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고 튼튼한 치아는 오복중의 하나다. 장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건강한 치아를 가졌다. 백세가 넘은 나이에도 강연을 다니신다는 김형석교수를 보아도 이빨이 성하다. 잘 씹어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는 치아관리를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겠다.
나는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랐으므로 이빨을 닦을 줄도 몰랐고 또 부모님도 시키시지도 않으셨다. 학교에 가지 않았더라면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수를 하려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냇도랑까지 나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학교 가기에 바쁜 때는 어머니가 사동이나 사구 또는 양동이로 새미에서 이고 오신 물로 고양이 세수하듯 얼굴만 물칠을 몇번 하고 말았다. 학교에서 용의검사가 있는 날은 아침에 손가락에 소금을 묻혀 몇번 문지르고 갔다.
내가 칫솔질을 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이다. 아무도 칫솔질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았으므로 세수하기에 앞서 치약을 조금 묻혀서 몇번 옆으로 문지르는 것으로 끝냈다. 그렇게 습관화가 되었더니 나중에는 잇몸과 붙은 자리가 톱날로 벤 것처럼 홈이 파였다. 신경이 나와 찬 것을 먹으면 이빨이 시렸다. 치과에 가서 때웠더니 시린 것은 없어졌다. 그 다음부턴 치과에서 알려준대로 333규칙을 따랐다. 하루 세번, 식사후 3분이내, 3분간 지속 치솔질. 그런데 3분간 하기는 힘들고 1분 남짓 지속했다.
나이가 들어 나라에서 임플란트 비용을 반을 부담한다고 해서 임플란트 3개를 했다. 임플란트를 하고 나니 음식을 씹기가 훨씬 수월했다. 젊을 땐 사이다 병뚜껑이니 맥주병 따개 같은 것은 병따개를 찾을 새도 없이 성질이 급해서 어금니로 뚜껑을 따곤했다.
그러다가 집사람이 자갈치 시장에서 꽃게를 사다가 된장국을 끓였는데 꽃게 다리를 찍하고 힘주어 깨물었더니 꽃게 다리는 그대로 있는 데 어금니가 깨져버렸다. 할 수 없이 치과에 갔더니 살릴 수도 없다고 하여 뽑아 버리고 말았다.
칫과에서는 임플란트를 해도 치솔질을 잘 해야 된다고 일러 주면서 이빨 사이에는 치실이나 치간치솔을 사용하라고 일러 주었다.
이빨 사이에는 치솔질이 잘 되지 않고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어 부패한다는 것이었다. 전에는 수도꼭지에 연결해 쓰는 고압세척노즐이 있는 기구를 사다가 몇번 시도해 보았으나 불편하여 포기하고 말았다. 치간치솔도 사다 놓고 방구석에 처밖아 두었다가 며칠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빨 간수도 쉽지 않다. 살아 있는 동안은 먹긴 먹어야 하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