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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 20
#1. 태준모 집무실 (D)
문 벌컥 열리더니 헉헉거리며 들어오는 태준.
태준모 흠칫 놀라고. 지애, 눈물 그렁했다가 태준 본다.
태준 : 뭐하세요 어머니? 천지애씬 여기 왜 와 있어요?
지애 : (표정)
태준모 : (약간 당황) 어 태준아. 마침 잘 왔네. 우리 태준이한테 물어보셔도 알 거에요.
이사회에서 얘기한 게 정말 말도 안되는 거라는 거... 아니 천지애씨쪽에서 일방적으로 연락하고 돈 요구하고 그런 건데...
좋아하는 여자라니. 안그러니 태준아?
태준 : (표정)
기자 : (태준 보고)
지애 : (딴 데 보고 있는)
태준모 : (애타는) 말씀드려야지. 그래야 오해를 푸실 거 아니니.
태준 : (표정 있다가) 예. 오해십니다.
태준모 : (다행)
지애 : (표정)
태준 : 천지애씨 쪽에서 일방적으로 연락한 적 단 한번도 없구요. 제가 그랬거든요. 저 혼자.. 좋아해서.
지애 : (! 해서 보고)
태준모 : 태준아!
태준 : 제가 좋아하는 여자입니다.
지애 : (!!! 해서 보는)
태준모 : 아니 얘가 무슨 헛소릴 하는 거야!!
태준 : 나만 그렇구요. 이 아줌만 아니거든요. 이 아줌만 나를 그냥 한심하고 무능하고 좀 어이없는 백수 사장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아줌마 입장에선 이게 웬... 날벼락이겠어요. 어머니. 사과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태준모 : 이...녀석이...
태준 : 어머니가 하기 좀 그러시면 제가 대신 사과할께요. 미안해요. 아줌마.
지애 : (하...)
태준 : 가요.
지애 : (표정)
태준 : 가자구요.
지애 : (일어나 태준모에게 고개 살짝 숙이고 그대로 나간다)
태준 : (따라나가고)
태준모 : (파르르.. 하다가 기자 보고 표정 관리하며) 오프더레코드.. 아시죠?
#2. 집무실 건물 일각 (D)
지애 가고 있고. 태준 뒤따라 간다.
태준 : (어쩔 줄 모르다가) 아줌마.
지애 : (멈추고 돌아보며) 사람이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 아까 그 사람.. 기자 같던데. 그 앞에서 그렇게 말하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생각 못해요?
태준 : 그럼 거기서 아니라고 했어야 돼요? 그럼 아줌만 돈 보고 나한테 접근한 파렴치한 사기꾼 되는 거에요. 그래도 돼요?
지애 : 물론 그건... 아니지만.
태준 : 어차피 새로운 이슈도 아니에요. 이사회에서 이미 다 터뜨린거라서.
내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특별히 불리해질 것도 없어요.
지애 : 사람이 참 무모하네요.
태준 : 내가 좀.. 무모하죠? 그런데 또 좀 멋있기도 하잖아요.
지애 : 영화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에요?
태준 : 주로 남자주인공이 멋있게 나오는 걸로 많이 봤죠.
지애 :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오시고.. 참... 대단하시네.
태준 : 앞으론 아줌마 이런 일에 휘말리지 않게 할께요.
지애 : 그래주시면 고맙겠어요. 이런 일 아니라도 요새 제가 좀.. 힘들어서요. 그리구요. 사장님 아까 한 말...
태준 : (OL) 데려다 줄께요.
지애 : (표정)
태준 : (표정 있다가) 아줌마 입에서 무슨 말 나올지 무서워서. 아줌마가 워낙에.. 직선적이잖아요.
지애 : 그냥... 저 혼자... 갈께요. (인사하고 돌아서서 간다)
태준 : (더는 못 다가가고)
지애 : (가고)
#3. 이사실 (D)
홍식, 전화 받고 있다.
홍식 : 그래? (피식 웃고) 알았어.
이때 달수 들어와 인사하면. 홍식 앉으라는 손짓하고.
홍식 : 나중에 통화하자구. (끊는다. 혼잣말처럼) 대단하네. 대단해.
달수 : 예?
홍식 : 회장님 사모님께서 자네 부인을 부르셨다는데?
달수 : (!!) 무슨 일로...
홍식 : 뻔하지 뭐. 이번 스캔들 때문 아니겠어? 그런데 재밌는 건. 그 자리에 허사장이 달려왔다는거야.
달수 : (표정)
홍식 : (달수 힐끗 보며) 거기서 자네 와이프를 좋아한다고 했다는데?
달수 : ... (! 표정)
홍식 : 참.. 그 친구도 정신 못차리고. 안 그래?
달수 : (표정)
홍식 : 그래. 암튼 그건 그거고. 내가 부른 건, 일 문제 좀 의논하려구. 이번에 출시될 조미료 베이스 자료 챙겨왔지?
달수 : ..예.
홍식 : 만날 사람이 있어. (호출벨 누르면)
비서 들어와서 고급 슈트를 가져다 주고 나간다.
홍식 : 자리가 자리니만큼, 잘 갖춰입고 나가야 할 것 같아서. 내 선물이야.
달수 : (표정) 이러실 필요까진 없는데요.
홍식 : 아냐아냐. 내 마음이니까. 우리 이제, 파트너 아닌가. (웃고)
달수 :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면, 감사합니다.
홍식 : (은밀히 속삭이는) 자네 지분 행사권 말이야. 은소현씨가 자네한테 권리대행 맡긴.. 그 3%..
달수 : (표정) 예.
홍식 : 그게 우리의 공동목표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키가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달수 : (표정)
홍식 : 난 있잖나. 사장 자리를 가로채려는 게 아니야. 금수저 물고 태어나 쓸데없이 놀러나 다니면서도
그 자리 차지하고 있는 녀석 치우고.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은거야. (힘주어) 회사를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응?
#4. 고급 일식집 (N)
홍식,달수,앉아 있고. 맞은편에 경쟁사 사람들 있다.
달수는 홍식이 사준 슈트를 입고 있다.
미모의 서빙 아가씨 정도, 옆에서 술 따라주는 접대 분위기.
홍식 : 이 친구가 차기 기획부장 자리에 오를 친굽니다.
달수 : (표정)
경쟁사 : 김홍식 이사님의 새로운 오른팔이군요. 내 잔 한잔 받게.
달수 : (잔 받고. 마신다)
홍식 : 똑똑하구요. 순한 거 같지만 의외로 근성도 있는 친굽니다. 야망도 있구요.
경쟁사 : 그럼요. 야망이 있어야 남자죠.
홍식 : 아 그리구. 말씀드렸던 자료.. 가지고 왔습니다. (넘겨주라는 듯 달수 보면)
달수 : (표정 있다가) 제가 이걸 넘겨드리면, 저한테 돌아오는 건 뭡니까.
홍식 : (멈칫했다가 표정 풀며) 성공한 남자는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볼 수 있게 되는 거 아닐까.
경쟁사 : (허허 웃고) 이 친구.. 배포가 제법이네요.
홍식 : 그럼요. 제가 아무나하고 손잡진 않죠.
달수 : (표정 있다가 자료 내밀며) 약속은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5. 슈퍼집 앞 (N)
지애, 태준의 개를 슈퍼주인에게 건네준다.
지애 : 오늘 쯤, 얘 주인 올 거에요. 그냥 그동안 아줌마가 봐줬던 것처럼 하고 돌려주세요. 내 얘긴 하지 마시고.
주인 : 그래? 그러지 뭐.
