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69세로 삶을 마감한 분의 빈소를 찾으니 주변에서 “아홉수를 넘기지 못했다‘는 말이 들렸다. 다른 말로 표현을 해도 될 것을 왜 아홉수라고 했을까. 민속용어로 아홉수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아홉,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마흔아홉 따위와 같이 ’아홉‘이 든 수, 일반적으로 사내는 이 수의 나이를 꺼린다고 한다.
사내가 아홉수를 꺼리는 이유는 음양(陰陽)에서 아홉이 양이고 사내 역시 양으로 양과 양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2019년 12월2일자 어느 일간지에 ‘말러와 베토벤의 ’아홉 수‘란 제목의 글을 필요한 부분만 일부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작곡가가 교향곡을 작곡할 때 숫자 9를 넘어 작곡 할 수 없다는 일종의 미신이 있다. 작곡가 말러(1860~1911)는 쉰하나의 짧은 생을 마감할 때 까지 누구보다도 왕성하게 활동하여 한 개의 미완성 교향곡을 포함해 모두 열한 개의 교향곡을 남겼다.
베토벤도 교향곡9번 ‘합창’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교향곡을 작곡하지 못하고 죽었다. 물론 하이든과 모차르트처럼 9의 몇배수 교향곡을 쓴 작곡가도 있다. 하지만 슈베르트,멘델스존,슈만,브루크너,브람스,시벨리우스 등 유명 작곡가중 다수가 ‘마의 9번’을 넘지 못했다. 아홉 번째 교향곡으로 끝내거나 9번까지 이르지 못한 채 명을 달리했다. 밀러는 선배 작곡가들의 ‘저주’를 피하려고 8번 교향곡 이후 작곡한 교향곡을 9번대신 ‘대지의 노래’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홉을 뜻하는 한자어 九(아홉 구:2획)는 乙(새 을)이 부수(部首)이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많은 수’를 뜻하기도 한다. 십간(十干=天干)에서 乙은 음목(陰木)으로 수리(數理)는 九의 획수와 같다.
九의 글자모양을 사람의 팔꿈치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로 보는가 하면, 열(十)에서 하나가 빠진 수를 나타내기 위하여 ‘十’자의 가로획을 밑으로 구부려 쓴 모양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九는 부수 乙과 ‘丿(삐칠 별)’의 합자에 가까운 모양으로 ‘아홉(9)’이라는 수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겠다.
복희선천팔괘방위도(伏羲先天八卦方位圖)에서 남방(南方)은 건괘(乾卦:☰)로 수리(數理) 1이며 북방(北方) 수리8 곤괘(坤卦:☷)와 남북이 서로 마주하여 8+1=9이다. 그러나 문왕후천팔괘방위도(文王後天八卦方位圖)에서 九는 이괘(離卦:☲)로 남방(南方)이며, 북방의 감괘(坎卦:☵)와 9+1=10이다. 태극기(太極旗)의 건곤감리(乾坤坎離)는 복희선천팔괘방위도와 문왕후천팔괘방위도가 동서남북 사방(四方)에서 ‘十’자를 이루는 남북(南北)의 괘(卦) 바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9는 6,7,8,9,10의 하도성수(河圖成數)로 주역에서 양수(陽數)를 대표하며 천부경에서는 ‘大三合六生七八九’이다.
1에서 100까지 모두 25개의 소수(素數)가 나오는데 아래와 같다.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37, 41, 43, 47, 53, 59, 61, 67, 71
73, 79, 83, 89, 97.(총25수)
소수 2,3,5는 하도생수(河圖生數)에서 1과4가 빠진 수로 2+3+5=10이다. 1에서 100까지 그 안에 들어있는 25의 소수에서 아홉수에 해당되는 수는 19,29,59,79,89 다섯 수이다.
여덟 째 소수19에 하나를 더하면 20이고, 열째 소수29에 하나를 더하기를 하면 30이다. 20과 30의 자릿수 근은 2와3으로 2+3=5이다. 25는 구구표81방에서 중심수 5x5=25이며 천부경은 6과 짝으로 2x5=10이다. 즉, 구구표에서 25는 5x5=25이지만 2x5=10으로 아홉에 하나의 덧셈이며 하도의 중앙에 있는 다섯 점(◯◯◯◯◯)과 함께 위‧아래에서 열점(●●●●● ●●●●●)을 이루는 5‧10중토(中土)이다.
九의 부수 乙은 십간에서 木(나무 목)이라면 乙과 비슷한 己(몸 기)는 여섯째 천간으로 음토(陰土)이다.
己와 같은 부수에 같은 획수3과 닮은 글자 巳(뱀 사)는 여섯째 지지(地支=十二支)로 오행(五行)은 火(불 화)이다. 여기서 乙은 천간에서 木으로 수리2로 음(陰)이며 己나 巳역시 음으로 6이다. 그 6은 주역에서 음수(陰數)를 대표하고, 거꾸로 보면 9가된다.
6과9는 천지인1,2,3에서 사람을 나타내는 3에 3을 더하기를 하면 6(3+3)이고, 6에 3을 더하기를 하면9(6+3)로 3‧6‧9이다. 따라서 19,29,39 등의 아홉수를 꺼린다거나 교향곡도 마찬가지로 ‘마의 9번’이라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다. 이것은 하도성수 7,8,9에서 9를 완성(完成)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