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 불법파견 현안이 여소야대 구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오른다.
9일 노동계에 따르면 국회 환노위는 오는 15일 부산·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다.
이날 국감장에는 김억조 현대차 부회장, 대법원으로부터 ‘2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 근로자는 현대차의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이끌어낸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 출신 최병승씨,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인 울산비정규직지회 박현제 지회장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번 국감은 ‘비정규직 국감’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우선 환노위 위원 구성부터가 여야 7대 8의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인데다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친노 인사가 대거 포진해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진보적 성향의 비정규직 전문가로 평가받아온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재벌 저격수’로 꼽혀온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표적 사례다.
더구나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비정규직 해법 찾기를 제1당론으로 정하는 등 비정규직 껴안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야당이 핵심 증인으로 요구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여당의 반대로 명단에서 빠지자 부실국감을 우려하며 김 샌 표정이 역력하다.
정기국회가 열리면 현대차 사내하청 불법파견 청문회를 열어 비정규직 해법을 찾겠다며 큰 소리 치던 야당의 구호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금속노조는 10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탕식 형식적 국감 중단을 촉구하기로 했다. 기자회견에는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문용문 현대차노조위원장, 배재정 기아차노조위원장, 현대차 울산·아산·전주공장 비정규직 3지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현안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의 의제로 채택할 것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증인으로 추가 채택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또 이달 27일에는 서울역 앞에서 비정규직 없는 일터·사회 만들기 10만 촛불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연말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의 눈치보기식 노동자 껴안기 경쟁으로 노동계의 기대심리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개별기업의 노사문제에 과잉간섭하려 한다는 거다.
반면 금속노조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인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문제가 대법원 최종판결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국회는 법원 판결을 무시한 현대차그룹에 대한 위법을 엄중히 물어야 하며, 직무유기 하고 있는 노동부에 대한 엄격한 감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