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엑스포가 개막한지 어느덧 1달이 지났네요. 애당초 이런 일회성 이벤트를 국가 단위로 개최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은 꾸준히, 아주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역시나 그 유명한 4조원의 부가가치 형성과 9만개의 일자리!(무려 9만개! 참고로 지난 5월 실업자 수가 80만) 논리에 묻혀버렸지요.
개최 40일이 지난 현 시점에서 입장객 통계를 내어보니 으읭? 당초 1000만 예상에 20%도 안되는 194만명이네요. 이제 거의 반쯤 지났다는 생각을 하면 앞으로 잘해봐야 500만을 채우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당초 1000만 예상에서 800만으로 중간에 목표를 수정했는데 거기도 못미치는 셈이죠. (관련 기사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19/2012061902289.html)
얼마나 급했던지 수학여행단, 노인들 효도 관광으로도 모자라 공무원들에게 휴가와 휴가비를 쥐어주면서 여수 엑스포 관람을 보내고, 엑스포와는 전혀 상관없는 K-pop(그놈의 K-pop 그만좀 우려먹어라ㅜ 우리 귀요미들 여수까지 왔다갔다 하려면 힘들단말이야)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언론에서는 여수 엑스포의 실패 원인은 크게 1. 운영위의 막장 운영 2.여수 지역 상인들의 무리한 바가지 상술 3.수도권에서 다소 먼 곳에서 개최된 점. 등으로 꼽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런건 다소 표면적인 이유고, 좀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런 국가단위 이벤트는 선진국보다는 개발 도상국에서 자국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개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도 88년도 한참 경제력이 커질때 올림픽을 개최했고 93년도에 대전에서 엑스포를 했죠. 중국 또한 베이징 올림픽과 상해 엑스포를 연달아 개최하면서 국력을 과시했구요. 이런 대규모 이벤트는 돈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데 비해 후속 관리가 쉽지 않고 그로 인해 발생 한다고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들은 대부분 추상적인 것들이라 개도국시절의 호기가 아니면 유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그 이후 선진국에 진입하면 이런 일회성 이벤트들이 크게 필요하지도 않구요.
개도국에서는 이런 대규모 행사에 애국심을 이용해 내부 불안요소를 조금 잠재울 수도 있고, 또 딱히 놀거리, 볼거리가 없는 국민들이 해당 행사를 찾으면서 흥행도 기대해볼 수 있죠. 하지만 한국은 이미 개도국수준을 살짝 벗어나 선진국에 한다리 걸친 상태이니 애국심만으로 이런 행사에 참여하길 기대하긴 어렵고, 같은 돈이면 더 재밌게 보고 듣고 즐길 거리가 사방 천지에 널린 국민들이 굳이 여수까지 가서 수족관속 물고기들을 볼 이유도 없죠.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우리가 참고해야할건 독일과 프랑스 입니다. 프랑스는 각 지역별로 특색있는 영화제(예를들어 어느 도시에선 매년 호러 영화가, 어느 도시에선 에니메이션 영화제가 열리는 식으로요.)와 축제가 일년 내내 열리고 이런 축제들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매년 지속되다 보니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한번씩은 와서 보고가는, 그리고 또 와서 보는 전통있는 행사가 됩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운영되다보니 실속도 있구요.( 실제로 칸 영화제나 망똥의 레몬축제 같은것도 이런 작은것들이 유명해져서 세계적인 규모의 축제가 된겁니다.)
독일의 경우 각종 박람회, 전시회 개최의 메카죠. 무역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독일 전시회 한번 참여해보지 않은 사람이없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전시회가 자주 개최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중 60%이상은 독일에서 개최된다고 하니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셈이죠. (여수 엑스포 처럼 추상적인 박람회가 아니라 실 산업에 쓰이는, 그래서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관심을 가질만한 품목들에대한 실요성 있는 전시회들 입니다.)물론 전시장 인프라 또한 굉장히 잘 되있어서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여해본 사람들은 입을 모아 칭찬을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각종 영화제와 국제 박람회 유치를 위해 노력을 하곤 있지만.. 미비한 실정이고 사실 이런 대규모 행사에만 목을 메지 정작 실속있는 행사에는 관심들이 별로 없더군요. 아쉬운 현실입니다. ㅜ.ㅠ
첫댓글 동감합니다. 왜 이런 시기에 엑스포를 열어야 했는지는 참..