지애 : 잘 가라. 태봉아. (표정 있다가 돌아선다)
저만치 떨어진 곳.
차 안 운전석에서 그런 지애 보고 있는 태준. 표정.
#6. 봉순 집 안방 (N)
봉순 준혁 침대에 다정하게 앉아 있다. 나이트가운 정도 입고.
봉순 : 지애 남편 입장에선 허사장한테 감정이 좋을 리가 없잖아. 지애랑 그렇게 스캔들까지 났고.
준혁 : 그게 다가 아닐거야. 김홍식 이사쪽에서 당근을 줬을거고.... 그런데 김이사가 당근만 줄 사람은 아닌데.
봉순 : 그럼요?
준혁 : 절대 빠져나갈 수 없게 덫을 쳐놨을 거라구. 그게 뭘지...
봉순 : 아니.. 지애 기지밴 지 남편이 지금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아는거야 모르는거야.
준혁 : (표정) 지애가 지금 정신이 있겠어. 이혼 얘기 나온 마당에.
봉순 : (힐끗 보며) 표정이 왜 그래요?
준혁 : 내 표정이 뭐.
봉순 : 아니 왜 자꾸 애틋해져. 지애 얘기만 나오면.
준혁 : 오해거든? (큼..)
봉순 : 암튼 지 남편 일이라면 그 난리를 치던 게. 하필 이럴 때. 정신을 빼놓고 있어가지구.
#7. 지애 집 안방 (N)
달수 도장 선명하게 찍혀 있는 이혼서류를 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고.
배신감과 섭섭함, 서러움에 치를 떨다가. 서랍에서 도장 꺼내 꾹 찍는다.
이때 번호키 누르고 들어오는 문소리.
열받은 마음에 확 일어나 나가려고 문고리 잡는데. 용기가 없다.
#8. 지애 집 안방 앞 (N)
달수도 문 앞에 서 있다. 할 말도 있고 묻고 싶은 것도 있다. 문을 열까 말까.. 하지만 열지 못하고.
지애 달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렇게 망설이다가. 그냥 돌아서고 주저앉아있는 두 사람 모습에서.
#9. 사장실 (D)
태준과 준혁 마주앉아 있다.
준혁 : 명인 쪽에서 최근에 천연조미료를 만드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태준 : (예상했다는 듯) 그래요?
준혁 : 이상한 점은 아무리 빠른 시간 안에 개발을 한다고 해도 베이스 개발하는 데만 해도 최소한 몇 개월이 걸릴텐데.
단 몇주만에 출시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태준 : (OL) 우리쪽의 개발 자료가 그쪽으로 넘어간 거 같다?
준혁 : 맞습니다. 이게 명인의 원재료 계약 상황인데요. 여러 가지 부분에서 우리 베이스 재료와 일치하고 있습니다.
아직 결정적인 증거를 잡지는 못했지만...
태준 : (OL) 황비서!
숨어서 엿듣고 있던 황비서. 역시 흠칫 놀란다.
태준 : 다리 안아퍼? 이리와.
황비서 : (웃으면서 온다) 부르셨습니까.
태준 : 앉아.
황비서 : (어색하게 앉으면)
태준 : 내가 생각할 때 황비서야말로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애. 어느 라인이 무너져도 꿋꿋하게!
문어발식 경영을 몸소 보여주고 있잖아?
황비서 : (궁색) 전.. 그래도 기본적으론 사장님 편입니다.
태준 : (어이없어 보다가) 최근에 김이사님이나 그쪽 라인 누군가가 명인 조미료 개발팀 만난 적 없어?
황비서 : 글쎄요.
태준 : (쯧..하며 보면)
황비서 : 인사과 박부장님이 명인 한전무님하고 몇 번 만난 적은 있으십니다만.
준혁 : (!) 이번 김이사 두바이 출장에 박부장이 동행했었습니다.
태준 : 그래... (표정)
준혁 : (표정)
#10. 영숙집 거실 (D)
영숙, 이슬,정란,향숙 등이 있고. 그 앞에 박부장 와이프.
고운은 갤러리 직원과 함께 저만치 뒤에 서 있다.
영숙 : 우리 이사님께선 차기 기획이사 자리에 우리 박부장 생각하고 계신 것 같더라구?
박부장네 : 감사합니다 사모님.
이슬 : (마냥 부럽고) 감축드려요.
영숙 :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자기들도 잘 새겨둬. 한부장네 봐. 좀 섭섭하다고 해서 은혜도 잊고 라인 옮겨타려다가,
그꼴 당하잖아?
일동 : (표정들)
영숙 : 인생의 진리, 어려운 데서 찾을 거 없어. 샤핑할 때를 떠올려 봐. 처음부터 찍어놓은 걸 샀을 때 후회가 없지.
맘 바꾸면 꼭 후회해서 반품하는 상황 생긴다구! 또, 더 좋은 게 있나 방황하다간, 내가 사고 싶었던 물건이 품절되는,
그런 눈물나는 상황이 생기구. 그러니까,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첫마음을 지켜내는 게 어렵고도 중요하다는 얘기지.
정란 : (감동받은 듯) 정말...
향숙 : (가로채서) 지당하신 말씀이세요. 역시 사모님께선 사장님 사모님으로서 포스가 있으세요.
정란 : (저게 자꾸 내 멘트 가로채!!)
영숙 : 자기들은 내조가 뭐라고 생각해? 내조는, 내공이야. 남자의 내공은 여자가 만들어준다는 거지.
일동 : (끄덕끄덕)
영숙 : 혼자 잘나서 사장 되는 사람 없어. 사장 부인이 될만한 여자를 와이프로 맞는 사람이, 사장이 되는거라구.
(우아하게 커피 마시고) 아참, 고운씨?
고운 : 네 대표님.
영숙 : 강화백님 작품 최여사님한테 전달 했어?
고운 : (아니꼬운 표정) 네. (하는데서)
#11. 소현집 거실 (D)
소현에게 이르고 있는 고운. 뒤엔 여비서 서 있고.
고운 : 요즘 아주 난리에요. 주주사모님들한테 비싼 그림 돌리는 건 기본이구요. 자금도 자기 마음대로 운용하구요.
소현 : (표정)
고운 : 그리구요. 어제는.. 명인식품 이사님 사모님도 갤러리에 다녀가셨어요.
소현 : 그래요? (하고 표정)
#12. 지애 집 거실 (D)
봉순, 지애에게 찾아와 앉아 있다.
봉순 : 사람들이 니네 부부 이혼한다 그러던데. 진짜야?
지애 : ... 그래. 진짜야.
봉순 : 너 미쳤니? 이혼을 왜 해?
지애 : 왜? 내가 이혼하고 니 남편 꼬시기라도 할까봐?
봉순 : (자신감) 내 남편이 꼬신다고 넘어갈 것 같냐? 아니거든?
지애 : (피식) 그런데 왜?!
봉순 : 내가 너 잘 알잖니. 넌 너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앤데. 그런 니가, 다른 사람 위해서 무릎 꿇고 두손 모으고 비는 일.
또 있을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니 인생에 또 있을 수 있겠어?
지애 : ... 없으면 좋지.
봉순 : (표정)
지애 : 다신 무릎 같은 거 꿇고 싶지 않거든. 할 얘기 다 했으면 가라. 나 머리가 좀 아파서.
봉순 : 니 남편이 밖에서 무슨 짓 하고 다니는지 알아? 김홍식 이사한테 붙어서 허사장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어.
그렇게 막가게 내버려 둘거야?
지애 : (표정) 그게 막가는건지 제대로 가는건지 누가 알아?
