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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22회 :: 사랑해요! 사랑해요! 】방송일: 2005.05.20.
극본 : 이 남 규
씬1/ 거리일각 (D/ENG)
미자, 지영, 윤아, 커피마시며 걷고있는데 지영은 계속 통화중 (내용 안들려도 됨)
윤아 (지영 흘기며) 하여간~ 쟨 동직 오빠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
미자 휴대폰에 문자 착신음 띵동!
윤아 (미자 보며) 너두... 현우씨한테 문자왔나보네?
미자 (기대하는 표정) 그런..가? (문자 확인하는)
윤아 아~ 남자친구 없는 사람 서러워 살겠냐?
미자, 휴대폰 보는데 표정 굳어진다.
INS/ 휴대폰 액정. 스팸문자 <오늘 음주운전 집중단속! 음주운전은 NO, 전직원 보험가입 *아나콜 대리*>
슬슬 심통이 나는 미자의 얼굴에서 타이틀
TITLE - 사랑해요! 사랑해요!
씬2/ 거리일각 (D/ENG)
씬1에서 컷만 튄 상황. 여셋 걷고 있다. 지영은 여전히 통화중
지영 뭐라구? (사이) 내가 오빠 식모야? (사이) 됐어! 늦었어! (확 배터리 빼 버린다) 차! 괜히 다시 사겼어!
윤아 (지영 흘기고) 그럼 그렇지~ 어째 오빠가 먼저 전화한다~ 했다~
지영 그거 잠깐 헤어졌을 때는 어떻게든 통화하구 만나려고 애쓰더니..
이젠 다시 사귄다구 내가 전화 안하면 생전 전화두 안하구~ 차! 사랑한다는 말도 그때 더 많이 들었잖아!
윤아 너 잡힌 고기에 미끼 주는 거 봤어?
미자 (혼잣말) 잡힌 고기?
윤아 남자들 습성이잖아! 사귀기전엔 목숨이라도 내 놓을 것처럼 그 난리를 치다가도
사귀고 나면 다 잊잖아! 결국 나중엔 여자가 남자 좋아했던 거 몇만배는 더 사랑해!!
미자 (표정)
지영 맞어! 요즘 나한테 왜 신경 안 쓰냐 그러면 풀어 키워야지 건강하대! 내가 야생마야 왜 풀어 키워?
윤아 암튼 남자들은...
현우 씬 아직 안 그러지?
미자 어.. 그럼~ 잘 하지~ (이내 표정은 전혀 아닌/NA) 어느 땐가부터 내가 더 전화를 많이 한다.
내가 더 말을 많이 한다. 그의 전화를 기다린다. 이젠 내가 그를 더 좋아하는 걸까?
미자, 심기불편한 표정 애써 감추며 걷는
씬3/ 거리일각 (D) - ENG
영옥, 영숙, 혜옥 걷고 있는데, 슈퍼 앞에 사람들 웅성거리고 모여 있다.
영옥 슈퍼 김씨네 뭔 일 있나?
영숙 뭔 싸움난 거 아닐까?
할셋, 싸움이란 말에, 서로 쳐다보더니 씩 웃으며 후다닥 그쪽으로 뛰어 간다. 할셋, 사람들 헤치며 들어가면 셋, 놀란다.
우현, 슈퍼 김씨와 말싸움하고 있다. 우현, 눈에 힘 잔뜩 주고, 눈에서 살기마저 느껴진다. 평소에는 우현에게 볼 수 없는 비장한 눈이다.
우현 이 양반아! 우길 걸 우겨야지!
김씨 내가 뭘 우겼다고 그래?
우현 길 가는 사람 아무한테나 물어봐! 오목에 쌍삼이 어딨어? 여기 사람들 많네! 왜? 내가 물어봐 줘! (사람들 보며) 오목에 쌍삼 있어요?
사람들, 우현의 눈 기세에 눌려서 ‘없지!, 없어!’ 대답하고, 할셋, 그런 우현을 처음 보기에 신기한 듯 쳐다본다.
우현 들었지? 모자라? 더 물어줘?
우현, 조금도 물러설 기세가 아니고 할머니셋, 그런 우현을 신기하게 보는
씬4/ 거실 (D)
할셋, 들어오고, 우현 쫄래쫄래 따라 들어온다.
