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룻천사 미솔이 아빠의 음악이야기 60번 째입니다.
이번에는 연주자와 지도자의 연관선상에서
과연 최고의 연주자가 최고의 레스너 즉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앞에 글에서 제가 오케스트라 단원을 역임하다가
나중에 대학 강사나 교수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은 연주자이고
대학 교수는 지도자입니다.
지도자에서 연주자로 가기보다는
연주자에서 지도자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연주를 잘 하는 음악가가
지도도 잘 할까요?
우선 사회의 여러 다방면의 현상에 대해 살펴보기로 합시다.
올해 프로야구 판도는 LG트윈스가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우승 감독은 염경엽 감독으로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하면서
지도자로 전향하여 명장으로 인정받은 경우입니다.
하지만 선수시절의 염경엽 선수는 통산 타율이 1할대인
별로 그저그런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이 평범한 선수 출신이 어떻게 프로야구 최고의 감독이 되었을까요?
염경엽 감독은 한때 넥센히어로즈 초대 감독으로 돌풍을 일으키도 했습니다.
그에비해 올해 두산베어즈 감독은 이승엽 감독입니다.
선수시절 아시아의 홈런왕으로 불릴만큼 화려한 선수생활을 하고
코치 생활 없이 단번에 두산 감독을 맡으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 5위로 마감하며 평범한 감독 첫해를 보냈습니다.
최고 스타플레어의 화려한 선수 생활을 한 이승엽 감독과
평범하고 보잘것 없던 선수 생활을 한 염경엽 감독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현역 시절 스타플레어로 활동하면서 감독이 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사람들이 더 있습니다.
차범근 선수와 감독
선동렬 선수와 감독입니다.
두 사람 모두 국보급 선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정작 감독으로는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프로농구 이상민 감독도 화려한 선수시절에 비해
감독으로는 아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에비해 현역 시절 선수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나중에 감독이 되어 이름을 떨친 사람들은 더 있습니다.
유명한 히딩크 축구감독은 선수시절 평범했지만
월드컵 4강 기적을 이룬 주인공이고
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감독도 선수 시절에는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월드스타 손흥민을 키운 아버지 손웅정도
선수시절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아들 손흥민을
어릴 적부터 개인교습으로 월드클래스로 키웠습니다.
물론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성공한 케이스도 있지만
유명한 선수는 유명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세간의 말이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위에 언급한 사람들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1. 아직도 스타라는 자부심과 자만심
감독으로 부임받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선수들은 본인이 아직도 스타라는 자부심에 가득합니다.
그래서 감독이 아니라 아직도 자신이 스타 선수라는 자만심 때문에
감독으로 요구되는 여러 부분들을 아직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2. 실패를 모르고 성공만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들은 화려한 길만 추구했기 때문에
실패라는 것을 모르고 성공의 길만 걸어왔습니다.
그래서 실패에서 경험할 수 있는 쓰디 쓴 경험에 대해 잘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3. 바닥에서 시작하지 않음
스타 선수에서 곧바로 막중한 감독으로 바로 올라온 경우가 많아서
어시스턴트 코치, 하부 리그, 마이너리그, 유스 팀과 2군 팀 감독을 하고 차근차근 올라가서
1군 감독이 된 경우가 적습니다.
바닥부터 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4. 선수보다 자기가 더 잘 함
스타 선수 출신 감독들은 부진한 선수들이 왜 잘 하지 못하는지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자기는 잘 못한 적이 없이 잘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지금 당장 뛰어도 선수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왜 저걸 못치는 거야! 이렇게 나처럼 치란 말이야!
5. 세부 디테일의 꼼꼼함을 모름
못하는 선수들의 왜 못하는지 잘 모르고
하나하나 기록하기 보다는 큰 그림만 그리기 때문에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꼼꼼한 데이터가 적습니다.
그냥 크게 밀고나가는 스타일입니다.
6. 타고나지 않음의 평범함을 모름
천재들은 타고난다고 하지요.
스타 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그냥 잘 해온 부분이 많습니다.
평범한 일반적인 상활에 대해 큰 관심이 없이
타고 났기 때문에 타고나지 않음의 평범함을 잘 모릅니다.
7.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음
힘든 경험을 하면서 바닥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선수들이 많습니다.
주무라는 야구 직업이 있습니다.
주전자에 물 떠오는 일부터 야구 용품을 하나하나 챙기고
선수들의 활동을 일일이 기록하는 직업입니다.
