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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만덕산(409m)
위치 : 전남 강진군 강진읍, 도암면
언 제? ☞ 2012년 4월 17일(화요일) 06시출발
누구와? : 퐁당 김현순님.헤이즐럿 박영미님.청아 홍정숙님.백옥생 김의상님.까리하군 이종민님. 그리고 나 (6명)
날씨는? : 기상청 예보대로 맑고 쾌청
개요 : 지난번 덕룡산을 타면서 뒤돌아본 석문산과 만덕산 암릉들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만덕산은 타본지가 10여년은 된거같아 기억이 가물가물 했다
특히 매년 4월 초순이면 덕룡산과 주작산의 암릉에 만발한 진달래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훌륭한데
금년엔 윤달이 끼어서인지 모든 꽃들이 10여일쯤 늦춰진거 같다
남도의 일번지라 하는 강진은 그 옛날 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정치인들의 유배지로 유명했다
한양 땅에서 떵떵거리며 살던 고관대작들이 강진으로 유배를 와서 할수있는 일들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먹을갈아 붓으로 난을 치거나 그림(동양화)을 그리는 일에 소일했고 가끔씩은 풍악과 함께 풍족한 잔치도 열었다 한다
그 영향으로 남도에 가면 예향의 도시라는 말처럼 예술과 한정식이 발달했고
지금도 남도의 한정식은 그 옛날 부엌에서 머슴들이 온갖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진 잔칫상을 방으로 들고오듯
잘 차려진 밥상을 통째로 들고온다
코스는? ☞ 대석문 - 석문정 - 용문산 - 286봉 - 293봉 - 236봉 - 274봉 - 바람재 - 만덕산 - 금수암 - 백련사 - (약 8km 넉넉히 5시간)
강진엔 석문산을 가운데로 두고 덕룡산이 시작되는 남쪽의 협곡을 소석문. 그리고 반대편 만덕산이 시작되는 지점의 북쪽 협곡을 대석문이라 부른다
우리는 산행을 시작하기전 기념샷부터 한장 남기고.....
이곳 대석문엔 강진군에서 석문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예쁘게 다듬어 놓았다
산행은 화장실과 강진군의 관광 안내도가 세워진 곳에서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서산에서 06시에 출발해서 2번국도변의 우리의 단골지기기사식당에서 세미 한식부페로 아침을 먹고 대석문에 도착하니 9시 20분...간단한 스트레칭을 한후에 이제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강진이나 해남.장흥쪽 산행지를 정할때 항상 걱정되던곳이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 대불공단의 아침 출근 시간과 저녁 퇴근시간이었다
이 구간에서 잘못해 출 퇴근 시간이 겹치면 도로가 밀려서 참으로 난감 했었는데 이젠 서영암에서 목포와 광양을 잇는
연결도로가 개통되어 그만큼 빨라지기도 했지만 교통체증과 신호가 많은 대불공단을 지나칠 필요가 없어져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아치형 다리에서 약 10여분만 오르면 석문정이라는 팔각정이 나오는데 저 아래의 55번 국도를 지나칠때마다 올려다 본 저 팔각정은 뭐지?
하고 궁금해 했었는데 오늘 그 석문정을 우리는 올라왔다
팔각정의 이 정자는 1645년 해방을 기념하여 선열들의 얼을 기리고자 세워졋으나
비 바람으로 유실되어 2005년 도암면사무소에서 8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소실된 해방 기념각을 복원하여
석문정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 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계곡 옆에 인공폭포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곳 석문정에서 바라본 아래의 조망들은 참으로 기가 찰만큼 아름답다
건너편의 석문산의 암릉 사이로는 진달래가 만발해 있고 바로 발 아래를 지나는 55번 국도는 마치 어릴적 울엄마가 밀어주신 칼국시 가락처럼 매끄럽다
등산로는 석문정 앞 바윗길로 이어진다
깎아지른듯한 암릉들을 오르며 우리는 금새 땀으로 뒤범벅이 된다.. 오늘따라 낮의 기온이 많이 올라 체감 기온은 20도 이상 되는거 같다
불과 며칠전만 해도 따뜻한 양지가 좋았었는데 이젠 이렇게 그늘진 길들이 나오길 기다려진다
석문공원에서 불과 600여미터 올라왔을 뿐인데 급경사 암릉길을 거의 1시간은 올라온거 같다
급경사를 올라오느라 땀에 흠뻑젖은 얼굴을 그늘길에서 잠시 시원한 바람에 내맡겨 보기도 하고.....
