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03 (수)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박정희 소환·부동산 사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월 2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통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부동산·민생 문제에 사과하는 등 시작부터 문재인 정부와 다른 '이재명 정부'를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KSPO) 돔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제20대 대선 선대위' 출범식에서 "문재인 정부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역시 온전히 저의 몫"이라며 "같은 뿌리 민주당에서 나올 이재명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가 쌓아온 토대 위에 잘못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해 청출어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를 모두 7번이나 언급하면서 자신만의 색깔 내기에 나섰다. 그는 1호 공약으로 자신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 대신 '성장의 회복'을 꼽는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중도·보수층을 향한 포섭 메시지를 냈다. 이재명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다짐했다.
대선 최대 쟁점으로 '부동산'을 꼽은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오명을 없애겠다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와 함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부동산 위기를 대한민국 대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며 "높은 집값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께 너무 많은 고통과 좌절을 드렸다.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당장 이번 정기국회에서 Δ개발이익환수제 강화 Δ분양가상한제 등 제도개혁 약속과 함께 집권 후에는 최우선으로 '강력하고 대대적인 부동산 대개혁'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문제와 함께 민생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 목소리를 내며 '구태 정쟁 정치'를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치는 오직 국민, 오직 민생이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국민의 먹고사는 의제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저희부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 그동안 민주정부와 민주당 잘한 것도 많지만, 민생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책임 의식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며 "더 새롭고 더 유능한 4기 민주 정부, 변화되고 혁신된 '이재명 정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굳건한 용기와 결단력, 강력한 추진력을 꼽으며 "국민이 명하는 일은 반드시 해내겠다. 새 길을 내며 가시밭길에 찢기더라도 국민이 걸을 길은 꽃길로 만들겠다"며 "국민이 대통령과 정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치가 국민과 나라를 걱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1타 강사' 원희룡 43km 도보투쟁
국민의힘 대권주자로서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임해온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1월 2일 성남시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약 43㎞를 도보 행진하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검은 점퍼에 백팩을 멘 원희룡 전 지사는 이날 오전 7시께부터 대장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몸의 앞뒤로 '특검하라'는 문구가 적힌 천을 걸쳤다.
원희룡 전 지사는 출발에 앞서 "비리를 저지른 '떼도둑'을 대장동의 거대한 무덤 속에 파묻어버리고, 내 집 마련의 꿈이 다시 살아나는 정상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이 함께 일어나주시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걷기 시작한 원희룡 전 지사는 오전 8시께 백현동의 한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대장동 개발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4단계 상향 용도변경'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원희룡 전 지사는 백현동 아파트를 둘러싸고 최대 50m 높이로 조성된 옹벽을 김은혜 의원과 함께 올랐다. 김은혜 의원은 백현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그는 "(옹벽을) '재명 산성'이라고 이름을 붙이겠다"며 "이재명의 비리 현장이다. 성지 순례가 아닌 '명지 순례' 2코스"라고 말했다. 걸으면서 틈틈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 때는 이런 일이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고, 원희룡 전 지사는 "국민이 깨어 일어나야 한다"고 답하며 주먹 악수를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를 거쳐 성남시청에 이른 원희룡 전 지사는 "대장동 8천억원과 백현동 4천억원 수익 몰아주기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개입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며 "성남시의 가장 큰 이권 사업이 시장 뜻에 반하고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장동 비리와 '재명 산성'을 쌓은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며 "이 후보가 갈 곳은 구치소"라고 맹비난했다.
원희룡 전 지사는 막바지 경선 소회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야당 후보는 누구의 코치도 없이 4개월간 이재명 후보와 장기전을 치러야 한다"며 "(대선까지) 4개월 동안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올가미에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지사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1인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후 9시 30분께 청와대 사랑채에서 도보 투쟁을 마친다.
생활물가 상승률 10년만에 최고… 금리까지 급등, 서민부담 가중
살림살이와 직결된 생필품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 생활물가 10년 2개월만에 최대 상승
11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2월(3.0%) 이후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다. 서민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생활물가지수는 4.6% 급등했다. 2011년 8월(5.2%)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식품이 2.1%, 식품 이외가 6.1% 각각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 석유류 13년 만에 최대 상승… 전세도 근 4년만에 가장 크게 올라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27.3% 뛰어올라 2008년 8월(27.8%) 이후 13년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26.5%), 경유(30.7%), 자동차용 LPG(27.2%)가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다. 막걸리(17.5%) 역시 최근 쌀값 상승의 여파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외 빵(6.0%), 떡(7.0%), 햄·베이컨(7.6%)을 비롯한 가공식품 가격이 3.1% 상승했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4.3%) 상승률은 2012년 2월(4.7%) 이후 9년 8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식품의 경우 농·수산물 가격 오름세는 다소 둔화했으나 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돼지고기가 12.2%, 국산 쇠고기가 9.0%씩 올랐고, 지난달 원/달러 환율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 쇠고기 가격이 17.7% 급등했다. 계란 가격은 1년 전보다 33.4% 올라 올해 1월(15.2%)부터 열 달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축산물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지난해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서비스 가격도 3.2% 올랐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2.7% 상승했는데, 특히 외식 물가가 3.2% 뛰어올랐다. 구내식당 식사비가 4.3%, 생선회(외식) 가격이 8.8%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집세는 1년 전보다 1.8% 올랐다. 특히 전세 상승률은 2.5%로 2017년 11월(2.6%)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공공서비스의 경우 5.4% 급등해 2001년 10월(5.4%) 이후 2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으나, 상승분의 대부분은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 정부, 유류·김장 등 생활물가 안정에 총력
정부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0.7%포인트)를 제외할 경우 9월(2.5%)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기저효과가 소멸하는 11월에도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비롯한 불안 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다. 더구나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 조치가 시작되며 늘어난 외부 활동 수요가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서민 체감도가 높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달 11월 12일부터 전체 주유소의 19.2%를 차지하는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에서 유류세 인하분을 최대한 즉시 가격에 반영하도록 한다. 유류세 인하분이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될 경우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4원, 경유 116원, LPG부탄은 40원씩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가스요금에 반영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관세율도 0%로 낮추고, 12월부터 상업용·발전용 가스요금에 관세 인하분을 반영한다.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하순부터 12월 상순까지는 배추·무·고추·마늘 등 김장 채소 공급 확대에 나선다. 내달 중 계란 공판장 2개소를 개설하는 등 계란 가격 체계 투명화도 추진한다.
◇ 하루 0.2%p '쑥' 불붙은 금리… 서민들 난감
물가 이외에 금리도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단 하루 만에 0.2%포인트(p)나 뛸 정도로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달 11월 1일 기준 A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3.68∼4.68%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금리(3.47∼4.47%)와 비교해 불과 하루 사이 상단과 하단이 모두 0.21%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고 수준은 이미 5%대 중반에 이르렀다.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있으며 한국은행이 이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 안정이 주요 정책 목표 중 하나인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상대로 이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또 올라 그 영향까지 시장금리에 반영되면, 대출 금리 상단은 연말께 6%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 모(52)씨는 "물가와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가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올라가지 않는 월급으로 물가와 금리 상승기를 어떻게 견딜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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