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수중찌 사용법이다. 예전에는 가벼운 채비를 멀리 던지기 위해 수중찌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것은 수중찌 본래의 사용법에서 벗어난 것이다. 채비를 멀리 던지고 싶다면 원투찌를 달면 되지 굳이 수중찌를 달 필요는 없다.
수중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럼 수중찌를 사용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해 밑채비의 표면적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다. 밑채비의 표면적이 클수록 물의 저항을 많이 받는다. 이렇게 되면 조류를 타는 능력이 향상된다. 조류를 타는 능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바람에 지지 않고 노리는 포인트까지 채비를 흘릴 수 있다. 바람이 강할 때 가벼운 채비를 쓰면, 채비를 원하는대로 흘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찌매듭의 위치로 보아 낚싯대 길이(5.3∼5.4m)만큼 되는 곳까지 채비가 내려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3m 정도 밖에 내려가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것은 바람에 밀린 원줄이 채비를 끌어 당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돼서는 꾼이 의도하는 대로 낚시를 할 수가 없다.
바람이 세서 무거운 채비를 사용하고 싶지만 벵에돔의 활성도가 낮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벵에돔의 활성도가 낮을 때는 가벼운 채비가 단연 유리하다. 하지만 채비를 원하는 수심층까지 내려가게 하지 못하면 아무리 가볍고 예민한 채비라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어느쪽에 우선권을 줘야할까. 정답은 무거운 채비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다.
벵에돔 채비에서 ‘무거운 채비’라 하면 그 의미가 매우 광범위하다. 저부력찌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벵에돔낚시에서는 4B정도만 돼도 무거운 채비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벵에돔이 깊은 수심에서 머물 뿐 도무지 떠오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1호나 1.5호 찌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이정도의 고부력찌를 사용해도 원줄이 바람에 밀려 채비가 가라앉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가운데 어떤 경우든 확실한 것은 수중찌를 사용하면 봉돌을 사용할 때보다 채비가 바람에 밀리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수중찌가 단순히 자체의 침력으로 찌의 부력을 상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넓은 표면적에 조류를 받기 때문에 생기는 이득이다. 이는 수중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입질 파악을 도와준다
입질이 약할 때도 수중찌는 큰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입질이 약할 때는 목줄을 길게 해 조류에 밀리는 부분을 많게하는 방법을 많이 쓴다. 목줄 역시 조류를 받기 때문에 길이가 길수록 채비 전체를 팽팽하게 만들어 입질을 선명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이럴 때 유효한 방법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수중찌를 사용하는 것이다.
바람이 불고 조류가 잘 흐르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럴 때는 B봉돌 두 개 정도는 사용해야 밑채비를 원하는대로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B수중찌 한개와 B봉돌 한개를 달면 더욱 확실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목줄에 좁쌀봉돌을 달면 채비가 당겨지며, 채비가 당겨지므로 조류를 잘 받는다. 여기에 더해 수중찌를 사용하면 좁쌀봉돌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매우 많은 조류를 받는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B봉돌 두 개를 사용했을 때보다 채비를 당겨주는 힘이 커진다. 채비를 당기는 힘이 크다는 것은 바람을 비롯한 외부조건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의미이며, 또 입질이 찌에 빠르게 전달된다는 의미다. 이것이 수중찌의 역할이다.
작은 수중찌는 효과가 적다
낚시터에서 자주 목격하는 사례 가운데 큰 어신찌에 작은 수중찌를 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선택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수중찌가 작으면 조류를 받아 채비를 당겨주는 힘이 약하므로 채비가 비스듬히 흐르지 않는다. 이렇게 돼서는 수중찌를 쓰는 의미가 없다. 이보다는 차라리 작은 어신찌에 큰 수중찌를 선택하는게 훨씬 효과적이다.
작은 수중찌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감도 문제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벵에돔의 활성도가 아주 낮아 입질이 약은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수중찌의 크기로 인한 감도 차이는 그렇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감도 문제가 그렇게 마음에 걸린다면 수중찌를 아예 달지 않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울 것이다. 감도란 벵에돔의 입질이 왔을 때의 문제다. 아무리 감도가 좋은 채비라도 입질이 없으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감도가 좋으면서 입질을 받을 수 없는 채비보다는, 감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입질을 받을 수 있는 채비가 더 좋다. 큰 수중찌는 조류를 잘 받기 때문에 작은 수중찌보다 이런 면에서 더 유리하다.
그러나 너무 무거운 수중찌는 봉돌과 마찬가지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무거운 수중찌로 인해 채비가 수직에 가까운 상태로 흐르면 비스듬히 흐를 때에 비해 입질이 나빠진다. 수중찌는 어디까지나 조류를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봉돌이 아니란 점을 알아야 한다.
첫댓글 많은지식을 주셔서 감사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