우현 (평소처럼 생글생글) 시장하시죠! 제가 금방 점심 차려드릴게요~
우현, 주방으로 쪼르르 가고 할머니셋, 그런 우현을 물끄러미 보는
영숙 아까 얼굴이랑은 완전 딴판이야...
영옥 (신기한) 어떻게 저런 온화한 얼굴에서 그런 표정이 나오누~
혜옥 (우현흉내) 이러구 달려드는데 진짜 뭐 잡아먹을 거 같이! (절레절레) 어머..
영/숙 그르게.. (어이없는 듯 웃는)
씬5/ 자판기 복도 (D)
미자, 생각에 잠겨 있다.
미자 (NA) 그의 사랑으로 벅찼을 때 느꼈던 안정감과 만족감이, 이젠 내가 그를 더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불안, 초조함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때 현우, 지나가다 미자 보고
현우 어.. 밥 먹구 왔어요?
미자 (NA) 밥먹었냐.. 이말은 한 백번쯤 들었고, 사랑한단 말은 아직 한 번도 못들었다.
현우 (미자가 대답없자) 미자씨?
미자 (갑자기 섭섭해지는/NA) 그러네? 아직 난 사랑한단 말도 못들었다!
현우 밥 안먹었어요?
미자 (뚱하게) 먹었어요~
현우 (미자표정 살피며) 왜.. 뭐 안좋은 일 있어요?
미자 ...
현우 왜 그래요.. 네?
미자 그냥,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어나 가며/NA) 더 사랑해달라고, 표현해달라고 투정 부리긴 싫다!
현우, 미자의 뒷모습을 보며 하... 뭐지.. 하는 표정
씬6/ 할머니방 (D)
할셋, 고스톱 치려고 판 깔고 있고, 우현 걸레질 하고 있다.
영숙 (우현보고 괜히 미안한지) 거 아침에두 닦았는데 뭘 또 닦아~ 좀 쉬어~
우현 창문을 열어놨더니 먼지가 많이 들어와서요~
영옥 아유 나중에 저녁때나 돼서 함 훔치믄 되지, 그러지말고 쉬어! 응? 고만허고~
혜옥 그래~ 아니믄 사둔도 같이 와서 치자. 광팔구 치믄 되잖아~
우현 (글쎄.. 그러까..)
영숙 그래. (자리마련해주며) 이리와 앉어.
우현 그럼 한 판만... (확인) 돈 내기.. 죠?
영옥 응? .. 응
우현, 손가락, 목 다다닥 하며 풀더니 진지하고 집중하는 표정. 눈에 살기가 번뜩인다.
우현 (목소리 깔고) 얼마 내기죠? 쩜 50 어때요?
할셋, 아까 그 눈빛이다 하는 표정
우현 (목소리 깔고) 패는 제가 돌리겠습니다.
영옥 어? 어 그래.. (눈빛 신경 쓰인다)
우현, 패 섞고, 돌리는 데, 예사롭지 않은 실력이다. 할셋, 놀란 표정으로 보는데서
<화면전환>우현, 눈에 독기가 번득이고 딱딱 내려치는 소리도 엄청 크면서 패마다 짝짝 붙어서 싹 쓴다.
할머니셋, 어안이 벙벙해 그저 구경하는 폼이고
우현 제가 또 났네요... 흔들었으니까.. 두 분은 4천 9백원이고 (영옥에게) 큰사돈께 선 피박까지 9천 8백원이요! (손 벌려 달라는 재촉)
영숙 (아까운 듯한 표정으로 돈 주는)
혜옥 (수표 꺼내며) 난 십만원짜린데~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보는)
우현 잔돈 있습니다!
혜옥의 수표 낚아채고 바로 95,100원 거슬러 주는데, 돈 세서 주는 것도 화투판의 그 솜씨다.
영옥 (천원짜리 5장 주며) 어쩌지? 이것밖에 없는데~
우현 아까 방석밑에 오천원짜리 묻으시던데.
영옥 (코 훅 마시며 꺼내놓는)
우현 (딴 돈 챙기며) 돈도 다 떨어지신 거 같은데 그만 판 접겠습니다! (표정 온화하게 바뀌는) 저 장에 좀 갔다 올게요!
할셋, 아무 말도 못하고 그런 우현 바라본다.
