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읽는 강론
사랑의 신비: 마르타, 마리아, 그리고 라자로의 이야기
우리는 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양하게 경험합니다. 때로는 뜨겁고 열정적인 감정으로, 때로는 잔잔하고 깊은 인내로 다가오죠. 예수님의 복음 이야기 속 마르타, 마리아, 그리고 라자로 세 인물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사랑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사랑의 다양한 얼굴
요한 사도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강조하며, 그 사랑이 우리에게 나타났고, 우리는 그분의 사랑을 입은 존재로서 서로 사랑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삶에서 사랑은 수많은 형태로 존재합니다. 배우자, 자녀, 부모, 친구, 연인 등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그 사랑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고린토전서에서 말했듯이, 사랑의 가장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바로 '오래 참음'입니다. 부부 싸움, 부모 자식 간의 갈등 등 대부분의 다툼은 서로를 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편견을 가질 때 발생합니다.
결혼 지옥 속에서 찾은 사랑의 인내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부부의 이야기는 사랑의 인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남편은 도박에 빠져 살았고, 아내는 선천적으로 많은 질병을 안고 있었습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알면서도 아내는 남편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 믿었고, 남편은 아내의 옆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결혼했습니다.
이들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오랜 시간 인내했습니다. 남편이 도박으로 돈을 잃어도 아내는 기다려주었고, 아내가 병으로 쓰러져도 남편은 곁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경제적인 압박감이 커지면서 이들의 관계는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살 된 아들이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웠던 가족 소풍의 추억은 이들에게 다시 사랑의 불씨를 지펴주었습니다. 결국 남편은 도박을 끊기로 결심하고, 아내는 남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며 가족의 사랑을 되찾게 됩니다.
이처럼 사랑은 단순히 감정적이거나 열정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길고 긴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사랑이 결국 '인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과의 관계 속 사랑의 의미
마르타는 예수님을 극진히 모셨지만, 오빠 라자로가 죽자 예수님이 미리 오시지 않은 것에 대한 원망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에 대한 메시아로서의 믿음을 잃지 않았고 , 예수님은 마르타의 믿음을 통해 라자로를 죽음에서 일으키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마리아는 늘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자신의 생각보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사랑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라자로는 예수님의 위대한 사랑의 신비를 온전히 받아들인 인물이었습니다.
이 세 인물의 이야기는 사랑이 단순히 무엇인가를 상대방에게 주는 것만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상대방의 진심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 그리고 나와 기준과 생각이 달라도 끝까지 견뎌줄 수 있는 마음 , 그것이 바로 복음서 속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체험하게 되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입니다.
만약 지금 당신의 사랑이 식었거나 미움과 증오로 변해버린 사람이 있다면, 그를 위해 얼마나 오래 참아주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랑은 결국 인내이며, 오래 참음을 통해 비로소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멘.
송용민(사도요한) 신부
첫댓글 사랑의 가장 중요한 속성의 하나는 바로 '오래 참음'이 결실을 맺게 된다는 점이 참으로 마음에 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