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2024.5.16.목
■코스: 의성군 가음면.춘
산면 한티재-매봉산-두마
재 갈림길-직진-갈림길-직
진-전망바위 암릉-안부-복
두산-좌틀-전망바위-우틀-너럭바위-우틀-복두산(고사리군락지)-우틀-빙계온천 갈림길 안부-우틀-356
봉-빙계계곡-무지개다리-빙혈-좌틀
■구간거리/평균속도: 9.02KM/1.7KM
■동반자: 43명
■차기 산행지
○5.30(목): 정기산행/경남 창원시 불모산(801M)-굴암산(662M)-신안계곡-성흥계곡 피서 코스(굴암산:
블랙야크 100+명산 인증)
○6.6(목): 정기산행/대구광역시 군위군 무시봉-아미산(737M)-방가산-장곡자연휴양림 피서 코스(아미산:
블랙야크 100+명산 인증)
○6.15(토): 특별번개 산행/강원도 노추산(1,342M)-아리랑산-오장폭포 피서 코스(노추산: 블랙야크 100+명산 인증)
○6.20(목): 정기산행/전남 신안군 비금도 덕산(떡매산,81M) + 도초도 큰산(265.7M)+수국공원 축제 트레킹
○7.4(목): 정기산행/대전광역시 계룡산(846M) 신선봉-삼불봉-관음봉-연천봉-신원사계곡 피서 코스(관음봉: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
○7.18(목): 정기산행/전남 광양시 구시폭포-어치계곡-백운산 상봉(1,222.2M)-신선대 피서 코스(백운산: 블랙
야크 100대 명산 인증)
○9.23~27(월~금, 잠정): 베트남 사파 해외 트레킹(3박5일), 사파-판시판산은 인도차이나반도 최고봉(3,143M)
***세계 최장 케이블카(6,293M) 타고 갑니다(판시판산 정상 부근 100여M만 트레킹)
○10.12(토): 특별번개 산행/전라남도 진도군 대마도 섬 트레킹: 블랙야크 섬&산100+ 인증
○10.16~18(수~금,2박3일): 양주 불곡산-포천 광릉수목원-파주 감악산 출렁다리-임진각-판문점-도라산역-제3
땅굴 등 안보 관광 및 인천 차이나타운-아산 지중해 마을 경유
○10.24~25(목~금,무박2일): 특별번개 산행/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연평도 트레킹(블랙야크 섬&산 100+ 인증)
○11.16(토): 특별번개 산행/경기도 주금산(813.6M)-종자산(642M): 블랙야크 100+명산 2곳 인증
○11.30(토): 특별번개 산행/경기도 천마산(812M): 블랙야크 100+명산 인증
■후기: 오늘 산행은 광주 산악회 최초로 탐방에 나선 경북 의성군 춘산면 소재의 선암산-복두산-북두산 코스였다. 대
동리경로당 앞에서 오르는 선암산 코스를 택한 A코스 팀원이 전체 참가자의 40%인 17명이나 되었다. 나는 지난 3
월말 제주도 2박4일 특별 테마산행을 다녀온 다음날 아침, 기상하며 재수없이 발생한 허리 통증이 한달 넘게 미미하
게 지속되었지만, 통증이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을만큼 견딜만해서 A코스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대신에 B코스인
한티재로 올랐다. 처음 가보는 코스라 산길이 거칠지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예상외로 등로는 잘 관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정표도 나름 잘 되어 있는데다, 매봉산 근처에는 슬랩 구간과 전망대가 있어서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도 있
었다. 마침내 복두산 정상에 다다르자 봉우리가 두개였는데, 고지상으로는 두번째가 진짜 복두산인듯 했는데 점심
때가 되어, 이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많은 회원들이 둘러앉아 점심 밥을 맛나게 함께 나누어 먹고, 잔여 구간 산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아뿔사! 그때 벌써 A코스 팀원 중에서 울 산악회의 가장 준족이라고 평가받는, 얀고니님이 놀라운
속도로 달려 왔는지 우리 앞에 나타나 깜짝 놀랐다. 얀고니님은 타 산악회에서도 나랑 자주 동행하지만, 나는 감히
범접할 수 조차 없는 분으로 어지간한 산은 시속 4KM 이상을 주파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대단한 주력이라
서 뭇산객들의 부러움의 대상임과 동시에, 나의 우상이나 다름없다.