씬/ 원룸 외경 (N) - 브릿지 M
씬7/ 남자 원룸 거실 (N)
정민, 서류에 뭔가 신중하게 체크하고 있고,
동직, 보스처럼 턱 괴고 앉아 비열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대본보며 연기 연습하는데 옆집에서 피아노 연주곡 들리기 시작한다.
<연주곡 - 엘리제를 위하여> 아주 천천히 건반 누르는..따 라 라 라 라 따 라 라... 익?! (한옥타브 높은 라)
순간 정민, 서류에 쓰고 있다가 사선으로 쭉 올라가고 동직, 팔 휘청하며 몸으로 삑 난 소리를 표현한다.
둘 아씨~
다시 들리는 옆집 피아노 소리. 둘, 다시 신경 쓰는데 역시 또 따라라라 따라라라 라? (마지막 삑사리)
둘 (집중 안돼 신경질) 에씨~
정민, 볼펜 던지고, 동직 머리 헝클인다.
씬8/ 원룸 복도 (N/ENG)
정민 (OFF) 하하! 피아노를 참 잘 치시던데.. 소리가 좀 커서..
동직 (OFF) 저희가 집중을 하는 직업이라.. 부탁드립니다.
동직, 정민, 집 쪽으로 걸어오는데,
다른 옆집 여자(젊은 여자)와 만난다. 여자 먼저 인사하고 가는
정민 (한템포 늦게 인사하며 작게) ...누구냐?
동직 우리 옆 집 여자 잖아~
씬9/ 거실 (N)
할머니 셋, 거 참 희한하다는 표정으로 있는데 이때 부록, 퇴근해 들어오는
부록 다녀왔습니다-
영옥 (할 말 있는) 어, 아범. 이리 좀 앉아봐!
부록 예? (가 앉는)
영옥 저.. 사둔 말이야.. 고스톱 칠 때 보니까 완전 딴 사람이 되대?
부록 고스톱이요?
영숙 응~ 이건 뭐 아주 인정사정 없이 치는데...
혜옥 아까 낮에두 요 앞 슈퍼 김씨랑 오목 두다가 싸우는데, 와~ 눈에 그렇게 독기 품은 거 처음 봤잖아~
부록 (알만한) 아... 저기, 그 녀석이 원래 좀 승부 근성이 있어요~ 내기라면 아주 환장을 해요
할셋 그래??
부록 옛날에 미자애미한테 들었는데요, 학교 다닐 때 똥독이 오르면 죽는다, 안죽는다, 그거 내기하다 걘 안죽는다에 걸어갖고 지가 그 똥통에 진짜로들어간 적도 있다잖아요?
할셋 이잉??
부록 뭐 흙먹기 내기하다 시멘트를 숟가락을 퍼먹어도 봤다 그러고, 차... 한동안 그 버릇 고쳤나 했더니만, 이 놈 어딨습니까?
혜옥 응? 아. 맞다! 아까 장보러 간다고 나갔는데?
영숙 그러고 보니까 장에 간지도 꽤 되지 않았수?
영옥 그러게~ 아까 훤헐때 나갔었는데...?
일동, 얘 왜 안오지? 하는 표정.
씬10/ 녹음실 (N)
미자, 녹음실 안에 있고, 지영, 현우 밖에 있다.
음악 흘러나가고 있고, 현우 답답한 듯 미자 보는데, 미자 현우랑 눈 마주치지 않는다.
현우 저기 지영씨. 오늘 미자씨 무슨 일 있었어요?
지영 별일 없었는데 왜요?
현우 아니에요.
음악 끝나면 현우 큐 사인 준다.
미자 오늘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마지막 곡이구요.. (잠깐 뜸들이다가) 예전에 한 여자를 짝사랑한 남자가 있었대요.
현우와 지영, 응? 당황하는 표정
지영 (대본 살펴보고) 뭐에요? 대본에 있는 거에요?
현우 (얼떨떨) 아니요.
미자 여잔 레코드 가게를 하고 있었구 용기가 없던 남자는 여자에게 사랑한단 말은 못한 채 매일같이 레코드만 샀더래요.
여잔 그 남자의 마음을 알았는지 그 남자만 오면 환하게 웃으며 레코드도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서 주었대요.
그 남잔 내 사랑이 통했구나.. 하고 너무 행복해하면서 그 뒤로도 매일 그저 레코드판만 사러 갔더래요.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그 여잔 그 남자에게 웃음도, 정성스런 포장도 해주지 않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대요.
