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키 롭슨·요호·재스퍼 지역 | 재스퍼국립공원 볼드힐 트레일] 멀린호수~ 옛날 조망대~볼드힐 2

[줄루]

돌탑 하나 서 있는 볼드힐 정상은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조망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멀린호수 일원의 산봉뿐만 아니라 재스퍼를 향해 기운차게 뻗어나가는 멀린산맥 일원의 산봉들도 보이고, 볼드힐 너머로 커케슬린(Kerkeslin·2,955m)에서 엔들리스 체인 리지(Endless Chain Ridge)로 이어지면 거대한 분지형의 골짜기의 웅장함에 감탄하고 그 골을 울리며 흘러내리는 물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정상에 올랐을 때는 바람이 모질게 불어댔으나 그 바람마저 정겹고 사랑스럽게 느껴질 만큼 아름다운 대자연의 풍광이었다.

▲ ‘리틀 나이아가라’라 불리는 아사바스카폭포.

하산하려면 일단 민둥산 능선을 따라 옛 산불감시초소까지 내려서도록 한다. 이후 산림도로를 따를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숲속 지름길을 따르도록 한다. 조망대에서 테라스 지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50m쯤 나아가면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보인다(표지판은 없음).
약 1.3km 길이의 이 지름길은 숲을 가로지르고 멀린호수를 바라보며 산길을 걸을 수

있는, 무척 아름다운 트레일이다. 고목 숲과 어우러진 풍광은 산릉에서의 조망보다 더 아름답다 할 수 있을 정도다.

숲을 빠져나와 산림도로를 따르는 사이 오락가락하던 여우비가 멈추고 멀린호수 위로 아치형 무지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멀린호수는 모처럼 캐나다로키를 찾아온 이방인들에게 신비감 넘치는 선물을 주려 애쓰는 듯했다.

▲ 억겁 세월 동안 물이 흘러내리며 형성된 멀린협곡.

[ 트레킹 팁 ]

출발기점 멀린호수(1,690m)
도착기점 볼드힐(2,330m)
표고차 640m
산행거리 5.5km(지름길 경유) 또는 7km(편도)
난이도 초급
접근 재스퍼 시내에서 16번 도로를 따라 힌턴(Hinton) 방향으로 약 5km(재스퍼역 기준) 가면 삼거리 신호등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아사바스카강(Athabasca River)을 건넌 다음 왼쪽으로 이어지는 멀린호수도로(Maligne Lake Road)를 따르면 아사바스카협곡과 메디신호수를 지나 멀린호수 선착장 앞에 닿는다. 여기서 계속 도로를 따르면 다리를 건너 주차장과 트레일 입구가 나타난다. 재스퍼 시내에서 약 48km.

멀린호수 트레킹은 5시간 정도 걸린다. 옛 산불감시초소까지 산림도로와 임도를 연결한 경우 약 9km 거리로 3시간 잡으면 넉넉하다. 체력이 약한 사람은 옛 산불감시초소와 테라스 일원에서 조망을 즐기도록 한다.

[ 트레킹 팁 ]

아사바스카폭포
재스퍼에서 밴프 방향 약 30m 지점의 도로변에 위치 아사바스카폭포(Athabasca Fall)는 컬럼비아 아이스필드 일원의 아사바스카빙하에서 녹은 물을 비롯해 재스퍼국립공원 일원의 산봉에서 발원한 빙하수가 오랜 세월 흘러내리는 사이 침식되어 형성된 폭포다. 수직폭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규모는 작지만 웅장하고 아름다워 ‘리틀 나이아가라’란 별명을 지니고 있다. 재스퍼와 컬럼비아 아이스필드를 잇는 도로변에 위치해 늘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멀린레이크로드
멀린레이크로드(Maligne Lake Road)는 다양한 동식물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따라서 차량 이동 중 곰, 옐크, 산양 등 여러 종류의 동물을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때문에 운행 중 동물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늘 전방을 주시해야 하고 동물을 발견했을 때는 차를 한쪽 차선에 붙이고 차에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켜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야생동물이 사람이 주는 음식물에 익숙해지면 공격적으로 변해 사람에게 덤빌 수 있으므로 음식물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 글 한필석 부장ㅣ사진 정정현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