봉순 : 김이사가 천연조미료 프로젝트도 무산시키려고 하고 있대. 너 알잖아. 니 남편이 그거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애 : 너, 우리 남편 위해서 그래? 니 남편 살리자고 이러는거잖아.
봉순 : 그래! 내 남편 살리려고 이러는 건 맞아. 그런데... 내 친구 부부 걱정하는 맘도.. 아주 쪼금은 있다. (해놓고 어색)
지애 : (!! 표정)
봉순 : 너, 예전에 나한테 뭐랬니? 니 남편 지켜주고 싶다며!
지애 : (표정) 그거야... 지금이랑 그때랑 같니?
봉순 : 사람 눈 뒤집히면, 무너지는 거 순간이야. 갈라설 때 갈라서더라도, 니 남편 망가지는 거 그렇게 두고 볼거야?
그거 잡아줄 수 있는 사람 너밖에 더 있어?
지애 : (표정)
#13. 지애 집 거실 (N)
지애 혼자 앉아 있고. 생각하는 표정 위로.
<플래쉬컷>
- 4대 보험 되는 정직원됐다고 좋아하는 달수
- 둘이 오나라 오나라~하며 이거저거 만들어보던
- 소 살리려고 애쓰던 달수. 뒤에서 눈물 짓던 지애.
- 자긴 좋은조미료를 만드는 범국민적인 사명감을 갖고 있다던.
지애 표정 복잡한데.
이때 달수 들어온다.
지애 : (표정 있다가) 정원이 자고 있어. 잠깐 들어가서 얘기 좀 해.
#14. 지애 집 안방 (N)
달수 지애 앉아 있고.
지애 : 당신 회사에서 무슨 일 꾸미고 있는거야?
달수 : (표정)
지애 : 김홍식 이사 쪽에 붙어서 프로젝트도 무산시키려고 하고. 설마 그래? 허태준 사장 무너뜨리려고?
달수 : (반감 생기는) 그래서?
지애 : 우리 이제 끝이잖아.
달수 : (표정)
지애 : 끝은 끝이지만. 그래도. 7년 동안 당신 부인으로 살았는데. 이 정도 얘긴 해야할 것 같아서.
당신, 남편 온달수론 어땠을 망정. 인간 온달수론 괜찮은 사람이었어. 정직했고. 순수했고. 자기가 생각하는 옳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집념도 있었고.
달수 : (표정) 당신이 가장 답답해하고, 제일 싫어했던 점 아냐?
지애 : 그래. 그랬어. 하지만 당신이 이렇게 무너지는 거 난 더 싫거든?
달수 : (OL) 무너져? 누가 무너져? 난 올라가고 있어. 당신도 원했던 거잖아. 옳은 자가 이기는 게 아니고. 이기는 자가 옳은 거라고!
이기라며! 변하라며! 그래서! 이기고 싶어서 변하는 건데, 왜 싫어?
지애 : (말문 막힌다)
달수 : (진심은 아니지만) 내가 허사장 다치게 라도 할까봐 그래?
지애 : (표정) 당신 정말.... (열받고 눈물) 누구 때문이 아니라 너 때매 그런다 너 때매! 진짜 몰라서 물어보냐? 진짜 바보야?
달수 : (표정)
지애 : 그래. 너 맘대로 해! 무너지든! 상하든! 썩든! 문드러지든! 니 맘대로 하라고. 그렇지만 온달수! 알아둬!
달수 : (표정)
지애 : 나는 한때. 너 때매 세상 무서울 것도 없었고. 못할 것도 없었거든?
그랬던 나 자신에 대한 마지막 예의로 이런 얘기도 했던거야. (후.. 하고 나간다)
달수 : (표정)
#15. 주총장 (D)
입구에는 신분증 확인하는 직원들, 경호원들.
주주들이 하나 둘.. 입장하고 있다.
#16. 주총장 로비 (D)
홍식, 이사들과 임원진들을 이끌다시피 하며 들어오고 있다.
분위기는 거의 사장 다 된 분위기.
이때 맞은편에서 들어오는 태준. 뒤에 황비서를 비롯한 비서진 몇 명과 준혁이 있다.
홍식과 태준 마주친다. 두 사람 표정.
홍식 : 오셨습니까.
태준 : 주주총회잖아요. 난 사장인데. 당연히 와야죠.
홍식 : 예. 오셔야죠. 오늘 중요한 안건들도 있구요.
태준 : 네. 알고 있습니다. (이사들 한번 쭉 훑어보고) 우리 이사님들께서 간만에 똘똘 뭉치셔서 큰일들을 도모하셨더라구요?
이사들 : (눈 피하고)
홍식 : (준혁 보며) 오랜만이야? 한부장.
준혁 : (무표정하게 본다)
홍식 : (피식 웃다가 저쪽 보더니) 온달수씨!
태준 : (!해서 보면)
달수, 들어온다. 홍식에게 인사하고. 태준에게도 인사한다.
홍식 : 우리 온달수씨는 사장님 사모님.. 아니.. 전사모님이라고 해야 하나.. 그분께서 주신 지분 행사권을 대리행사하러 왔습니다.
태준 : 알고 있어요.
홍식 : (친한척) 가자구 달수씨.
태준, 준혁 서 있는데. 홍식과 달수 일동이 그 앞으로 지나쳐 간다.
이때, 봉순 뒤에서 오고.
봉순 : 여보! (은밀히 자료 건네는)
#17. 주총장 (D)
대주주, 임원들 모두 자리에 앉아 있고. 태준과 태준모도 있다.
달수와 준혁도 직원들 틈에 껴서 서로 멀지 않은 거리에 앉아 있고. 그 뒤로 영숙도 보인다.
또각.. 하며 봉순이 들어오고. 영숙, 봉순을 힐끗 본다.
봉순, 완전 무시하며. 일부러 영숙이 잘 보이는 곳에 앉는다.
날카로운 긴장감 감도는 분위기.
사회자 : 허태준 대표이사의 개회선언이 있겠습니다.
태준 : 법정수에 달하는 주주가 출석하였으므로 본 회의는 적법하게 성립함을 고하고, 개회를 선언하는 바입니다.
#18. 지애 집 거실 (D)
지애 청소하다가 테이블 보면. 달수 사원증이 있고. 표정에서.
#19. 주총장 (D)
사회자 : 이상, 61기 상반기 주주총회 주요보고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은 의안 상정 및 심의가 있겠습니다.
제 1호 의안 발표는 김홍식 이사님께서 해 주시겠습니다.
홍식 : 제가 발표할 의안은, 허태준 대표이사의 해임안입니다.
일동 : (표정들)
태준 : (표정)
태준모 : (표정)
홍식 : 이는, 지난 주 금요일 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제청된 해임안이므로 주주 여러분께 보고 드리니,
심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허태준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건전하지 못한 사생활 때문이었는데요. 일단, 객관적으로 증명된 자료들을 보시겠습니다.
(신호 주면) 슬라이드 화면을 통해. 신문에 났던 태준의 스캔들 기사들 보여진다.
홍식 : 허태준 사장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수도 없이 여러 번 염문설을 뿌려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왔습니다. 심지어.
이혼기사가 보여지고.
홍식 : 최근에는 배우자 은소현씨와의 이혼으로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키며 또 한번 주주분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얼마전부터는 유부녀와의 염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 유부녀는 우리 회사 직원의 와이프로 알려져 있구요.
태준 : (!)
달수 : (표정)
홍식 : 원하신다면 증거를 보여드릴 수도 있지만, 사생활인만큼 생략하겠습니다. 어쨌든 깨끗하고 정직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성장해 온 우리 퀸즈푸드의 대표이사라는 사람의 부도덕한 사생활은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기에 충분합니다.