현우 (무슨 얘긴가.. 표정)
미자 그 남자에겐 레코드를 사러 간 것이 사랑의 표현이었지만,
그 표현을 이해하지 못한 그 여잔 실망밖에 더 했겠어요? 여러분은 이런 후회되는 사랑을 하지 않으시길 바래요.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때론 후회를 남기기도 하니까요! 그럼.. 편안한 밤 되세요~
시그널 음악 흐르고, 미자 대본 정리한다.
현우, 미자를 보며 뭔가 생각하는
씬11/ 남자 원룸 침실 (N)
동직, 누워 있는데, 정민 와서 눕는다.
동직 피아노도 안 치는데 왜?
정민 분위기 깨졌다!
동직 그래! 잠이나 자자!
여자 (코 웃음소리 OFF) 흐흥! 나두 사랑해~
동직, 벌떡 일어나 후다닥 나가는
정민, 뭔 일인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동직, 컵 들고 들어와 벽에 대고 듣는다.
여자 (OFF) 자기 왜 그래? 몰라! 몰라!
동직 (정민 보며) 아까 그 여자 신혼부부잖아!
정민 (버럭) 야! (어이없게 보는) 차...
씬12/ 거실 (N)
영옥, 영숙, 혜옥, 걱정스럽게 기다리는데 부록, 들어온다.
부록 동네 사람들도 사둔 본 사람 없다네요!
영숙 (걱정스럽다) 뭔 일 난거 아니냐?
혜옥 사둔두 다 큰 어른인데 뭔 일이야 있을려구?
영옥 아 뭔 일 없는데 장에 간 다는 사람이 몇 시간이 지나도록 안와?
E) 집전화벨 울리고
영옥 (얼른 전화 받는) 여보세요! 아 영민 엄마! (사이) 우리 사둔이? 김씨랑? 어디서?
씬13/ 당구장 (N) - ENG
할셋, 부록 문 열고 들어오면, 초췌한 눈만 잔뜩 살아있는 우현 장바구니 옆에 두고 김씨와 당구 치고 있다.
우현이 친 흰 공, 빨간 공에 살짝 닿고
우현 하! 묻었어 묻었어! 이제 쿠션만 빼면 난다~
할셋, 부록, 어이없이 보고 있다.
우현, 독기어린 눈빛으로 신중하게 당구공 노려보다가 치는데 착착 쓰리쿠션으로 맞아 들어가는 공
우현 (만세) 아싸아!
하다 순간 우현, 가족들 발견한다. 가족들, 황당하고도 화난 표정
순간 방금 전의 독기어린 표정이 평소의 온화하고 어리벙벙한 분위기로 풀리는 우현
우현 언제 오셨어요? (장바구니 들어보이며 킥킥) 오늘 공짜로 장 봤어요. 돈 굳었어요 (흐뭇해 하며
우현, 흐뭇해하며 나가고, 가족들 기가 막힌다.
씬14/ 남자 원룸 침실 (N)
동직 여전히 컵 대고 듣고 있는데
정민 (다가오며) 야! 장동직!
동직 (뭐냐 하는 표정으로 보면)
정민 위성 안테나가 괜히 큰 줄 알아! (하곤 큰 대접 꺼내 대고 듣는다
동직, 황당해하며 다시 귀기울이는데
여자 (앙칼진 목소리 OFF) 지금 누구랑 전화한 거야?
동/정 (너무 크게 들려 놀라며 떨어지는데) 아이~
여자 (OFF) 지금 장난해?
동직 (실망한 듯) 싸우는 거 같은데?
이때, 여자의 비명 소리와 함께 접시 쨍그랑 하고 깨지는 소리 들리는 정민, 동직 허걱! 놀란다.
둘, 벽에 대고 들어보는데 S.E 스으윽 끌리는 소리가 난다. 계속 들어 보는데 이제 조용하다.
정민 혹시?
동직 뭐.. 뭘?
정민 남자가 여자를...?
동직 (덜덜 떨며) 서 설마!
정민, 재빨리 책상으로 가 시계 보며 메모하는
동직 뭐하냐?
정민 사건 관련 자료 메모하는 거야! 여자가 자꾸 자신의 외도를 추궁하니까 남자가 접시로 여자를 내려친 거지! 접시 깨지는 소리 들었잖아!