활짝 만개한 진달래들은 그 여리고 여린 꽃잎들을 따가운 햇살에 청초한 수분들을 빼앗기며 서있었다
그러나 그늘진 비탈엔 한쌍의 제비꽃이 앙증맞은 모습으로 나란히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고....
잎새뒤로 수줍은듯 숨어핀 산딸기꽃은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들키기라도 할세라 꽃잎을 아랫쪽으로 떨구고 잔뜩 숨을 죽이고 있는것만 같다
첫 용문봉에 도착했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건너편 조망들은 바로앞 석문봉 뒤로 덕룡산의 동봉과 서봉이 나란히 서있다
가슴이 뻥 뚫린 시원한 머릿속은 나도 모르게 감탄하며 환호한다
진달래가 만발한 암릉길을 걷다가도 서로의 시선들이 마주치면 자신들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고....
286봉에 올라 사방에 펼쳐진 조망들은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저멀리로 우리가 왔던 길 2번국도 왼쪽으로 몇년전 내가 탔던 별매산과 가학산 흑석산 줄기들이 조망되고.....
약간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멀리 월출산의 암봉들도 조망된다
우리는 시원한 그늘과 미풍이 넘실대는 이곳에서 간식을 꺼내 서로에게 권한다
전망과 조망이 좋은 286봉에서 실컷 즐기다가 또다시 암릉길을 폴짝이며 걷는다
293봉을 지나고 나면 이제 낙옆들이 푹신한 육산의 소롯길도 나온다
뒤따라 오는 일행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사이 어느새 까리님은 건너편의 뾰쪽 암봉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험한 암릉길에서 흠뻑 흘렷던 땀방울들은 이렇게 능선길을 걸으며 사방에서 넘실대는 보드라운 미풍들은 마치 천사의 날개로 부채질을 해주는것만 같았다
어느새 만덕산 암봉이 보이고 바람재로 들어가는 구불구불한 임도의 곡선미도 아름답다
우리가 몽땅 전세를 낸 만덕산의 등산로를 걸으면서도 가끔씩 뒤돌아본 산하들은 너무도 아름다워 가던 발걸음을 멈칫하게 한다
따가운 햇살은 여인네들의 고운 얼굴들을 빠알갛게 상기시켜 여리고 여린 피부들을 감춰야만 했다
마치 잘 맞춰진 퍼즐 조각처럼 정돈된 농경지들과 어머니의 젖줄같은 강진만의 바다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풍족함을 느낀다
만덕산의 장점은 이렇게 능선길을 걸으며 강진만의 앞바다와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들을 즐기며 걸을수 있다는데에 있다
앞서간 일행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사이 기묘하게 생긴 바위는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영락없는 남근바위다....그것도 아주 기가 쎄 보이는.....
어라?.....남녘이 따뜻하긴 한가보다....
오면서 등산로 주위에 때이른 철쭉들이 몽우리를 지었던 모습을 보았는데 이놈은 무에그리 바빠서 벌서 화들짝 피었을까?....
보통의 각시붓꽃들은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을 피우는데 이놈은 잎을 피우지도 않고 꽃잎부터 내밀었다
이놈도 무에그리 바뻐을꼬?.....
만덕산이 가까워 올수록 노랑 제비꽃도 지천으로 피었다
이제 눈앞에 만덕산의 앞 봉우리가 버티고 서있는데....
