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일우 요한 신부님의 1 주기 미사가 있었습니다. 벌써 1 년이 되었다니, 정말 세월이 빠릅니다. 그리움이 겹겹이 쌓여옵니다. 님을 보내지는 아니 했습니다. 그러나 님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제는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이 속절없이 슬픕니다. 다음은 우재명 신부님의 강론입니다.
정일우 신부님 기일미사
오늘은 한국예수회에서 두 사람의 생일입니다. 저와 정일우 신부님입니다. 저에게는 생물학적인 생명이 시작된 날이고, 정일우 신부님에게는 영적생명이 시작된 날입니다. 오늘 제가 미사주례를 맡게 된 것은 저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일우 요한신부님을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일 년 전, 오늘 저는 화곡동 신학원 수사님들과 제 연구실에서 조모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사 중에 영적 나눔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조인영 소치우스신부님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정일우 신부님이 위독하시니 원하시는 형제들은 병문안을 가도록 권하는 문자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사님들에게 정일우 신부님 병문안을 먼저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저희가 여의도성모병원에 도착했을 때 신부님의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위중한 상태였습니다. 의식이 전혀 없고 생명 유지 장치의 게이지가 몹시 불안한 상태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도착하고 40분 후에 하늘로 가셨습니다. 운명하시기 직전에 갑자기 의식을 되찿으시면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하셨는데 입안에 가득 생명 유지 장치호수를 물고 계신 탓인지 말씀을 또렷이 하시지는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숨을 크게 쉬시고 가셨습니다.
정일우 신부님을 추억하면 한마디로 “비타민공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쁜 소식을 나누기 위해 신부님을 찾은 사람은 그 행복을 더욱 배가하면서 돌아가고, 슬픔과 절망 중에 신부님을 찾은 사람은 자신의 슬픔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해하고 돌아가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신학생이었을 때, 신부님은 저희 대부분 신학생들의 영웅이셨습니다. 신부님의 전기, <정일우이야기>를 읽어보면 신부님이 가장 살고 싶었던 모습은 참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삶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면서 발견하고선 몹시 기뻐하셨습니다. 1985년, 제가 수련자였을 때 신부님이 계신 신천리 복음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들은 고 제정구의원의 집에 초대되어 가난하지만 정성이 가득담긴 흰 쌀밥과 김치찌개에 막걸리 한잔을 나누어 마시면서 정말 행복해 했었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 덕담을 청했을 때, “가난은 나눌수록 풍부해 진다.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가난하지만 부족한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서로가 가진 것을 필요한 사람과 늘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 생각납니다.
정일우 신부님은 오늘 독서의 토빗처럼 하느님 사랑의 시험을 받아야 하셨습니다. 단식 중 스러지신 이후로 10여년을 침대에서 보내시면서 늘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의존하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 중에도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으셨습니다. 화곡동 신학원에서 4년 정도를 지내시면서 신학생들의 영적지도나 상담에 기꺼이 응해 주셨고 신학생들의 피정동반을 청하면 거절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강론, 상담, 피정을 통해 많은 형제들이 위로를 받고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했다는 사실입니다. 전과 마찬가지로, 신부님을 만나러 온 사람은 마음의 치유를 얻고 돌아가곤 하였습니다.
정일우신부님. 그간 수고하셨고 또한 감사드립니다. 이제 하느님 나라에서 편히 쉬시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기로 해요.
첫댓글 정일우 신부님 을 위해 두 손 모읍니다.....
늘 하느님께...인도해 주시는 사랑의 신부님들을 위해
기도 드립니다...
영혼의 양식을 주시는
우리 신부님....류해욱 신부님을 위해
두손 모읍니다...
고맙습니다..감사해요..
신부님 고맙습니다 정일우 신부님 하느님과 행복하시겠죠~~^^
가난한 복음자리에서 주셨던 너털웃음이 귓전에 들리는듯합니다.
오랜 세월속에 빛바랜 추억이 되었네요.
무료진료와 봉사......
힘없이 식탁에 앉아 계신 모습도
인간의 존재를 깊이 깨닫게 해주셨던 철학강의 같았습니다.
신부님, 하늘나라에서 고제정구님을 만나시거든
지상에 있는 저희를 위해 빌어주소서. 아-멘.
저도 정신부님 과 드린 미사가 떠올라요.
흴체어에 앉으셔서 간병인의 도움도 싫어하실정도로 깔끔 하셨는데.....
이제 편하실거여요.
정일우신부님 편히 쉬세요.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