동직 (경악하는)
정민 그리고 아까 그 스으윽 하는 소리는 피해자를 끌고 가는 소리가 분명해!
동직 (덜덜 떨며 전화기 꺼내서 정민 준다) 겨 경찰에 신고해!
정민 나만 믿어! 내가 원래 검사 지망생이었잖아
비장한 정민, 겁나는 동직
씬/ 오피스텔 외경 (D)
씬15/ 남자원룸 침실 (D)
동직과 정민, 방금 일어난 모습으로 옆집 신경쓰여 벽에 귀기울이고 있다. 조용하다.
정민 (심각) 예상대로야... (분하다) 그 여린 여자를 결국...
동직 (헉..) 설마.. 야! 접시로 때렸다고 사람이 죽냐..
정민 (한심하다) 야! 접시로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시늉) 이렇게가 아니라 (손날 세우고 내리치는) 이렇게 내려쳤다고 생각해봐.
동직 (헉! 두려워진다) 이거.. 신고해야 되는 거 아냐?
정민 나만 믿으라 그랬지? (곰곰) 지금쯤 그놈은 뒤처리를 고민하고 있을 거야.. (동직 보며) 우린 현장을 잡아야 돼!
씬16/ 미자방 (D)
미자, 잠은 말똥말똥 깼는데 그대로 누워있다.
미자 (E) 난 일어나자마자 그 사람 생각이 나는데 (휴대폰 보며) 그 사람은 안그런가보다 (휴대폰 내려 놓으며) 내가 어제 기분 안좋았던 거 뻔히 알면서..
일어나 앉는데 이때 문자 착신음. 미자, 응?? 혹시나.. 설레는 표정으로 문자 보는데 이내 씨.. 신경질나는 표정
미자 (E) 빌어먹을 또 스팸문자다. 현우씨한텐 내가 이미 잡은 고기가 돼버린 걸까? (전화 해보려다가) 내가 전화하긴... 싫다 (전화기 내리는)
씬17/ 할머니방 (D)
할머니셋, 이불 개놓고 대충 걸레로 방 닦고 있다.
영옥 사둔도 참... 아니 그 근성으로 공부를 했으면 판검사라도 됐겠네!
영숙 누가 아니라우.. 여자한테 승부를 걸었으면 장가도 댓번은 더 갔지.
혜옥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
이때 부록, 약수통 든 채 광고종이 들고 들어온다.
부록 어머니!
할셋 (응?)
부록 (종이 보이며) 이거 좀 보세요.
영옥 (안경 찾아 쓰는 동안)
부록 이번에 우리구에서 마라톤 대회를 한다는데요, 1등을 하면 순금 한냥짜리 메달을 준대요~
할셋 (눈이 번쩍) 순금 한냥?? (종이를 자세히 읽는)
혜옥 2등은 쌀한가마래~~
부록 (꿍수 있는 표정) ...처남을 한 번 내보내보면.. 그놈이 달리는 거 잘 하거든요~
영숙 (반짝하며 박수) 아유! 그거 좋겠네! 그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면 일이등안에 들지도 모르지~
옥/옥 (혹하는) 오..
씬18/ 주방 (D)
우현, 아침 준비하는데 할머니셋과 부록, 우르르 몰려들어오는
일동 처남! / 사둔!
우현 네?
부록 자네 말이야~ 도봉구민 마라톤 대회에 한 번 나가보지 않겠나?
우현 마라톤이요?
혜옥 (종이 들이밀며) 이거봐~ 1등은 순금 한냥이고, 2등은 쌀 한가마! 3등 상품도 괜찮어~~
우현 (보고) 흠... 제가 달리기를 좀 하긴 하는데.. 좀 귀찮은데...
영옥 (의뭉) 슈퍼 김씨두.. 나간다지 아마?
우현 (눈에 불이 확) 그래요? ...그럼.. 한번 해보죠!
일동 (옳거니!) 그치그치!
부록 (앞치마 벗기며) 당장 훈련 시작하세-
씬19/ 원룸 복도 (D/ENG)
정민, 동직 긴장해서 걸어간다. 드디어 옆집앞. 둘, 긴장하며 문으로 다가가는데 이때 끼이익 열리는 문
정민, 동직 숨죽이며 쳐다보는데 의오로 여자가 꼿꼿한 포즈로 걸어 나온다. 정민, 동직, 헉! 놀라는데..