바람재에는 어린아이 고추만큼이나 두터운 먹고사리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백옥생님과 가리님은 앞에가고....나를 비롯한 세 여인네들은 고사리 끊기에 여념이 없다
이곳에서만 퐁당님과 헤이즐럿님이 한봉다리씩 땄다
한참을 고사리 삼매경에 빠지다가 올라와 보니 까리님이 전망 좋은곳에 앉아서 집 나간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듯 앉아서 생각에 빠져있다
퐁당님이 올라오는 길가엔 양쪽으로 만발한 진달래가 도열해 등정을 축하해주고.....
먼저 올라선 까리님은 바윗길을 좋아하는 산양을 닮았다
거대한 선바위 꼭대기엔 금두꺼비가 앉아서 졸고있고....
암릉과 암릉사이로 진달래가 만발한 저 뒤로 만덕산 정상이 보인다
우리는 저 바위의 오른쪽 사잇길로 난 급경사길을 올라야만 한다
이곳에 서면 사방면의 조망들이 한눈에 들어와 뻥 뚫린 가슴속들이 너무나 상쾌해 주체할수가 없다
우리는 이곳에서 시원한 봄바람을 즐기며 노닐다가 이제 또다시 가슴 벅차오름을 즐기러 다른곳으로 떠난다
만덕상 정상에 섰다..
저멀리로 희미하게 땅끝기맥들이 줄지어 서있고 두륜산과 덕룡봉 우리가 산행을 시작했던 석문봉 사이의 대석문도 어렴풋이 짐작된다
우리가 처음 산행을 시작했을때보다 강진만의 바닷물은 썰물로 인해 많이 빠져 있었다
만덕산의 유래는 조선후기에 백련사가 만덕사로 불렸다는 이유와 이 산의 행정구역이 도암면 만덕리에 위치해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곳에서 계속 직진을 하면 필봉을 거쳐 옥련사로 하산하는 코스이고 헬기장쪽으로 하산을 하면 백련사가 나온다
우리는 백련사쪽인 헬기장을 향해 하산한다
약 20여분을 내려오면 백련사다
백련사가 자리하고 있는 지형은 강진의 앞바다 구강포에서 만덕산을 바라보면 마치 활짝핀 연꽃이 사찰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란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곳에서 큰 인물이 배출될거라는 터라고 전해진단다
백련사를 둘러싼 동백숲은 꽃이 필무렵인 3월 말이면 그야말로 핏빛같은 동백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백련사 앞 정원에 핀 매화인데 명자나무라고도 한다....참 곱게도 피었다
이곳의 연지(연꽃호수)는 물이 차가워 연꽃이 피질 않는데 고려시대 때부터 이곳 연지에 꽃이피면
국사(나라의 스승이 될만한 고승에게 부여되는 존호.또는 법계)가 한명씩 배출되어 모두 8명의 국사가 배출되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백련사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도로를 버리고 일부러 동백숲으로 들어섰다
온통 핏빛으로 물들은 동백꽃들은 잠시 피엇다 지는 그 짧은 세월을 한탄하며 선혈이 낭자한채 뒹굴고 있다
그러나 5월의 문턱까지 피어난 꽃잎들은 더이상 떨어지지 않을려고 몸부림을 치며 푸르디푸른 잎사귀 사이로 몸을 감췄다
동백꽃들의 흐느끼는듯한 노랫소리를 뒤로한채 우리는 그 숲을 빠져 나왔다
백련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때마침 손님을 내리는 빈택시가 있어 석문공원으로 가서 차량을 회수해
우리는 강진군의 군동면 탐진강 강가로 심어진 4km의 벚꽃길로 들어선다
강진의 벚꽃길은 이곳뿐만 아니라 금곡사 가는길 도로변 양쪽에 심어진 약 4km의 벚꽃터널도 지금쯤 만개 했을텐데.....
어디 금곡사 가는길뿐이랴....이곳에도 이렇게 좋은 벚꽃터널이 있는걸....퐁당님이 신이 났다....
이곳에서 금곡사 가는길도 조금만 가면 되지만 꼬르륵 거리는 뱃속의 소리때문에 빨리가서 점심을 먹어야 했다
남도의 따스한 햇볕을 받은 청보리는 눈이 시릴만큼 청초한 색으로 우리를 포근하게 감싼다
청보리밭을 바라보며 잠시 아득한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나선 보리밭에 하늘에서는 종달새가 높이떠서 쉴새없이 지저귀었었고
저 멀리 보리밭 너머로는 아지랭이가 몽실몽실 피어 올랐었는데....