평범한 선수로 아니면 실패한 선수로 은퇴를 해서
밑바닥 주무로부터 시작해서 감독으로 오른 사람도 많습니다.
단번에 감독으로 오른것과 바로 그 차이입니다.
8.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 받음
선수시절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 받아서
소외 말하는 연예인병이 걸린 선수들이 있습니다.
감독이 되어도 아직도 자기가 그런 줄 압니다.
시장은 냉정하다는 것을 잘 모르겠지요.
항상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는 법입니다.
9. 겸손함의 미덕을 모름
평범한 선수 출신은 겸손함을 잘 압니다.
평생 팬들로부터 사인 한장 받지 못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팬들이 몰려와도 사인을 해주지 않고 지나가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내 사인은 비싸요 하는 선수들.
그런 선수는 감독이 되어도 별 볼일이 없습니다.
10. 시행착오가 없고 모름
성공한 선수들은 계속해서 잘해왔기 때문에
안 되는 부분 못한 부분에 대해 큰 고민과 시행착오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이 주는 소중한 경험을 모릅니다.
미로를 찾아 헤매이는 쥐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마지막에는 결국 한번에 미로를 빠져나옵니다.
11. 유명 선수는 유명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바닥에서 시작한 사람들이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실패를 경험한 선수들이 그 실패의 원인을 잘 알기 때문에
나중에 실패한 선수들을 재활시켜 성공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너무 잘 나고 너무 잘 하면
잘 못 하는 사람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법입니다.
재능 있는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타격과 투구에 대해서
크게 고민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걸지도 모릅니다.
치면 안타나 홈런
던지면 삼진 아웃이니까요.
그래서 유명 선수는 유명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세간의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음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서 프로 스포츠의 경우를 가져왔습니다.
현역 시절 실력있고 유명한 연주자들이
나중에 교수로 지도자로 변신을 해서 후학을 지도합니다.
물론 현역 시절 뛰어난 실력그대로 지도를 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케이스도 생기기 마련이지요.
음악 레슨을 받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선생님은 쉽게 되는데 너는 왜 잘 안돼니?" 일 겁니다.
학생이 못한다고 뭐라하기 보다는
안되는 부분을 선생님이 꼭 끄집어내어 잘 되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아이한테 하나하나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잘되는 원리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선생님도 그 안된 부분을 경험해야 합니다.
"나는 이 부분이 너처럼 이렇게 안되었는데, 이런 방법으로 해서 극복했으니 너도 한번 이렇게 해볼래?"
레슨을 하는 동안은 선생님은 학생의 상황과 심정이 되면 좋습니다.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하는대로만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격려와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또 학생들한테 왜 열심히 해야하는지를 가슴으로 피부에 와닿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오늘 이 글을 쓴 이유는
수많은 실력있는 연주자들이 자신은 쉽게 실력을 키워서
아직도 제대로 된 실력을 가지지 못한 학생들을 레슨 할 때
절대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고 차곡자곡 성심껏 레슨을 하시라는 당부입니다.
학생들한테는 선생님은 저 위에 뜬 구름이자 높은 벽입니다.
그것을 피부에 와닿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대가가 되고나서도 소리내기와 연주를 너무 쉽게 보면 안됩니다.
배우면서 늘 메모하고 연구해서 반복 연습만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본인이 어렵게 레슨을 받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것을 상기시켜
충분히 멋진 레스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레스너도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미솔이 아빠는 단번에 유명한 연주자가 되기 보다는
어릴 적 콩쿠르에 나가서 무수히 떨어지고
스타킹 방송 토너먼트에서도 떨어져서 울고
입시에 실패해서 재수 삼수를 하고
여러 오디션에 떨어져서 울기도 하고
임용에 떨어져 보따리장수를 하기도 하며
바닥을 경험하고 정상에 오른 연주자를 선호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악기 소리가 다릅니다.
연주 소리와 빛깔에 그 사람의 살아온 고생과 실패 경험이 녹아있습니다.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현재의 성공을 만듭니다.
언젠가 이 글을 읽게 될 딸 미솔이에게 -
성공만 향해 달려와서 자만심 가득한 금빛 플루트 음색보다
실패를 경험하고 힘든 역경을 이겨낸 은빛 플루트 음색이 낫단다
인생은 결과보다 과정입니다.
항상 어려웠던 과정을 잊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렇게 결론을 맺고자 합니다.
최고로 올라간 그 과정을 소상히 기억하고 잊지 않으면
"최고의 연주자가 최고의 레스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