여자, 미소지으며 목례하고 지나가는.. 동직과 정민, 경직된 채 인사하고는..걸어가는 여자 뒷모습을 보며
동직 (눈은 커지고 입모양) 그 여자!
정민 (입모양, 아주 작게) 남자가 죽었네!
보는데, 여자가 끌고 가는 커다란 봉지... 왠지 심상치 않아보인다. 불안한 둘,
씬/ 방송국 외경 (N) - 브릿지 M
씬20/ 녹음실 + 차 안 (N/ST+ENG)
녹음실 // 현우, 초조한 듯 시계보고 있다.
지영, 다급한 표정으로 전화 하고 있다.
지영 야! 너 생방시간 다 됐는데 뭐야아!
현우, 지영에게 전화 뺏는다.
현우 어디에요?
차 안 // 윤아, 운전하고 미자 안절부절 못하며 전화하고 있다.
미자 팔팔인데 사고가 났나봐요 차가 너무 막혀서요~~
현우 (F) 제 시간에 올 수 있겠어요?
미자 노력해 볼게요! (끊는) 윤아야 어떻게 좀 해봐!
윤아 (난감하다)
녹음실 // 현우, 미치겠는 표정으로 전화걸고 있는
현우 네! 지현웁니다. 대단히 죄송한데요, 저희 디제이가 급한 사정이 생겨서요, 혹시 지금 방송할 수 있는
아나운서분이 계신가 해서요. (낭패) 아.. 예 알겠습니다. 예예.. (끊고는 얼른 다른 데 전화하는데 바로 전화가 걸려온 듯 받는) 네!
미자 어뜩해요~~ 도저히 시간내에 못갈 거 같애요~~
현우 (애써 침착하게) 어떻게 해봐야죠~ 끊어요! (끊고 다시 전화)
지영 어떡하죠? 생방 오분전이에요!
씬21/ 원룸 복도 (N)
정민,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고 동직 옆집 동태 살피다 정민옆으로 온다.
정민 (시계보며) 하.. 증거를 인멸하기 전에 어떻게 해야되는데.. (집 보며) 저길 어떻게 들어가나..
동직 경찰을 부를까?
정민 내가 얘기했지? 나만 믿으라고.. (예리한 눈빛)
그때, 발자국 소리 들리고, 둘 딴청 한다. 통장 아줌마다.
아줌마 반상회 회보 나왔어요!
동직, 네! 하며 받는데, 정민 회보라는 말이 눈 빛난다.
정민 힘드시죠? 그거 주세요! 저희가 돌릴게요!
아줌마 아휴~ 아니에요!
정민 주세요~ (뺏듯 받는)
아줌마 네... 그럼 부탁좀 할게요~ 고마워요~ (가는)
동직 그건 왜?
정민 (잘난 척)이게 저 집으로 들어가는 열쇠가 될 거야!
정민, 초인종 누른다.
여자 (OFF) 누구세요?
정민 반상회 회보 받아 가세요!
여자 (OFF) 잠시만요!
동직과 정민, 긴장하는데 문 벌컥! 열리며 여자가 나오자 둘, 주춤! 겁내며 살짝 물러선다.
정민 (회보 주며) 저기... (안을 조심스럽게 보려는데)
여자 네, 수고하세요!
하더니 회보 받고 문을 쾅 닫는다. 둘, 멍하게 서 있다.
동직 열쇠라며?
정민 아씨...
동직 쯧... 에이..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정민 (동직 뒷덜미 턱잡아 세우고 회보 반 뚝 떼서 주며) 넌 칠팔층 돌려라. 난 오륙층 돌릴게.
정민, 가면 동직, 황당하고 짜증나는
동직 야 임마! 나 탤런튼데!
씬22/ 녹음실 + 차안 (N/ST+ENG)
차 안 // 미자, 괴롭다 못해 지친
미자 윤아야~ 나 어떡해~ 아우... 난 몰라...
녹음실//
현우, 굳은 듯 그대로 있고, 눈치보던 지영
지영 생방 1분전이요~ 어떻게 해요? 미자 올 동안 음악만 틀까요?
현우, 고민하다가 뭔가 생각이 있는 지 녹음실로 들어간다. 지영 따라 들어오는.
지영 (놀라) 직접 진행하시게요?
현우 오늘은 지영씨가 큐 사인 좀 해주세요!