우리는 보리밭에서 어릴적 동심에 잠시 빠져 있다가 서둘러 강진의 종합운동장 뒤켠에 있는 한정식 종가집으로 향했다
남도에 오면 동에 순천 서에 강진이라는 말이 있다. ...
그만큼 강진에 오면 한정식집이 유난히도 많다
강진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통있는 한정식집이 해태식당과 명동식당인데 매출로 따지면 우리가 오늘 찾게된
이곳 청자골 종가집이 최고라고 한다
웅장한 한옥미의 전통이 살아있는 종가집은 들어서는 첫 느낌부터가 고풍스럽다
우리는 비교적 저렴한 종가집 수라상(1인 25,000원)을 시켜놓고 산행후의 피로를 느긋하게 풀면서
하인(?)들이 푸짐하게 차려진 상다리를 들고 오기를 기다렸다
메뉴판은 일반식당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토지가 비옥한 강진은 그만큼 부자들이 많았을터....
조선 후기 수라간 상궁 한 명이 강진의 목리로 귀양을 오게 되었다는데...
부자들이 많이 모여 살던 목리의 아녀자들에게 수라간 상궁의 귀양은 목리 아녀자들에게 충분한 호기심이었을게다....
인정이 후하고 정이 많던 강진의 아녀자들은 귀양살이 하는 상궁에게 편하게 지낼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었단다
살뜰하게 챙겨주는 목리 아녀자들에게 상궁이 해줄수 있는 것은 궁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궁금해 하는 애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것밖에....
그러나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밑천이 다 드러났고, 그 뒤부터는 수라간의 요리법을 하나씩 가르쳐주었는데....
이때 수라간에서 임금께 올리던 궁중음식이 전해져 강진 한정식이 태어났다고 한다.
강진한정식은 그 바탕을 궁중음식에 두고 있지만 처음에는 지금처럼 반찬이 많지 않았다고.....
당시에는 신분에 따라 찬의 가짓수도 제한을 두었기 때문.....
오직 임금과 왕비만이 12첩 반상을 받을 수 있었으며, 왕족이나 제아무리 벼슬이 높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9첩 이상은 금지되었다.
반찬을 늘릴 수 없으니 대신 음식의 모양이 점점 화려해졌다.
여기에 강징의 청자골이라 불리던 도자기 도요지의 고장답게 아름다운 식기까지 가세해
먹기 아까울 정도로 보기 좋은 음식과 식기들이 밥상을 수놓는 강진 한정식이 완성되었다.
최근 반찬의 가짓수까지 늘린 강진한정식은 고급스러운 궁중요리의 명맥을 이어가는 강진의 자랑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강진에 가면 빼놓을수 없는것이 한정식이다
헤이즐럿님이 잎새주 한잔에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강진 한정식의 역사와 남도의 예술문화....그리고 그 옛날 강진으로 귀양을 왔던 벼슬아치들이 어떻게 생활을 했을까를
곰곰히 생각 해보며 귀행길에 올랐다
첫댓글 아~그날의 산행을 첨부터 끝까지~
감사합니다~란 말밖엔~
퐁당님이 번개의 재미에 완전 퐁당....ㅎㅎㅎㅎ
건전한~건강과 마음의 수향~곳에 빠지는거야 뭐
문제 있겠읍니까~요즘 봄이라서인지 넘 행복한걸요~ㅎㅎ
산행하며 반겨주는 꽂잎이 있어 행복도 했지만 주린 배을 채워주는 만찬 입가에 미소는 푸집한 한정식 으로 흐뭇~ㅋ
갈길이 먼곳이 라는것도 잊은체 쐬주한잔에 넉넉한 마음으로 동반자님꼐 감사합니다,
하루라는 귀한 시간을 어떡하면 최대의 영양가 만점의 시간으로 만들수 있을까?......
오로지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은 가득.........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