태준 : (표정)
달수 : (표정 위로)
홍식 : 또한 허태준 사장은 초기투자액만 800억을 쏟아부어 천연 조미료를 개발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프로젝트는 수익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고, 제품 출시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회사로선 엄청난 손해죠.
주총들도 동요하고. 주총꾼들 일어나며 사장 물러나라며 난리친다.
홍식 : 잠시 진정들 해 주시구요.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이 프로젝트의 실무를 담당해 온 온달수 대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태준 : (! 해서 달수 보는)
달수, 천천히 단상으로 나온다. 준혁과 눈 마주치는 달수. 표정.
이때 문자가 오고.
달수, 표정 있다가 열어보면. 마눌님에게 온 컬러문자. 달수의 사원증 사진이다.
그리고 그 아래 메모. “이 사원증, 처음 받았을 때. 그때 당신 모습 참 좋았어.”
지애OFF : 이 사원증 처음 받았을 때. 그때 당신 모습 참 좋았어.
달수 떨리는 표정. 사진 보고 있으면. 뭐하는거야? 웅성웅성.
달수 : (단상으로 나가고) 기획부 온달수 대리입니다.
각자, 달수를 바라보는 표정들.
달수, 다소 긴장된 표정.
달수 : 먼저, 밝히고 싶은 것은, 조금 전에 김홍식 이사님께서 언급하신 염문설의 주인공은, 제 아내입니다.
홍식 : (! 표정)
태준 : (! 표정)
달수 : 제 아내와 사장님은 사사로운 문제 때문에 만나 친해지게는 됐지만, 친구 이상의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오해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태준 : (표정)
달수 : 본론으로 들어가, 천연조미료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준비해온 자료는, 사실과 달라 나누어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홍식 : (!!)
달수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프로젝트의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초기투자금이 많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국내산 우수한 재료들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여러번의 시장조사를 통해 단가도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아이템은, 건강을 먼저 생각했던 선대회장님의 기업 이념과 맞아 떨어지며, 정직하고 고급스러운
퀸즈의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홍식 : (달수를 노려보고)
준혁 : (다행이다.. 달수를 보는)
달수 :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사실이 있습니다. 얼마 전 저는 김홍식 이사님과 함께 명인식품의 전문님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새로 개발하는 조미료의 베이스 세부 성분 자료를 넘겼습니다.
홍식 :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가 앉고)
주주들 : (동요)
달수 : 하지만 그 자료는 최종 수정자료는 아니었습니다. 2차 수정 자료였기 때문에 최종 자료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해서는 안될 일을 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며.
그 대가는 무엇이 됐든 제가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자리로)
홍식 : (하! 뒤통수 맞은... 노한 표정인데)
태준 : (표정)
사회자 : 네. 다음은 허태준 대표이사의 발언 있겠습니다.
태준 : (표정 있다가 일어나는) 주주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힐난과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저에게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하나의 신념은 있습니다. 날 믿어주는 사람들의 믿음을 져버리진 말자...
여기 계신 주주분들이라면, 저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간에, 퀸즈의 이름을 명예롭게 빛내고 싶어하는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한 사람만 빼구요. (하고 홍식 본다) 김홍식 이사님?
홍식 : (본다)
태준 : 명인식품 회장님과 비밀리 회동하여 합병을 추진하고 계셨죠.
그 대가로 이번 천연조미료 프로젝트를 백지화 시키기로 하셨구요.
홍식 : (표정)
주주들 : (술렁인다) 이게 무슨소리야?/ 합병이라니?
태준 : 여기, 증거가 있습니다. (준혁에게 눈짓하면)
준혁 : (주주들에게 자료 나눠준다)
자료에는 사진도 있고. 사진 속. 달수,홍식이 명인쪽 사람과 일식집에서 나오는 장면.
홍식이 외국호텔에서 명인대표와 만나는 장면 등...
주총장 구석에 파파라치 있고, 황비서와 뭔가 얘기한다. 주주들 술렁이고.
홍식, 준혁 노려보면. 준혁 담담히 눈빛 받는다.
태준 : (정면으로 홍식 보는 표정으로) 김홍식 이사께서는, 평소 입버릇처럼 퀸즈를 고향이자, 무덤으로 생각한다고 얘기하는데.
죽음의 순간까지도 그 말을 믿으셨던 회장님께, 죄송한 마음 가지셔야 할 겁니다.
홍식,영숙 : (표정)
태준모 : (표정)
태준 : 그리고 또 한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여기 계신 주주분들 중 얼마전 좋은 미술작품 한점씩
선물 받은 분들이 있는 걸로 압니다.
영숙 : (! 표정)
주주들 : (찔리면서 술렁이는)
준혁 : (태준에게 파일 건네면)
태준 : 여기, 김홍식 이사님의 부인이신 오영숙 여사님께서 그동안 유용하신 평강회의 회비 내역과,
회사 자금을 빼돌려 형성하신 비자금 내역. 그리고 그 비자금으로 주주들에게 어떤 엄청난 선물을 하셨는지도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원하시는 주주분들게는 공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숙 : (!!!! 하다가 홱 봉순을 노려보면)
봉순 : (여유로운 미소로 까딱.. 인사한다)
사회자 : (서둘러 진행하는) 사장 해임안에 대한 가결을 위해, 주주여러분의 동의를 구하겠습니다.
사장 해임안에 동의하시는 분은, 기립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동, 표정들. 몇몇이 일어난다.
홍식, 일어난 채 달수를 본다. 하지만 달수,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난 홍식, 부들부들 떠는 표정.
사회자 : 동의하시는 분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므로, 사장해임안은 부결됐습니다.
태준 : (기다렸다는 듯) 제 2호 의안발표를 하겠습니다. 의안은, 김홍식 이사의 해임건입니다.
홍식 : !!!!
#20. 주총장 바깥 (D)
이슬,정란,향숙 등등 다른 여자들도 그 앞에 서성이고 있다.
이슬 : 어떻게 되려나. 왜 내가 떨리구 이러냐.
정란 : 뭘 어떻게 돼. 결과야 이미 정해진 거나 다름없지.
이슬 : 그래두~ 허태준 사장이 인물은 괜찮았는데.
정란 : 하긴 자긴 인물이 떨어지는 남편이랑 살아서, 그런 맘도 들겠다. 나야 워낙 꽃미남이랑 살다 보니까
웬만한 남자 얼굴은 눈에도 안들어와.
이슬 : (까르르 웃고) 꽃미남은 무슨! 기생오래비처럼 생긴 걸 요샌 꽃미남이라 그러나?
정란 : 방금 뭐랬어? 누구 오래비? (하!) 지 남편은 무슨 난쟁이똥자루처럼 땅딸해가지구!
이슬 : 뭔똥자루? 야!! (했다가 겨우 진정하며) 자기 무슨말을 그렇게 해?
향숙 : (가만 있다가) 그만들 해. 두 사람 다 키로 보나 인물로 보나 우리 하과장님한텐 댈 게 안되지.
이슬,정란 : (허... 기막힌데)
이때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슬,정란,향숙 등 여자들. 영숙을 찾는데.
참담한 표정으로 나오는 영숙. 비틀.. 흔들리기까지 하고.
이슬 : (눈치도 없이 잡으며) 어머나 사모님~ 너무 기쁘셔서 어지러우신가봐요.
향숙 : 축하드려요 사모님.
하는데. 정란은 이미 저쪽에서 나오는 사람 붙들고 얘기 듣고 있다. 아니래!!! 고개 흔드는 정란.
