공기가 폐 속 깊이까지 파고들어 상쾌하다. 화천을 지나면서부터 평화의 댐 이정표가 분명해지고 댐이 가까워지면서 도로는 급경사의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해발 1,000m고지의 해산령을 향하고 있다. 해산령은 화전과 파로호 사이에 놓인 준봉이다. 해산령 산세가 꽤나 넓어 정상에 오르면 굽이굽이 이어지는 조형미를 느낄 수 있다. 제법 긴 터널 구간도 그렇고 터널을 지난 후 펼쳐지는 아흔 아홉 고개도 대관령의 그것과 많이 닮았다. 터널을 지나자마자 전망대가 마련돼 있지만 뭐그리 볼 것은 없다. 이곳에서 비수구미 마을로 향하는 트레킹코스가 출발하기도 해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해산터널에서 약 20여 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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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건조대 | 해산터널에서 계속 내려오면 평화의 댐 못 미쳐 우측으로 비수구미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비수구미마을 이정표는 평화의 댐에 거의 닿아야 나타나기 때문에 길을 잃은 것이 아닐까하는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그저 평화의 댐을 향해 달리면 된다. 비수구미마을을 향해 우회전하면 곧바로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화천 파로호의 상류에서 강기슭으로 마련된 산길을 달리기를 10여 분, 도로는끝나고 작은 보트가 세 척 놓여 있다. 맞은편 마을 입구까지는 20여 m, 도로가 물에 잠겨 건너갈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살펴보니 맑은 물속으로 다리가 놓여 있는데 턱없이 낮아 물속에 잠겨버린 것이다. 강 건너 섬 같은 마을이 바로 비수구미다. 비수구미마을은 우리나라에서도 몇 안 남은 오지 중의 오지마을이다. 비수구미마을은 파로호의 최상류에 위치한다. 비수구미(秘水九美는 '신비한물이 만든 아홉가지 아름다씀 이라는 뜻이다. 불편하다 싶을 정도로 도시와는 격리된 곳이다. 마을을 지나는 계곡은 물이 맑고 깨끗해 그냥 떠 마셔도 될 정도로 청정계곡을 이룬다. 일급수에만 산다는 열목어, 버들치, 산천어 등이 지천으로 깔렸다. 30여 년 전 원주에서 살다 화전을 일궈보려고 들어온 장윤일 할아버지는 "장마로 물이 많을 때에는 물반, 고기 반이여. 집 앞에서 잉어도 솔찮케 잡았지, 그럼." 하면서 손님을 맞는다. 장 할아버지는 손수 보트를 타고 와, 강을 건너게 해주고 따뜻한 아랫목을 내주며 쉬어가라고 친절하게 맞이해준다.
전 주민이 단 세 가구뿐이다. 비수구미마을에는 단 세 가구만이 산다. 장씨 할아버지댁을 비롯해 김씨, 심씨네가 산다. 모두 민박을 치고 밭농사 조금하면서 소일하는 것이 전부다. 오지라고는 하지만 여름철이면 찾는 사람이 제법 있어 민박치는 재미가 있다고. 그러나 다른 계절에는 그저 평온한 시골에 지나지 않는다. 선착장에서 마을까지는 걸어서 약 10여 분, 경사도 제법 있는 산길을 걸어 올라가면 민박집이 세 곳 보이는데 이것이 마을 전부다. 화천댐에 물이 불면 민박집대문까지 물이 차올라 장관을 이룬다. 지금은 물이 빠져 선착장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하지만 경운기보다 보트에 의지해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물이 들었을때가 더욱 편리하다. "물이 차야 댕기기가 편해, 집 앞까지 보트가 들어올 수 있으니까. 지금은 걸어서 다니는 것이 더 불편해. 내년 여름 장마 때 화천에 큰 비가 내렸다고 하면 한번 와봐. 물이 집 앞까지 차 있을 테니."
비수구미 수향식품 주목할 만 비수구미는 한때 1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취락을 이루기도 했다. 한국전쟁 이후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화전을 일구며 살기 시작했는데 1970년대 화전민 정리사업 때문에 모두 떠나고지금은 단 세 가구만 남았다. 평화의 댐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육로가 없어서 화천의 구만리로 장을보러 나가야 하는 격리된 곳이었으나 평화의 댐 길이 생기고 난 후에는평화의 댐 아래 수하리 선착장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들어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을 찾을 요량이라면 미리 전화를 해두는 것이 좋다. 선착장에서 전화를 해도 늦지는 않지만 일손이 바쁠 때는 한참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장씨 할아버지의 복동 · 기동 · 만동 삼형제가 비수구미마을로 돌아와 약초사업을 일군다는 소식이한 일간지에 소개되면서 마을 전체가 떠들썩거렸다. 삼형제는 비수구미마을에서 나는 산나물과 직접 담은 된장 등을 판매하는 식품회사를 차렸다. 이름은'수향(www.bisugumi.com)식품' . 몇 끼니씩 소량으로 냉동 포장한 나물을 만든다. 또 펜션사업도 고려중이다. 벌써부터 통나무를 옮겨놓는 등 집 지을 준비가 한창이다.
평화의 댐
비수구미마을에서 평화의 댐까지는불과 20여 분, 지척이다. 비수구미마을까지 찾았다면 평화의댐을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주객이 전도된 셈인데 평화의 댐이라는 명소 아닌 명소가 생겨 비수구미마을이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평화의 댐은 잘 알려진 것처럼 북측의 금강산댐 붕괴나 집중호우시 발생되는 홍수 조절용으로 만든 댐이다. 높이 125m, 26억 3000만 톤 규모로 국내에서 3번째에 해당한다. 지난 1987년 2월 착공해 그 이듬해 1단계 공사를 마쳤다, 2002년 2단계 공사를 시작해 지난 10월에 공사를 완료했다. 그 사연이야 어떠하던 엄청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일종의 방어용 댐으로 평화의 댐은 발전을 하지 않아 물이 고여 있지는 않다. 그냥 평소처럼 화천댐으로 흘려보내기만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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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46번 국도를 따라 춘천으로 간 후, 춘천에서 다시 5번 국도를 따라 화천으로 간다. 화천에서 평화의 댐 방향으로 달리다가 해산터널을 지나 12km지점 평화의 댐 못 미쳐 비수구미마을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수하리선착장에 닿는다. 선착장에서 민박집에 전화하면 보트를 보내준다.
숙소 비수구미의 민박집은 장윤일 할아버지 댁(033-442-0145), 김상준 씨(033-442-0962), 심금산씨(033-442-3952)등이 있다. 숙박료는 3만원이며, 뱃삸은 5인기준 2만원이다. 식비는 5,000원 정도.
화천막국수 화천을 지나는 길에 강원도의 별미인 화천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집에서 직접 반죽해 만든 국수에 독특한 양념장을 얹은 화천막국수는 춘천의 막국수와 함께 유명하다. 화천읍내 천일 막구수가 이름나 있다.
막국수 4,000원. 033-442-21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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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신호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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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9일날 투어 코스인가요?...해산터널 지나부터 라이딩 하여비수구미 마을에 가서 식사도 하고 평화의땜까지 라이딩 해서 가면 좋겠습니다...^^
라이딩하고 마을구경하고 ... 간김에 파로호까지 보고 올려면 하루가 모자라겠네요.. 이번에는 월례회날에 칼출발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