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팔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예초기 앞에서 낫질하느라 말입니다.
그것도 60이 넘은 아주머니 앞이라 더 그랬습니다.
내 고향은 지금 모내기를 앞두고 논에 물대기가 한 창입니다.
봇물을 끌어다 대는 집도, 일부는 논둑에 뚫어 둔 관정에서 물을 뽑아 사용하기도 합니다.
논에 물이 차면 비료를 내고 제초제를 뿌리며 써래질을 하면
모 심을 준비가 끝나는 셈입니다.
그 전에 논두렁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제거해야 논 관리하기에 좋고
벼 생육에도 도움이 돼 모내기 전에 풀 깎기도 빠지지 않는 일입니다.
나 역시 논둑의 잡초를 베어 내기 위해 낫을 갈아서 들판으로 나갔습니다.
긴 논두렁 초입에 쭈그려 앉아 풀을 베고 있는데
갑자기 옆 논둑에서 굉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풀 깎는 기계인 예초기를 메고 와서 순식간에 그 긴 논둑의 잡초를 다 베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1시간 가까이 낫질을 해도 절반도 못 깎은 나를 비웃듯이 벌써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예초기가 부러워서 쉴 겸 그 쪽으로 가 봤습니다.
바짝 가서야 알았습니다. 농닢에 수건까지 둘러쓴 상태라 키 작은 남정네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근디 바짝 다가서 보니 아주머니였습니다.
'아주머니가 어떻게-'하며 감탄사를 연발하자 그 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한마디 합니다.
'우리 옆집 아지매는 트랙터로 논도 가는디 뭘유-'
'그럼 나는-. 빙신이네-'
이날 논둑에서 낫질하다가 그냥 집으로 와 버렸습니다.
그리고 창고를 뒤져 작고하신 아버님이 쓰던 예초기를 찾았습니다.
'까짓 아지매도 하는데 나도 해보지 뭐-'
병-신소리 안 들으려고 혼자서 야산 밑 텃밭에서 풀 깎는 연습까지 해 뒀습니다.
다음에 그 아주머니가 풀 깎는 날. 나도 예초기 메고 나가서
보란듯이 낫질 아닌 예초기질을 해 달 참으로 말입니다.
첫댓글 예취기 그거 참 다루기 힘드나 봅디다.ㅇ숙달하지 못한 사람은 하고 나면 팔에 힘도 빠지고 온종일 손이 덜덜 떨린다 했는데.. 마자요 요즘은 여자분들이 농기계를 잘 다룬다고 하더군요,그래도 쪽 팔릴거 하나도 없습니다.나름 열심히 일하시는 고향사람 님! 힘내세요!.
연습 좀 했으니- 이제 기계 메고 들일 나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ㅋㅋㅋ....다른사람 논둑 좀 깍아주시지요,,,연습 삼아,,,,걸고 남은 논둑은 어찌됐나요? 예초기로 쏵~~~~ 밀어 치았뿌이소,,,,
그러게요. 근디 내 솜씨 못 미둬워 어른들이 맡기지 않을 거 같은데요 ㅎㅎ
푸 ㅎㅎㅎ~비야 비야 얼렁 많이 내려서 풀들이 쑥~쑥 자라게 해다오~ㅋㅋ 그리하야 고향사람님 논두렁에도 그 아지매님 논두렁에도 초록 물결이 넘실 거려 아지매님 논두렁 깎는날 고향사람님의 멋진 모습을 보여 주겠꾸로....ㅋㅋㅋ
ㅎㅎㅎ 그렇게 될 날 멀지 않은 거 같습니다 ^^
60세 넘은신 아주머니께 자존심 상하실일 뭐있어요. 배우는 마음으로 하시면 되지요.
옙- 잘 알았습니다^^ 다음에 논두렁서 만나면 히죽 웃어 드려야겠어요. 스승 같은 분인데-ㅎㅎㅎ
잡풀이 쑥쑥자라기를 기다리시는 고향사람님 파이팅입니다~ 새로운 속담 탄생이군요. 예초기앞에서 낫질하기....ㅎㅎㅎㅎㅎ
공자님 앞에서 문자쓰기 아니구요 ㅋㅋ
ㅋㅋㅋ..정말 잼잇으신 분이셔..
선의의 경쟁이시군요,,,첫 구절부터 우서워서 ,,,,오늘 스트레스 대강 날려 버렸네요,,,,예초기 ,,,그래도 위험하기도 한데요,,저도 처음엔 경운기로 논갈고 있는데 ,,어디서 텅텅텅,,거리며 터랙터 등장 하더니 ,,순식간에 논바닥 갈아재키니 ,,,성질 정말 ,,엄청나게 나더군요,,,ㅎㅎ,,,그길로 ,,,구입한것이 터,,인데 ,,,아이구 살땐 좋았는데 ,,작년에 외상값 다 갚았네요,,ㅎㅎ,,
예초기는 필수품이 되었지요! 저는 그거 사용하는데는 선수급이지만....항상 눈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조심을 하여야 한답니다.
예초기로 하는 것도 좋겠지만, 농사을 전혀 해보지 않은 대가족은 논 흙의 부드러움, 낫으로 논둑을 깎을 때의 솔솔나는 풀내음 요즘 젊은애들 말로, 죽여주드만요.
돌 튈까봐 조심 하세요.....묘지에서 풀 깍는것 봤거던요....ㅎㅎㅎ 고향사랑님 한자락씩 자꾸 크신다....ㅎㅎㅎㅎ 조금만 더 있으면 하산 ..아니 하농 하실라...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