이슬, 화들짝 놀란다. 아니래?? 슬쩍.. 영숙 붙들고 있던 손을 놓는 이슬. 향숙도 한발 물러서고.
영숙 : (패닉 상태) 내가... 지금은 정신이 좀 없네. 나중에 얘기하자구.
(하며 두리번거리며 홍식 찾는데, 홍식이 없고. 눈물 날 것 같은 암담함)
로비씬에서 홍식 뒤를 줄줄이 따랐던 임원진들과 주주들. 모두 태준 뒤에 붙어 있다.
그 모습 보는 영숙, 더욱 창백해지는데.
봉순 : (또각.. 다가오는) 안녕히 가세요.. 사모님.
영숙 : (흔들림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여유부려보지만 비참하고)
#21. 주총장 (D)
텅 빈 주총장. 달수 자리에 앉아 있고. 준혁이 다가온다.
준혁 : 온달수씨.
달수 : (보면)
준혁 : 잘했어. 내가.. 자네였으면.. 그렇게 못했을 거야.
달수 : (표정 있다가. 사표 꺼내고 준혁에게 준다)
준혁 : (! 표정 있는데)
달수 : 혹시 몰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드려야 할 것 같네요. 그동안. 미운 적도 많았지만. 감사했고. 또 죄송했습니다.
(하고 나가는)
준혁 : (사표를 한번 보고 달수를 한번 보는)
#22. 회사 옥상 (N)
난간 아래에 홍식 신발 놓여져 있고. 홍식, 난간에 서 있다. 눈에 핏발 서 있고.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것 같은절박한 심정인데. 전화벨 울린다.
화들짝 놀라는 홍식. 떨어질 뻔 했다. 다리가 다 후달거린다.
홍식 : (난간에서 기어 내려와 전화받는) 여보세요. 어 나야. 그냥 일 좀 보고 있어.
영숙OFF : 저녁 차려놨어요. 얼른 들어와요.
홍식 : (표정) 됐어. 먼저 먹어.
영숙OFF : 당신 좋아하는 해물탕 끓여놨어요.
홍식 : (괜히 더 신경질) 아 밥생각 없으니까 먼저 먹으라구. 나 바빠서 끊어.
툭 끊고 다시 난간 기어 올라가려는데 손발이 떨리고 못 올라가겠다.
그대로 주저앉아서 난간에 등 기댄 채 눈물 쏟는 홍식.
#23. 지애 빌라 앞 (N)
지애, 시계 보며 서성이다가. 안오나 싶어 들어가려는데.
태준OFF : 뭐하세요?
지애 : (힉! 놀라서 본다) 그 버릇 진짜 못고치시네. 사람 놀래키지 마시고 기척을 하랬잖아요.
태준 : 지나가는 동네주민으로서, 오밤중에 이 아주머니가 왜 이렇게 서성이시나 궁금해서요.
지애 : 그냥 뭐...
태준 : 온달수씨 기다려요?
지애 : 아니... 그냥....
태준 : (표정) 온달수씨하고... 아직도 그래요?
지애 : (표정 있다가) 난 요즘요, 내가 온달수라는 인간을 과연 사랑했었나... 그걸 진지하게.. 돌아보는 중이에요.
태준 : (표정)
지애 : 나는 그 인간이 정말 잘되길 바랬거든요. 뭐, 돈도 많이 벌어다 주길 바랬고. 남들한테 무시 안당하는
높은 자리에도 올라갔으면 했고. 그래서 우리 가족 잘먹고 잘살게.. 가장 노릇 제대로 해주길 바랬어요.
너무 여리고 착해빠진 게 답답해서. 다그치기도 많이 했어요. 정말 불쌍할 정도로 몰아세운 적도 많았어요.
태준 : (표정)
지애 : 그게 사랑이었을까요?
태준 : (표정)
지애 : 어떨 땐 밥도 해주기 싫게 꼴보기 싫었구요. 또 술취해 들어온 어느날엔 물수건으로 발을 닦아주고 싶게 불쌍했어요.
7년 살면서, 이뻐서 산 날도 있었고. 사무치게 미워하면서 산 날도 있었고. 애 아빠라서, 아니면 그냥..
사는 게 다 그런 거니까.. 그러려니 하고 산 날도 있었어요. 그러다 진짜 가끔... 어떤 날은... 이 인간이 어디 가서 안다치고
내 옆에 이렇게 건강하게 있어줘서 참 고맙구나... 그런 적도 있긴.. 있었어요.
태준 : (표정)
지애 : 그런 것도 사랑이었을까요..?
태준 : (보는 표정)
지애 : 이혼 얘기.. 내 입으로 수없이 할 땐 몰랐는데. 그 사람이 막상 그러자니까. 세상에서 쫓겨난 기분인 거 있죠.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모르겠어요. 유원지 같은 데서 엄마 잃어버린 애처럼.
태준 : (표정 있다가) 유원지에서... 엄마 잃어버린 애가 엄마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 뭔지 알아요?
지애 : (표정)
태준 : 여기저기 헤매고 돌아다니지 말구. 헤어진 바로 그 자리에 서 있기. 최대한.. 큰 소리로 울면서.
지애 : (표정)
태준 : 말했잖아요. 난 무기력한 아줌마 모습 너무 낯설어. 그리고 싫어. 하던대로 해요. 차라리 소리소리 지르면서 울든가.
난.. 갑니다.
지애 : (표정)
#24. 동네 다른 일각 (N)
태준 돌아서 가며 표정.
태준 : 이 아줌마야... 그게 사랑이지... 사랑이 별거야? 잘난 척은 그렇게 하면서, 왜 그걸 모르냐? (표정) 가르쳐 줄까?
(표정 있다가) 안 가르쳐 줘야지. 안 가르쳐 줄거야. (하면서 심술궂은 표정으로 가는데)
이때 뒤에서 달려오는 지애.
지애 : 사장님.
태준 : (헉!해서 돌아본다)
지애 달려오더니, 태준 앞에 서고. 태준 보는데.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고. 태준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태준, !!!
지애 : (진심) 나 도와주고. 나 위로해주고. 그리고. 나 좋아해주고. 그랬던 거. 알아요. 태봉씨.
태준 : (표정)
지애 :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표정 있다가 돌아서서 다시 뛰어간다)
태준 : (아무 말 못하고 그대로 선 채 바라만 보는 표정 있다가) 이제... 진짜.. 끝이네.
#25. 지애 집 거실 + 기차역 (N)
지애, 시계 한번 보고. 기다리는 표정 있는데. 집 전화벨 울리고.
지애 : (얼른 받는) 여보세요?
달수 : 나야 여보.
지애 : (표정 있다가 일부러 차갑게) 왜.
달수 : 나 오늘 사표냈어.
지애 : 사표를 내?
달수 : 응.
지애 : 잘한다. 사표 내고 이혼하고. 뭐 어쩌려고 그래? 사람이 왜.. 도 아니면 모밖에 몰라. 적당히 치고 빠지는 걸 못하고.
왜 거기서 기어코 사표를 내냐구! 누가 그렇게까지 하래?
달수 : 나 잠깐 어디 좀 다녀오려구.
지애 : (표정) 어딜!
달수 : 어디든. 여기 아닌 데면 좋겠어.
지애 : 가..가긴 어딜 가! (다급) 이혼 안해?
달수 : 도장 찍어 서랍에 넣어놨어.
지애 : 이혼이 쉬워? 서류에 도장만 찍는다고 땡이 아니거든? 같이 가서. 제출하고. 뭐 그런 게 있단 말이야! 일단 집으로 와. 와서...
