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고향에서 타향으로.
설 명절에 눈이 펑펑 쏟아지니 그리움도 눈처럼 쌓인다.
나의 옛집은 대학생이 되었을 때에 없어졌다.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 같으니라.”(잠언.27:8).
내가 살았던 고향은 경기도 시흥군 군자면 죽율리이다.
언덕 위의 집 뒤편 동산에 오르면 서해 바다와 염전과 소금을 운반하는 미니 기차와
어마어마하게 큰 소금저수지가 보이고,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수인선 협궤열차를 본다.
수원과 인천 중간에 작은 협궤열차가 서는 군자역 가까이에 있는 군서초등학교,
면소재지에 있는 군자중학교와 군자고등학교를
동네 친구들과 걸어 다녔던 시간의 추억들이 켜켜이 쌓였는데.
지금은 없어진 수인선 협궤열차와 군자역의 추억을 되살리는
신경림 시인(1935~2024)의 <군자에서>라는 시가 있으니 기쁨으로 사색하게 된다.
“협궤열차는 서서/ 기적만 울리고 좀체 떠나지 못한다.//
승객들은 철로에 나와 앉아/ 봄볕에 가난을 널어 쪼이지만/
염전을 쓸고 오는/ 바닷바람은 아직 맵차다.//
산다는 것이 갈수록 부끄럽구나/ 분홍 커튼을 친 술집문을 열고/
높은 구두를 신은 아가씨가/ 나그네를 구경하고 섰는 촌 정거장.//
추레한 몸을 끌고 차에서 내려서면/ 쓰러진 친구들의 이름처럼 갈라진/
내 손등에도 몇 줄기의 피가 배인다.// 어차피 우리는 형제라고/
아가씨야 너는 그렇게 말하는구나.//
가난과 설움을 함께 타고난/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형제라고/
역앞 장터 골목은 누렇게 녹이 슬고/ 덜컹대는 판장들이 허옇게 바랬는데.//
석탄연기를 내뿜으며 헐떡이는/ 기차에 뛰어올라 숨을 몰아쉬면.//
나는 안다 많은 형제들의 피와 눈물이/
내 등뒤에서 이렇게 아우성이 되어/ 내 몸을 밀어대고 있는 것을.”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12:1-2).
아브라함이 고향과 아버지의 집을 떠난 것은 ‘마지못한 마음’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을 살기 위한
“자발적인 마음”의 결행(決行)이었다.
‘떠남’은 <우상의 세상>을 버림으로 하나님이 약속하신
축복의 땅에 들어가는 보상(報償)이 되었으니
<하나님의 축복>은
“큰 민족, 복을 받음(약속의 땅), 창대함, 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묵상: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다.”(창세기.12:4).
*적용: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