정작 이런 식의 보여주기에 환장한 이들이 되려 서울 박시장을 보여주기라고 까는..
그러게요 당장 지역단위의 축제들도 지역축제 붐을 일으킨 함평나비외 몇몇 빼고는 그닥이던데......
뭐 지역 축제야 '저 동네 축제하나해서 대박났데!! 우리도 뭐가 됬듯 하나 엮어서 해보자!!!' 에 가까운 거의 난립이라 할만한거죠.. 사실 여수엑스포는 일단 거리가 가장 문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
그래서인지 지역 축제들간의 특색도 별로 없죠.. 몇년 하다가 흐지부지 되는것도 많고..
뭐든 떠나서 갔다온 사람들 평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_-;;
가보신 분 업나요
지금 지방자치단체들이 무리해서 추진하는거 보면 대부분 쪽박을 면치 못하고 있죠. 작년 열렸던 대구 육상선수권 대회는 아시다시피 개쪽이었고, 영암에서 열린 F1도 말이 많았고요. 여기에 엑스포도 이렇게 됬고, 남은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랑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인데 이것들도 별로 기대가 안됩니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치르고 캐나다가 엄청 고생했다죠?
글쓴이 말대로 이런 대규모 이벤트로 국격 올리는 시대는 지나간지 오래전입니다. 옛날에 86 아시안, 88올림픽, 02 월드컵 까지는 가능했던 일이죠.
평창은... 3번씩이나 무리해가면서 도전할 일이었는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일년에 3개월 가량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시설을 그 많은돈 들여서 만들어 놔야할 이유가 없죠. 차라리 그돈으로 전국에 도서관을 만들어서 뿌리면 장기적으로 더 이익일듯
솔까마 추친 주도하는 냥반들이 세금 아니라 자기재산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면 절대 안할걸요? 내돈 안들이고 치적 만들기에 참 좋으니 머.....
아마 평창 저거 끝나고 엄청난 시설들이 애물단지 될겁니다. 월드컵 때 지은 그 좋은 경기장 중에 제대로 수익 나는 구장은 과연 몇곳이나 있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지금 무리한 이벤트 치르느라 지자체들과 지방 도시들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데, 빚을 줄일 계획은 있는지 걱정입니다.
G-VIRUS<< 월드컵 구장들은 각 지역 자치단체 및 기업들이 축구팀을 만들어 실제로 비용을 내고 사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긴 합니다. 애초에 한국 스포츠시장은 수익을 기대하는 모델이 아닌 매우 기형적인 모델이라... 사실 국제 스포츠 대회 유치는 한국의 원시적이고 열악한 체육계에 최고수준의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괜찮습니다. 당장 FC 서울이 상암 경기장이 아니라 잠실 종합경기장에서, 수원 블루윙즈가 수원 공설경기장에서 경기한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죠. ㅋ
진짜 큰 문제는 엑스포처럼 정말 나중 용도가 "졸라" 애매한 행사들이죠... 이걸 철거하자니 아깝고 그냥 두자니 졸라 애매하고...
Dondegiri / 월드컵 경기장은 그나마 대도시에 위치하고, K리그라는 프로축구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 점에서 보면 여수엑스포에 비하면 훨씬 좋은 거죠. 물론 적자 운영은 어쩔수 없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평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는 사시사철 그 경기장 이용하는 여건 조성조차 없을 뿐더러 사후 관리 비용과 활용도가 월드컵 경기장에 비하면 엄청떨어지니까요. 평창이 1년 내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6개월 이상 자연 만년설로 덮여있다면 저도 개최에 찬성했지만 우리나라 특성상 11월 부터 길어야 3월이니.....다 국고에서 나가는 건데 문젭니다.