달수 : 나중에 얘기해. (끊으면)
지애 : 여보세요? 여보세요! 내가 전화 먼저 끊는 게 젤 싫어하는 거 알면서! 어딜 간다는거야 도대체.... (고개 무릎에 박아버리는)
#26. 봉순 집 주방 (N)
준혁, 봉순, 혁찬 밥 먹고 있다.
준혁 : 아... 마지막까지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말이야. 이사 부인이 그림 선물해준 건 어떻게 안거야?
봉순 : 정고운씨가 알려줬어요. 그 돈이 다 어디서 났나 추적해 보다 보니까 평강회비 유용한거랑 다 나오더라구.
준혁 : 암튼 당신 대단해.
봉순 : 뭘.. 어쨌든 다행이야. 난 일이 혹시라도 어떻게 될까봐. 얼마나 맘을 졸였는지. 아침부터 굶었더니 이제 배가 좀 고프네요.
준혁 : (정색하고 화내는) 당신은 당신 생각만 해?
봉순 : 네?
준혁 : (정색) 내 생각은 안하냐구! 당신이 굶어서, 위벽이 헐기라도 하면 난 어떡하라고! 사람이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봉순 : (좋고) 내가 좀 이기적이었나? 앞으론 당신 생각해서라도 밥 안 굶고 꼭꼭 챙겨먹을께요.
준혁 : 당연하지! 부드러운 거 위주로 먹어. 빈속에 무리가지 않게.
봉순 : (반찬 하나 집어들고) 이건?
준혁 : (젓가락으로 탁 막으며) 안돼안돼. 너무 자극적이야.
봉순 : (애교) 먹구 싶은데...
혁찬 : (진지) 엄마. 앞으로 내밥은 따로 차려줘.
봉순 : 왜?
혁찬 : 밥 먹을 때마다 속이 안좋아. 토나올 거 같애.
준혁 : (아무렇지 않게) 사내 자식이 비위가 약해서는... (봉순 보며) 뭐 따로 차려주든가.
봉순 : 네. (생긋)
#27. 영숙집 안방 (M)
홍식, 넥타이 매는데. 영숙이 다른 걸 찾아든다.
두사람, 밤새 울었지만 애써 담담하고 일상적인 모습.
영숙 : 그거 너무 칙칙해요.
홍식 : 이건 너무 화려하잖어?
영숙 : 삼십년 다니던 직장. 마지막 출근날이에요. 레드카펫은 못깔아줘도, 이 정돈 매줘야지.
(눈물나는 거 꾹 참으며 넥타이 매준다) 됐어요. 좋으네.
홍식 : (표정) 다녀올께.
영숙 : 그래요. 잘.. 다녀와요. (미소)
#28. 회사 앞 (D)
홍식이 탄 차가 도착하는데. 어디선가 계란이 창문에 와서 퍽 맞는다. 강성주주 정도의 짓.
홍식 비참한 표정 있다가 내려서 들어가고.
뒤이어 도착하는 태준의 차. 태준, 그 모습 본다.
#29. 이사실 앞 복도 (D)
홍식, 이거저거 챙겨 나오는데. 태준이 다가온다.
홍식 : 오셨습니까.
태준 : 아저씨.
홍식 : !
태준 : 어렸을 땐 제가 그렇게 불렀잖아요. 아저씨라고.
홍식 : 그러셨었죠.
태준 : 어쨌든 애쓰셨어요. 방법이 달랐지만, 회사를 위했던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홍식 : 형사적인 처벌 면하게 해주려고 고생하신 거 압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구요.
태준 : 우리 아버지가 가장 아끼셨던 분이잖아요.
홍식 : (표정) 여러 가지로... 죄송했습니다. (인사한다)
#30. 회사 누드엘리베이터 앞 (D)
홍식 가는데. 아무도 배웅해주는 사람이 없다. 마주치는 직원들도 멀찌감치 서서 보기만 할 뿐.
준혁, 하참, 양과장,김과장 등과 함께 오다가 홍식을 본다.
홍식, 준혁을 본다. 준혁, 표정 있다가 인사하면.
홍식 : (가까이 오고) 너무.. 애쓰면서 살지 말어. 끝까지 와보니까.. 별 거 아니야.
준혁 : (표정)
홍식 : (툭툭 쳐주고 간다)
준혁 : (표정)
하참 : 김이사님.. 키가 저렇게 작았나... 왜 저렇게 작아 보이냐.
양과장 : 그 많던 측근들은 다 어디로 간거냐.. 김과장 인생 참...
준혁 : (표정)
#31. 부장실 (D)
감회가 새로운 준혁. 자기 자리에 다시 앉아보며. 행복한데.
하참 들어온다.
하참 : 준혁.. 아니 부장님. 달수 자식.. 안나왔는데요. 그냥 이대로 사표 수리.. 하는 건가요?
준혁 : (표정)
하참 : 자식이.. 내 전화도 씹구 말이야.
#32. 영숙 집 거실 (D)
영숙 머리 아픈 듯 앉아 있는데. 고운과 비서가 그림 들고 온다.
고운 : 저... 갤러리에서 이거 가져왔어요. 샤핑하고.. 반품...
영숙 : (표정 있다가) 거기다 놓고 가.
고운 : 네. (나가려는데)
영숙 : 저기... 누구 찾아온 사람 없었어?
고운 : 네? 누구요?
영숙 : 아니... 뭐 아무라두....
고운 : 없었는데요.
영숙 : (참담하지만 자존심) 잘됐네. 귀찮다고 오지 말랬거든 내가.
고운 : (누가 물어봤나?) 네... (하고 나가면)
영숙 : (표정 있다가 그제야 흑....울음 터지고. 얼굴 가리고 우는)
#33. 농장 (D)
달수, 파프리카 따고 있다. 복잡한 거 잊고 싶고 일만 하고 싶은 심정.
이때 뒤로 누군가 뚜벅.. 다가오고.
달수 돌아보면. 태준이 있다. 그뒤로 황비서.
달수 : (헉!) 사장님.. 아니 여긴 어떻게 아시고..
태준 : 우리 황비서는 워낙 문어발이라... 모르는 게 없거든요.
황비서 : (겸손) 과찬이십니다.
태준 : 차에 가 있어.
황비서 가고 나면. 파프리카 하나 똑 따서 닦고. 와작 씹는 태준.
태준 : 여기서 뭐해요?
달수 : 친구 농장인데. 수확철인데 일손 딸린다고 해서요. 돕기도 할 겸...
태준 : (사표 꺼내서 보여주며) 이게 나한테 왔던데.
달수 : ....예.
태준 : 암튼.. 주는 거니까 잘 받을께요.
달수 : (약간 얄미워서본다) 예.
태준 : 온달수씨.
달수 : 네.
태준 : 천지애씨 힘들게 하지 말아요.
달수 : (표정 있다가) 사장님께서 왜.. 그런 거에 신경쓰십니까? 저희 부부 일입니다.
태준 : 왜냐면? 천지애씨..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달수 : (!!!)
태준 : 기분 어때요? 이런 말 들으니까?
달수 : (표정) 뭐라구요?
태준 :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나쁜 건 아니잖아요. 소현이가 온달수씨 좋아하는 마음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던 것처럼요.
그 마음, 온달수씨도 알잖아요.
달수 : (표정) 좋아하는 마음이 나쁜 건 아닐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순 있습니다.
태준 : 맞아요. 그렇다면 멈춰야겠죠.... 그러려구요.
달수 : (표정)
태준 : 그런데 내가 멈추면, 두 사람 얽힌 마음도 풀릴 수 있는건가? 그거랑은 별개 문제 아닌가? (사이) 풀릴 마음은 있는건가?
