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오너라. 내 빵을 먹고 내가 섞은 포도주를 마시며 단순함을 버리고 살며 총명의 길로 걸어가거라. (직역성경)
제목 : 나, 여전히 교만하다. 솔직히 계속 교만하고 싶다
관찰 & 느낀점 :
지혜가 준비한 빵과 음료를 먹을 것인가. 지혜의 가르침은 훈계를 동반한다. 그러나 책망을 받는 것이 싫어 바른 길을 가던 그 길을 돌이켜 음녀의 길로 향하려고 하는 사람의 모습을 잠언 9장은 말하고 있다.
회사의 여름 휴가는 늘 8월 중순이라고 들었었다. 이 말을 들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나도 드디어 처음으로 글파 수련회를 싹 비켜 끝날에만 살짝 편안하고 우아하게 참여해 볼까, 회사 휴가 때는 무엇을 할까, 나름 즐거운 상상을 하였다.
네 명의 자녀들을 동반해야만 하는 나는 모든 수련회가 힘들고 고되었다. 단 한 번의 글파 수련회도 편하지 않았다. 석 달짜리, 두 달짜리 아기도 결코 핑계가 될 수 없었다. 늘 그렇던 내게 8월 중순쯤 휴가는 얼마나 꿀 같은 소식인가. 뭐 어쩔 수 없지.
그러나 회사가 올해 휴가 날짜 조정을 하였단다. 글파 수련회 기간에 딱 맞추어 7월 29일부터 휴가란다. 엊그제 그 말을 듣고 막 짜증과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내가 언제 이번 휴가 날짜 맞추어 달라고 기도 한 번이라도 했냐고요. 아니요, 나 행복했다고요. 왜? 구하지도 않고 더군다나 바라지도 않는 것은 알아서 딱딱 맞추어 주시는 하나님. 정말 짜증나.
글파 수련회와 상관없는 나만의 휴가를 받아 무엇을 하려고 하였을까.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려고 했겠지.
이번 수련회는 솔직히 안 가고 싶다. 그저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황이나 잘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마음은 힘들고 지친다. 오늘은 기도도 잘 안 되었다.
그러나 26년 글파 수련회에 지혜가 준비한 풍성한 음식이 준비되었나 보다. 그분이 나를 그녀의 집으로 부르시는 것은 아닌지. “이리로 발길을 돌려라. 와서 내 빵을 먹고 내가 섞은 포도주를 마시며 단순함을 버리고 총명의 길로 걸어가거라.” 이렇게 받아들이겠다.
괴롭다. 그냥 쓰디쓴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적용 & 기도 :
솔직히 기도 안 하고 싶어요. 수련회 안 가고 싶어요. 왜 이러십니까, 주님!
비 오는 밤, 잠든 아기들 안아 옮기러 여자 숙소에 들어왔다고 화나 내지 안나, 그럼 어떻게 해? 집회를 거기서 했는데. 손가락 하나 도와 주지도 않으면서. 글파 모든 수련회가 너무너무 힘들었다. 아이들이 사고 좀 쳐도 그 어떤 말도 내 귀에 들리게 하지 마라. 그냥 알아서들 하세요. 더 이상 안 듣고 싶어. 아이가 네 명이니 사인분, 나까지 오인분을 10년 동안 들어봐라. 어떤가. 거기다 설비까지. 에어컨이나 좀 시원하게 누려봤으면 좋겠다. 수련회비도 좀 깍아주고.
이런 내용의 토설 기도나 실컷 해야겠다. 그러면 조금 편안해지겠지. 조금 더 겸손해지겠지. 모르겠다.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