지영 그거야 어렵지 않지만.. 괜찮겠어요?
현우 한번 해봐야죠!
현우, 대본 넘겨보다가 한숨쉬며 대본 덮는다.
지영, 긴장하며 앉고
녹음실 // 현우, 녹음실 안에 있고, 지영 밖에 있다. 시그널 음악 나오고, 지영 큐 사인 준다.
현우 안녕하세요. 올드미스 다이어립니다! 최미자씨 목소리가 아니라 놀라셨죠?
차 안 // 미자, 윤아 놀란 얼굴로 방송 듣는다.
현우 (E) 최미자씨가 급한 사정이 있어서 담당피디인 제가 불가피하게 진행을 맡게 됐습니다.
늘 밖에서만 진행하는 걸 지켜봤는데 직접 들어와서 앉아보니 많이 떨리네요! 음악한 곡 듣고 다시 찾아 뵐게요!
음악 흘러 나온다.
윤아 맞지? 현우씨!
미자 (약간 당황스럽고 걱정스럽다)
녹음실 // 음악 끝나고.. 지영 싸인 주면
현우, 진행한다
현우 얼마전에 제가 컴퓨터 키보드를 바꿨거든요? 전에 쓰던 건 좀 뻑뻑했었는데, 이번엔 좀 가벼운 느낌이랄까..
그런데 신기한 건 익숙했던 키보드보다 새로 바꾼 키보드로 친 글이 오타가 더 적었다는 거에요. 익숙했을 땐.. 그렇게 대충 쳤었나봐요.
차 안 // 윤아 미자, 가만히 듣고 있다.
현우 (E) 익숙하다는 게 결코 서로의 마음을 다 안다는 것은 아닌데... 우린 그 익숙함 때문에 많은 것들을 생략하며,
넘겨짚으며 살고 있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체 익숙하기만 한 미소가 전부인 줄로만 알고 있어요.
윤아 꽤 잘한다~
미자 (내 맘을 알고 있었구나..뭉클한)
현우 (E) 익숙함 때문에 상처 받고, 눈물 흘렸던 모든 분들께 띄울게요! B.G - James Ingram 의 Just once
미자, 뭉클한..
씬/ 오피스텔 외경 (N)
씬23/ 베란다 + 남자 원룸 거실 (N)
정민, 동직 베란다로 나온다. 동직, 아래 내려다보면 현기증 난다.
동직 진짜 넘어가?
정민 사건은 마무리 져야지!
동직 그래도 이건 좀...
정민, 동직 잡고 있고, 동직 발 내밀어서 옆집 베란다로 넘어가려는데 너무 높다.
동직 (소스라치게 놀라며 주저 앉는다)
정민 (한심) 액션배우 맞냐?
동직 씨... 니가 해봐! 되나!
정민, 그런 동직을 한심해 하며 넘어가려고 하는데
남자 (E) 자기야! 드라마 시작해!
정민 (멈칫하며 동직 보는)
동직 자기?
정민 여자한테 남자가 있었네! 이거 이거 아귀가 딱딱 맞아 들어가는 구만..
남자 (E) 자기야! 근데 회사에서 결혼하구 왜 집들이 안하냐구 난리야~
정민 (멍청해지며) 그새... 재혼했나?
동직 (무시하기 시작) 무슨 하루 만에 재혼을 해?
(E) 쨍그랑!
여자 (E) 악!!
동/정 (응?? 쫑긋)
남자 (E) 조심 좀 하지! 어제두 다칠 뻔하구... 빗자루 갖구와봐!
(E) 슥슥 빗자루질 하는 소리 들린다.
동직 뭐야... 이 소리는?
정민 (머쓱)
동직 차! 너 검사 안 되길 잘했다! 검사했음 여러 사람 잡을 뻔했어!
정민, 코 훅 마시는데서.
씬/ 방송국 외경 (N) - 브릿지 M
씬24/ 차안 (N) - ENG
윤아 차 방송국 앞에 멈춰 선다. 음악 소리 차안에 퍼지고.
윤아 다행히 아직 안 끝났네! 빨리 들어가 봐!
미자 (이대로 계속 듣고 싶다)
윤아 (미자 마음을 알겠다) 하긴 끝날 때 다 됐는데 지금 들어가면 뭐해!