달수 : (표정)
태준 : 솔직히 말해서, 안 풀리면.. 난 더 좋고!
달수 : (이씨..)
태준 : 난 그럼 가봐야겠네요. 가서 사표수리도 해야 되고. 내가 사장이다 보니까 할 일이 좀 많아서.
달수 : (표정)
태준 : (몇걸음 가다가 돌아보고) 아 그런데요. 가을 시즌 목표로 해서 새아이템 개발 하나 해보고 싶은데.
온달수씨가 팀장 한번 맡아보는 거 어때요.
달수 : (표정)
태준 : 뭐 잠깐 배신을 때리긴 했지만. 그래도 막판엔 날 도와주기도 했고. 또 이번에 출시된 천연조미료. 괜찮더라구요.
지난번에 큰소리 뻥뻥치더니. 그럴만 했어요.
달수 : (표정)
태준 : 어떡할래요. 해볼래요? 해본다 그러면. (사표) 내가 이건 잠깐..보류하고. (몇걸음 가는데)
달수 : (표정 있다가) 서울로 가실 겁니까?
태준 : 네.
달수 : 여기.. 차편이 띄엄띄엄이라. 가실거면 그 차 얻어타고 갈까 하고.
태준 : 참.. 부부가 닮았어요? 이기적이고.. 뻔뻔하고..
달수 : 예?
태준 : 아닙니다. 그럼 타든가요. 나 바쁘니까 준비 빨리 끝내고 따라나서요. 황비서!! 황비서!! (부르며 가고)
달수 : (표정 있다가 나서는)
#34. 지애 동네 횡단보도 앞 (D)
지애, 패턴 재료들 들어있는 가방 들고 걸어간다.
이때 전화 오고. 보면. 서방님..이다.
지애 : (!! 표정 있다가) 여보세요.
달수OFF : 나 방금 서울 왔어. 당신 지금.. 어디야?
지애 : (일부러 냉정하게) 어디면! 그..그러는 당신은 어딘데!
달수OFF : 나 집 근처야. 당신한테 할 말 있어서. 당신은!
지애 : 나.. 큰 사거리. 집에 가는 길이니까 집에서 얘기하든가. (하다가 보면)
바로 맞은 편에 달수가 서 있다. 지애 전화기 서서히 내리며 표정.
지애 : (맞은편에 있는 달수 보는 표정) 저 인간이.. 얼굴이 왜 저렇게 말랐어. 뭘 먹고 다닌거야 굶고 다닌거야.
달수, 파란불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안바뀌고. 답답한.
안되겠다 싶은 달수, 뛰기 시작한다. 차가 끼익 끽.. 멈추고. 위험해 보이는.
지애 : 죽어도 신호등은 지키는 인간이 왜 저래? 여보! 미쳤어? 하지마! 오지마! 기다려!!!
달수 앞에 차가 끽 서는. 곧 사고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
지애, 꺅 소리 지르며. 눈 질끈 감고 얼굴 가렸다가, 다시 뜨면. 바로 앞에 서 있는 달수.
지애, 순간 안심이고. 다행이고. 또 화도 나는.
#35. 지애 동네 다른 일각 (D)
지애 걸어오고. 달수 그 뒤 따라온다. 말없이 걷기만 하는 두 사람.
문득 멈춰서는 지애. 돌아본다.
지애 : 할말 있었던 거 아냐? 그래서 그렇게 막 뛰어온 거 아니냐구. 왜 아무 말도 안해?
달수 : 그러니까...
지애 : (보는)
달수 : 그러니까 내가 정말 오래 생각해 봤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천지애 당신이 내 옆에 있어야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애 : (표정)
달수 : 잘나가든.. 뭘 말아먹든.. 당신이 옆에 있어야 안심이 될 것 같다구.
지애 : 웃기네! 이혼서류에 도장까지 다 찍어놓고. 이제 지금 어울리는 소리라고 생각해? 헤어지는 마당에 립서비스하는거야 뭐야?
달수 : 나는 이혼서류 아니라 사망서류에 도장 찍어놓고도 당신이 내가 와주길바라면 갈 수 있어. 당신이 나를 밀어내지만 않는다면..
지애 : 왜! 또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 거라고 뻥쳐보시지!
달수 : ... 뭘 귀찮게 다시 태어나고 말고 하냐? 다음번에 또 태어나면 당신이 나 피해서 도망다닐지도 모르는데!
지애 : 알긴..아네.
달수 : 그냥 지금, 살아있는 지금. 죽어라고 좋아하고.. 죽을 힘 다해서 지켜주고. 죽을 때까지 같이 있으면 되지!
그러고 나면 다시는 안태어난다 난.
지애 : (울음 터지고) 미친 거 아냐? 내가 왜? 내가 한번 속지 두 번 속냐? 내가 바보야? 또 그런 말에 속아서. 또 그럴 거 같애?
싫거든? 죽어도 싫거든? (돌아서서 들어가려고 하는데)
달수 : (뒤에서 확 끌어안고)
지애 : 미쳤어? 동네에서? 이거 안놔?
달수 : 집에 오는 길에. 60층짜리 빌딩도 봤고. 백화점도 봤고. 몇억짜리 차도 봤거든? 계속 생각해 봤어.
저거랑 당신이랑 바꿀 수 있을까. 저거랑은 바꿀 수 있을까. 또 생각해 봤어. 사장 자리랑은 바꿀 수 있을까.
대통령 자리랑은 바꿀 수 있을까.
지애 : (눈물 나고)
달수 : 어떻게 바꾸냐. 내가 미친 거 아니면. 어떻게 당신이랑 그걸 바꾸냐. 나한테 니가.. 어떤 사람인데.
지애 : (돌아서서 막 때리는) 나쁜놈아. 이혼하자며. 진심이라며. 내가 너 때매.. 내가 너 때매 못살아 진짜. 웬수 증말...
달수 : (역시 눈물나고)
두 사람 끌어안고 펑펑 운다.
#36. 지애 집 주방 (N)
지애 밥 비비고 있다. 앞엔 달수,정원.
지애 : 반찬이 없어서.. 그냥 이거저거 남은 걸로 비빈거야.
달수 : (크게 한술 떠서 먹고) 역시... 우리 마눌님 비빔밥이.... 세상에서 젤 맛있네. 그지 정원아?
정원 : 응!
지애 : 됐어. 입에 발린 소리. (코 훌쩍이고 크게 한술 먹다가 목메고)
달수 : 괜찮아? (물 내밀고 등 살살 쳐준다)
지애 : (물 마시고 코 훌쩍 훌쩍하며 먹다가 물 엎지르고)
그 바람에 옆에 놓여있던 서류가 물에 젖는다.
지애 : 어? 서류가..젖었네. (슬쩍 달수 보고)
달수 : (이게 왜 여기있냐.. 놀라서) 이거 뭐... 젖어서 안되겠다. (쫙쫙 찢더니 얼른 버리고)
지애 : (표정)
달수 : (다시 앉아서 밥 먹는)
지애 달수, 서로의 앞에 있는 서로를 보니. 이제 안심이 된다. 다시 열심히 밥 먹고.
#37. 와인바 (N)
소현 태준 만났다.
태준 : 갤러리 다시 들어오는 거 생각 좀 해봤어?
소현 : 글쎄..
태준 : 그만 튕기고 좀! 너 프랑스 가면 그만한 데가 있을 것 같애? 니가 그렇게 정성을 쏟은 곳인데?
소현 : (표정)
태준 : 왜. 여기선 그놈 못잊을 것 같애?