각설하고, 오늘 따라 태풍급의 강한 바람이 분다는 예보 속에 실제로 강한 바람이 몰아치는데다, 연속되는 우거진
나무 그늘 속을 거니노라니 아주 선선한 가운데, 산 타기는 매우 쾌적하여 상쾌한 기분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룰
루랄라 다들 적당한 스피드를 내며, 세번째 봉우리인 북두산 정상인 고사리밭 군락지에 다다르자 불탄 흔적이 역
력했는데, 불이 난 산에는 고사리가 많다더니 역시나 고사리 천지였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다들 고사리를 끊느라
재밌어 하기에, 나도 고사리를 끊으려 허리를 굽히는 순간, 허리에 무리가 가해졌는지 하필이면 나에게 갑작스럽
게 불행이 닥쳤는데, 극심한 허리 통증이 돌발하여 일어설 수도 앉을 수도 없이 한발짝도 내디딜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입에서 아이고 소리가 절로 연발되는 신음을 토하며 전전긍긍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급기야 여기서 부터 본격적인 하산길이 시작되었는데, 초입지인 한티재 부터 줄곧 비단길 같던 등로
가 느닷없이 돌변하여 급한 내리막에 산길도 희미해져서, 참을 수 없이 지속되는 허리 통증으로 큰 난관에 봉착했다.
119에 신고하여 내려와야 할 지경으로 컨디션은 더욱 악화되었지만, 신고한다고 구조요원들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
판국에, 일몰시간 전에 구조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 싯점으로 판단되어 오늘 동행한 회원님들한테 큰 민폐를 끼칠 우
려가 있어, 119 신고를 포기한채 앞에서는 득권형이 길잡이를 해주시고, 뒤에서는 울와이프와 박영옥 선배님의 발
맞춤과 격려속에, 극심한 통증을 견디며 하산하느라 도무지 속도를 낼 수가 없어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여 천신만고 끝에, 다행히 시간 내에 하산할 수 있어서 천우신조였다.
다시 말하면 몇시간 동안 내 앞뒤에서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산행을 포기한채, 큰 도움을 주신 득권형과 박영옥 선배
님과 울와이프에게 감사드린다.
돌이켜 보면, 나는 7년여 전에도 함양 칠선계곡 산행 중에 이유없이 옴싹달싹 못할 정도로 비슷한 증상이 발현되어
곤란한 경우가 있었지만, 그때는 몇시간의 고통과 신경주사를 처치받은 끝에 시나브로 치유되었는데, 오늘 통증은
그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극심해서 몹시 괴로웠다. 사실은 그제 화요일에 병원에서 X레이 검사 결과 뼈나 디스
크 문제가 아니라 신경통이나 근육통으로 예상된다며, 통증 클리닉에서 신경 주사를 맞으면 금새 증세가 호전될 거
라며 경과를 보자고 했는데, 한동안 휴식을 해도 모자랄 판에 오늘 같이 난이도가 다소 높은 산을 무거운 배낭을 메
고 탔으니, 증세가 호전되기는 커녕 통증이 급격히 악화된 걸 보면 압박 골절이나 뼈에 금이 간 걸로 예상되어, 자업
자득으로 자충수를 둔 꼴이되어 향후 예후가 걱정된다. 내일 병원에 들러 다시 진찰과 처치를 받아야겠다. 여러 회
원님들께 심려를 끼쳐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귀광길에는 조문국사적지에 들러 작약꽃을 관람했는데 꽃은 만개했으나, 그 규모가 여러 블로그에서 본 것과는 다
르게 대단위가 아니어서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대신 멋진 3층 목조 타워와 관람 루트 등을 멋지게 꾸며놓아 경덕왕
릉은 잘 조성 관리되고 있어서 볼만했지만, 나는 허리통증으로 그나마 관람을 포기하고 먼 발치에서 바라만 봐야
했다.