근데 ㅅㅂ 여수는 모.. ㅋㅋ 수족관은 엑스포 이후에도 유지 한다고 하는데, 그정도 수족관을 운영할려면 적어도 남반도에서 킹스랜딩까지는 아니더라도 광역시 정도는 되는 동네야 할 텐데, 그건 고사하고 교통도 불편하기 그지 없는 여수는 머;;; 리즈 시절인 엑스포에서도 저리 안오는데, 엑스포 끝난 이후에는 머;;;
아니 대체 뭘 근거로 엑스포 개최하면 4조원이 들어온데요? 0_0;
그니까요 ㅋㅋㅋ 방문객 1000만 예상은 더 어이없죠 ㅋㅋ 대한민국 국민 4명중 1명은 다녀와야함 ㅋㅋ 시내에 있는 영화관에서 하는 영화도 천만 보기 힘든데 ㅋㅋㅋㅋ
조사보고서가 93년 대전엑스포 생각하고 만든듯. 아니면 2010년 상해 엑스포.......
근본적인 원인은 수용인원이 한계가 있다는거죠..
인천 아시안게임 걱정입니다. 인천의 적자가 장난아니가든요. 지금 아시안게임을 반납해야한다는 야기도 나오고 합니다.
일단 중앙정부에 원조요청한 상태인걸로 알고 있구요. 원조 못받으면... 반납해야할 판일거에요.
어떻게하면 이렇게 적자가 될까요?
안상수가 싸지른 똥이 한두가지가 아니라서.ㅋㅋㅋ
일단 인천시 재정에 가장 큰 무리를 준건 09년 세계 도시축전이랑 월미은하레일 등 시의 돈낭비가 엄청 큰듯.
중앙정부던 지방자치 단체던 재정 막장인건 마찬가진데.. 이게 어떻게든 중앙정부 지원 받아서 할게 아니라... 빨리 포기해야 되는 사업입니다. 인천시 재정이 왜 이지경이 됐는지도 밝혀야 하구요
그러게요. 시의원들은 뭐하는지... 이런거 감시하는게 목적아닌가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가;;;
국회도 어여 할일좀 했으면 좋겠네요.
시의원들 하는일 보면 그냥 출근해서 투표하고 나가서 놀다가 들어오는 일 밖에 없는것처럼 보이던데.....개인적으로 2014년 아시안게임 반납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공사도 다 들어간 상태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 개인적인 최고의 뻘짓은 서구 주경기장 건설. 인천이란 도시에 A매치를 열수있는 축구장만 3개가 되버림......근데 프로축구단은 N리그 합쳐 2개....적자 운영은 불가피합니다.
인천은 아시안게임에서 제대로 못건지면 그냥 시가 파산할 지경입니다. 근데 최근엔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건진 적이 없어서 문제죠. 차라리 돔구장 건설하고 WBC 유치나 하면 한참 활성화된 야구 인기에 버프를 좀 먹지 않을까 싶습니다. 야구장 인프라 문제가 좀 크죠.
시의회는 뭐했냐고요? 지난 지방선거 이전 지자체는 한나라당 절대무적일당독재였습니다. 서울시 백인대장이야 유명하고, 인천시도 못지 않았죠.
부모님께서 개장하고 좀 지나고나서 가셨을때는 바가지는 없었다고 하더군요.
But....사람이 없더랍니다 ㅋㅋㅋ 별로 대단한지도 모르겠다고 하시고요 다녀오신 소감은 사진찍을거리도 없더라.....
도대체 저 개발도상국식 사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
오늘 아침 후지티비에서 잠시 소개가 나오던데ㅎ
공무원인 제 친구가 나라에서 보내줘서 강제로(ㅋㅋ) 다녀왔는데 아주 쌍욕을 하더만요.
현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이 아직도 샹팔년도 마인드에 머물고 있다는 겁니다. 그 때야 까라면 깠지만 지금은 아니거든요.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것 자체를 감지를 못하는 겁니다. 알고도 저러는게 아니라 몰라서 저러는 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