현우 (E) 벌써 마쳐야 할 시간이네요! 오늘은 꼭 초등학교 입학식에 온 아이 같았어요! 두렵고, 낯설고, 긴장되고...
그때 날 편안하게 해주건 어머니의 따뜻한 손이었어요! 어머니 손만 잡고 있으면 언제나 늘 편안하고 행복했죠!
앞으로 어머니의 손같이 따뜻한 그런 방송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절대 내 손을 놓지 마세요! 그럼 편안한 밤 되세요!
윤아, 라디오 끈다.
윤아 저거 혹시 너 들으란 말 아니야? 절대 내 손을 놓지 말라는 말?
미자 ... (미소 짓는)
웃으면, 미자 같이 웃는데서.
씬25/ 녹음실 (N)
현우, 뒷정리하고 있는데, 미자 들어온다.
현우 왔어요?
미자 미안해요..
현우 (훗.. 웃고) 진짜 십년감수했죠..
미자 근데.. 너무 잘 하던데요?
현우 잘.. 했어요?
미자 (미소, 끄덕끄덕) 잘 들었어요.. 잘.. (다시 떠올리는 표정인데)
현우 (미자에게 다가와) 여기선 좀 그렇지만...
미자 (응? 보는)
현우 (미자의 양 어깨를 잡으며) 지금 말하고 싶어서요..
미자 (??)
현우 사랑해요..
미자 (멍..황홀..) ...나두.. 나두요..
현우와 미자, 서로를 바라보는데서
씬/ 동네 전경 (D)
씬26/ 도로일각 (D/ENG)
마라톤 참가자들 가운데 우현과 김씨. 번호표 달고 몸풀고 있다. (할머니셋은 따로 촬영해도 됨)
할셋 (한쪽에서 보며) 사둔 힘내~~
우현, 멀리 손 들어보이고는 김씨 쳐다보는데 눈빛이 예의 그 살벌한 눈빛이다.
할셋 (한쪽에서 보며 끄덕끄덕 흐뭇하다)
우현 (자신에 찬 듯 몸 풀며) 10km면 만보쯤 되니까 평소대로만 달리면 내가 1등이다
.
김씨 (몸 풀다가 우현 보며) 만보? 그 다리로? 챠.. 일반인 걸음으로나 만보지 니 걸음으로 만보는 택도 없다.
우현 (눈에 불 확 켜지는) 뭐라구? 너.. 내가 만보에 걸으면 어쩔래?
김씨 내 손에 장을 지져라!
할머니셋, 갈수록 비장해지는 우현의 눈빛을 보며 승리를 확신하는 듯 흐뭇한
우현 (찌릿!) 내기 할래? 10만원빵!
김씨 (찌릿!) 좋다. 10만원!
참가자들 신호에 맞춰 출발선에 모인다. 우현과 김씨도 출발선에 선다. 기대하는 할머니셋 표정. 이어 들리는 출발 총성 (E)
참가자들 앞다투어 달려나가면 그뒤로 우현 모습 걸리는데 출발선부터 성큼 성큼 걸어가기 시작한다. 할머니셋, 놀라
쟤가 왜 저러나 놀라는 모습. 독기어린 눈빛의 우현, 한 보라도 멀리 딛으려 다리 쫙쫙 벌려 걸음 걷는 모습에서 F.O.
씬27/ 거실 (D)
에필로그 // F. I
할머니셋, 부록 심기 불편한 듯 앉아 있는데 우현, 히히 좋아하며 십만원 탁탁탁 세며 들어온다.
할머니셋과 부록, 퀭한 표정으로 노려보는
우현 (신나서 보여주며) 히히.. 십만원이요! 김씨는 저한테 안된다니까요?
부록 못난 놈..
영옥 이하동문일세.
혜옥 (속상한) 이번에 중간에 포기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뛰기만 했어도 3등은 했을텐데..
영숙 ...3등 상품이 어딘데.. 그깟 십만원이 대수야?
우현 (다시 살벌한 눈빛) 어느게 더 비싼 건지 내기 하실래요? (하는데)
부록 (우현 뒤통수 때리며) 이게.. 아직두 정신 못차리구..
할셋, 더 살벌한 눈빛이다.
영숙 (독기 어린 표정) 어디 한번만 더 우리 앞에서 내기 소리 꺼내면 그땐 부셔버릴 거야~
우현, 할머니들의 살벌한 눈빛에 완전히 주눅 드는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