이윽고 모든 일정을 마치고 조문국사적지 박물관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뒷풀이를 하려고 상을 차리려는 찰라, 설상
가상으로 거듭된 시련이 닥쳤는데 모든 일에는 호사다마가 낀다더디, 머피의법칙인지 황당하게도 거래처에서 미나
리홍어회무침이 배달되지 않았다는 여총무의 당황스런 표정이 목격되었다. 결국은 앙꼬없는 찐빵처럼 코다리조림
만이 술 안주로 준비되어 한심한 술 상이 차려졌으니, 다들 먹는둥 마는둥 하는 분위기가 느껴져 허리 통증으로 죽
을 지경이었지만 내색도 못하고, 마치 내가 잘못한 양 좌불안석이라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사실 요
즘엔 뒷풀이를 매식하자니 산행분담금이 상승하여 회원님들께 그 부담을 전가하게 되기에, 어떻게 해서라도 부담
을 경감시키기 위해 자체 준비 메뉴를 성의껏 제공하려고 준비해 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요즘 들어 가장 큰 애로가
최근 TV등 언론 매체에 몰지각한 모 산악회가 휴게소 주차장 한가운데에서 술판을 벌인 꼴불견이 보도된 후로는,
하산지 주변이나 휴게소에서 끓여 먹는 취사는 말할 것도 없이 일반적인 뒤풀이가 매우 곤란하여, 이를 대체할 뒷
풀이 장소와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지만 마땅치가 않아 애로가 많기에, 결국은 매번 산행시 마다 뒷풀이 장소 선정
과 메뉴에 대한 가이드를 주는 내 책임이 더 큰 셈이다.
한편, 이날은 무엇이 단단히 꼬여 주문이 어찌된 일인지, 김치도 아침 조식 때 같은 다소 적은 양 만큼이 준비되어
반찬도 부족한데다, 결국은 술안주가 턱없이 부족한 꼴이되어 본의 아니게 회원님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려 몸둘 바
를 몰랐다. 따라서 마치 회비를 세이브하려는 얌체짓을 한 것처럼 비춰질까 봐, 입장이 매우 난처했다. 어쩔 수 없
이 차내에서 그간의 사정을 이실직고하고 여총무가 사과 방송을 했지만, 회원님들의 양해가 얼마나 있었을지는 알
수 없으니 참으로 난감했다.
다음부터는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배달처에 서로 믿고 구두로 주문하는 관행을 바꿔, 문자로 주문하고 주문 내
역을 전화로 재점검하는 것은 물론, 최소한 산행 전날 전화로 재 확인할 것을 여총무에게 다짐 받았다. 지난번 조식
배달 사고에 이어 두번째 실수였는데, 결과적으로 뒷풀이 술안주가 누락되어 오늘 광주산악회 최초로 탐방한 자부
심이, 한 순간에 무너진 자괴감이 몰려왔다.
부득이 회원님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재무님께 건의하여, 귀광 길에 동명휴게소에 들러 콘 아이스크림으로 보상
해 드렸지만, 언감생심!
울 산악회는 회장님과 나의 신조가 여타 산악회와는 다르게 미답지 산행지 선정과, 유명 산을 가더라도 식상한 코
스를 달리해서 안내하여 차별화 하고, 내 스스로가 타산악회를 많이 다니며 느낀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산행분
담금에 비해 형편없는 식사 제공에 불만을 가져온 터라서, 식사 대접 만큼은 적자가 나지않는 한 어느 산악회 보다
아낌없이 조식과 뒷풀이라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준비하여 제공해 온 터러, 고의가 아니었던 만큼 충심을 알아
주시기를 기대하며, 회원님들께 깊은 양해를 구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거의 만석으로 참여해 주신 회원님들께 다시금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한분의 낙오자가
없이 산행을 마무리하게끔 협조해 주셔서 무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