소현 : 왜 괜히 멀쩡한 사람 보고 놈이래?
태준 : 그래. 알았다. 그분. 됐냐?
소현 : (웃고) 뭐.. 꼭 잊어야 하나...
태준 : ?
소현 : 그 사람을 좋아했던 마음. 그게 나한테 힘이 돼 준다면 굳이 안잊어도 되는 거 아냐?
그냥, 그런 마음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태준 : (그 마음 알 것 같다)
소현 : 난, 지금 충분해. 이 정도면.. 됐어.
태준 : 그래. 다행이다.
소현, 태준 와인잔 부딪치고. 편안한 미소.
#38. 면접실 (D)
준혁이 가운데 앉아 있고. 그 옆으로 양과장 김과장. 달수 보고 있는데.
재석,명수,전진,형돈 앉아 있다.
경화 : (똘망똘망하게 영어로) 저는 미국에서 식품학 박사학위를 받아온 사람으로서 저의 이 무한한 지식이 퀸즈푸드의 기획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석,명수,전진,형돈, 혼란스럽고. 뭐래?뭐래? 서로 찌르면서 수근댄다.
준혁 : (끄덕하고) 자~ 다음은 유재석씨?
재석 : (바짝 긴장하고) 예!
준혁 : 저희 회사에 인턴사원으로 지원을 하셨는데. 전에 하셨던 일이...?
재석 : 예. 고시공부 했습니다.
준혁 : 어떤 고시죠?
재석 : 네. 뭐.. 솔직히... 사시.행시.공무원 시험. 임용고시. 고시란 고시는 다 준비했는데요. 너무 오래 앉아서 공부만 하다 보니까
허리에 디스크가 오드라구요... 난시도 생기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일동 : (표정들)
달수 : 퀸즈푸드에 대해서 평소에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셨는지...
재석 : 솔직히... 말해도 될까요?
달수 : (표정) 예. 뭐...
재석 :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사실 디스크 치료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그걸 일단 충당해야겠다는 절박함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하참 : (쏙닥) 저건.. 달수2다.
달수 : 저는 저 정돈 아니거든요.
준혁 : (명수 보다가 얼굴 보고 화들짝 놀라는)
명수 : (언짢고) 왜요.
준혁 : 아닙니다. (달수에게 질문 하라는 듯 눈짓하고)
달수 : (표정 있다가)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는지...
명수 : 거기 식품업 종사. 써졌잖아요.
달수 : 구체적으로...
명수 : 통닭 튀겼어요.
달수 : 아... 예....
명수 : 통닭도 튀기고 피자도 굽다 보니까.. 아.. 내가 이 일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구나.. 이걸 썩히면 국가적인 낭비다.. 싶어서
지원하게 된 겁니다.
(컷튀면)
형돈 : 저는 어머니가 밥통 꿈을 꾸시고 저를 낳으셨거든요. 그때부터 제가 식품회사에 들어와야 된다는 그런 사명감에...
(컷튀면)
준혁 : 전진씨? (하고 보면)
전진 : (그새 경화에게 작업 걸고 있는) 영어 어디서 배우셨어요? 발음이 남다르던데.... 버뮤다쪽 아닌가?
(하다가 준혁 보고 어색한 미소 짓는)
일동 : (표정들)
#39. 동대문 일각 (D)
지애 : (흥분) 아니, 내 꺼를 그냥 똑같이 베껴논거야! 그래두 돼?
영자 : 이런 데 빠른 거 잘 알면서.
지애 : 아니 그래도 그럼 안되지! 내가 그거 수정을 몇번씩이나 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만든건데! 그걸 홀랑 베껴먹어? 양심도 없이?
영자 : 그거 니 전공이었잖아.
지애 : (할말 없고)
영자 : 야. 그러지 말고. 여름신상 많이 나왔는데. A급 한번 땡기자.
지애 : 아 싫어. 이제 난, 남의 꺼 안 베껴. 내꺼 만들거야 내꺼.
영자 : 디자이너 나셨네~
지애 : (씩씩대는 표정 있다가) 암튼 나 갈테니까 내꺼 좀 잘 팔아봐봐. 요새 왜 그렇게 시원찮어.
지애, 영차.. 패턴 거리들이 든 가방 들고 나간다.
지애NA) : 큰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다음에도 우리는 모두.. 살아간다.
#40. 화자 점집 (D)
화자, 분신사바하듯이 누군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다. 들어보면 거의 지애와 흡사.
화자 : 태봉씨가 좋아하는 여잔 거 같은데? 어디서 본 거 같기도하고.. (갸웃)
지애NA) :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41. 휘트니스 클럽 (D)
봉순,이슬,정란,향숙, 격없는 분위기. 운동중.
이슬 : 평강회 없어지고 나니까 진짜 할 일이 없는 거 있죠.
정란 : 그래서 나 암벽등반 배우잖아 요새! (봉순에게) 저랑 같이 하실래요?
봉순 : 안돼. 초기엔 조심하래드라구.
향숙 : (!!) 초기? 어머나. 임신하셨어요?
봉순 : 암튼 매일밤.. 가만 냅두질 않으니까.. 일이 이렇게 됐네? (행복)
지애NA) : 인생이 감춰둔 새로운 기쁨들을 만끽하면서.
#42. 회사 복도 (D)
달수 가고 있고. 재석 졸졸 쫓아오며.
재석 : 대리님. 회식장소 때매 그러는데요. 일식집은 단가가 좀 있고, 삼겹살은 다들 지겹다 그래서요.
달수 : (귀찮고) 중국집 해.
재석 : 그건 좀.... 제가... 느끼한 걸 개인적으로 안좋아해서.
달수 : (답답한) 그런 건 좀 알아서 하면 안될까?
재석 : 그래도 이런 건 민감한 문제라.. 대리님이 컨폼을 해주시는 게...
준혁 : (쏙 들어오며) 야... 온달수씨랑.. 진짜 똑같네.
달수 : 부장님!
지애NA) : 나와 닮은, 혹은 나와 다른 사람들과 또다른 만남을 이어가면서 말이다.
#43. 거리 (D)
사람들 분주하게 지나가는 거리. 그 틈을 걸어오는 지애 모습.
지애NA) : 여왕의 시절이 지나가 버렸다고 해도. 세상으로부터 토사구땡을 당했다고 해도. 낙심할 건 아니다.
인생사 다홍치마라지 않나. 이 계절이 지나면 또다른 계절이 오듯이, 삶이 주는 각기 다른 색깔의 즐거움이
우리를 다시 또. 충만히 채워줄 거라고. 난 믿는다.
이때 지애 뒤에서 뛰어오는 달수. 여보! 부르면.
지애, 환하게 웃으며 돌아보는 표정에서.
첫댓글 내조의 여왕 시놉 및 회별 내용 공유합니다. 글쓰기가 안되네요.
공유를 하시겠다는 말씀인가요, 해달라는 말씀이신가요?
해당 대본 시놉은 '시놉시스' 게시판에 올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여긴 저 혼자 글을 쓰는 곳입니다. ^-^
@수다쟁이 네. 그 시놉 외 추가 부분 공유할 내용을 올릴려고요. ㅎ
@이성수 적극적인 참여 감사합니다. ^^
게시판에 '한줄메모장' 아래에 '회원 자료제공' 게시판을 생성해두었습니다~
@이성수 죄송합니다. ㅠㅠ
게시판 만들기가 무섭게 어떤 분이 끊임없이 광고글을 올리시네요;;
아무리 삭제해도 계속 올리시니;;
정보 공유 제의 너무 감사하지만 게시판 신설은 없던 일로 하려 합니다.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