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옆에 슬그머니 오더니 나는 방 네개 청소를 할테니 당신은 청소기로 마루청소 좀 할 수 있어요 ? 한다. 청소를 달갑잖게 생각하지만 차마 이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다.
나는 읽던 신문을 던져놓고 청소기에 물을 넣고 스팀이 생기기 시작하자 마루를 밀기 시작 한다. 아마도 초등학교 6학년인 손자녀석이 방학을 맞이하여 내일 지 애비가 할머니 할아버지 한테 데리고 와서 다음주 토요일까지 일주일간 우리집에 있다 갈 모양이다. 그래서 지 할미가 청소를 하자고 하는 것 같다. 비록 집이 서울 시내에 있지만 평소에는 학원이니 뭐니 해서 잘 보기가 어려운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며칠 왔다 가는 것이다.
애비 애미가 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아직 초등학생이고 누군가 애를 보살펴야 한다.다섯살때 까지는 거의 우리집에 있었는데 그 이후에는 외갓집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서 외할머니가 애 를 보살펴주고 있다. 그래도 녀석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다 계시니 그런면에서는 복받은 놈이라는 생각이다. 녀석이 벌써 6학년이다. 내년이면 중학교에 간다. 참 세월이 빠르긴 빠르다.
할머니한테 오면 가고싶은 곳이 어디냐고 하니 바로 외래향이라고 한다. 두어번 데리고 간 적이 있는 서울대역 입구에 있는 괜찮은 중국집으로 분위기도 좋고 맛도 있었던 모양이다. 일주일 있는 동안 녀석이 동시나 그림에 소질이 있는것 같아 그 부분을 살펴볼까싶다. 그래서 전에 그려놓았던 자화상도 좀 가져오라고 했다. 날씨가 무덥지 않으면 관악산도 한 번 데리고 가고 영화가 애들 볼 만한 영화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알아봐서 한 번 데리고 가고 현충원에도 가 보고 간단한 스케쥴을 잡아봐야겠다. 핏줄이라고 학교 성적표를 보니 우수해서 기분이 좋고 여러가지로 땡기는 것은 어 쩔수가 없는 모양이다.
아내는 청소를 다 하고나서 식자재마켓에 간다고 나간다. 녀석을 위하여 무얼 좀 사다놓을 궁리를 하는 모양이다. 내일 오후에 온다고 하는데 벌써 기다려진다. 24.7/26 |
첫댓글 참 멋진 노년같네요^^ 제게도 그런 날이 올지 의문이지만..ㅜ
다만 아쉬움도 있을듯, 손녀하나라도 더 있었다면 매일 눈속에 넣고 다닐건데..ㅠ
정이 듬뿍 배인 글 잘보고 갑니다!
이런게 사는 낙 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