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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답사 - 인제 아침가리 |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땅, 삼둔사가리의 중심으로 손바닥으로도 하늘이 가려질 만큼 작은 공간, 20여km에 이르는 계곡에는 팔뚝만한 열목어가 노닐고 인적이 드문 탓에 동물들의 천국이 되는 곳, 아침가리는 우리 땅의 진정한 참 멋이 살아 숨쉬는 그런 곳이다.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는 "삼둔 사가리"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지소를 기록하고 있는데,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이란 뜻으로, 전하는 말에는 피난굴이 있어 잠시 난을 피했다 정착했다는데 서 유래된 곳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피난굴은 찾을 수 없고 세 곳의 삼둔과 네 곳의 사가리만이 남아 있는데, 삼둔은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곁가리로 예로부터 인정하는 오지 속의 오지들이다. 이러한 피난지소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다름 아닌 지형지세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대부분이 1천m가 넘는 고봉들로 둘러싸여 과연 이런데서 사람이 살았을까 할 정도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험준한 곳들인 것이다. 그러나 그곳으로 찾아가는 길목이 그럴 뿐 일단 마을로 들어가면 다르다. 신기하게도 그곳들은 대부분 안락의자를 연상케 하는 아늑함과 함께 널따란 공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마을 앞으로는 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계곡을 끼고 있고 알맞을 만큼의 농토도 있어 세상을 등져야 할 사연을 가진 이들이 정착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아침 한나절 잠시 비취는 햇살도 소중한 땅 이제 그 삼둔사가리의 중심이요 오지 속의 오지로 불리는 아침가리로 들어가 보자. 한자로는 조경동(朝耕洞) 풀어 쓰면 아침가리가 되는데, 높은 산봉우리들에 가려 아침 한나절에만 잠깐 비춰지는 햇살에 밭을 간다 하여 붙여진 마을 지명 그대로 산세가 험하고 한나절이면 밭을 다 갈 수 있을 정도로 농토가 협소하다는 뜻이다. 모두 두 가구가 사는 아침가리에는 전기나 전화도 없는 문명과는 동떨어진 원시의 세계나 다름없는데, 무성한 잡초와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모습은 그 옛날 20여가구가 살았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지만 낙엽송 숲을 울타리 삼은 옛 분교만이 마을의 흔적을 얘기해 준다. 10여년 전 폐교된 분교를 수리해 이곳에 정착한 송씨 아저씨, 털보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산사람 그대로의 모습이다. 찾아온 나그네를 반기는 그만의 방법이 있는데, 반가움의 표시인 듯 새봄에 채취한 50여가지의 여린 약초들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주를 권하는 것이다. 항상 사람이 그리운 오지 사람들의 찾아오는 이를 반겨주는 정표가 아닐까. 원시림과 어우러진 조경동계곡의 청정옥수 기린면 방동리에서 두시간은 족히 걸어야 만나는 폐교된 조경분교는 텔레비젼 드라마의 셋트장을 연상케 하는 목조 건물로 학생은 없지만 분교에서 생활하는 털보아저씨(일명) 덕분에 보존상태가 양호해 금방이라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손바닥만한 운동장과 교실 한 칸이 전부지만 아침가리에서 가장 넓은 공간으로 여름 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놀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잠시 그려본다. 마을 앞을 휘돌아 흐르는 조경동계곡에는 1급수에만 산다는 열목어과 수달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는데, 햇살에 비취는 투명한 계곡 물은 그냥 떠서 마셔도 좋을 만큼 맑다. 피서철이면 몰려드는 인파로 오염되지 않은 곳이 없다지만 조경동계곡이 아직까지 청정옥수가 콸콸 쏟 아지는 원시의 상태로 남아있는 것은 전기도 전화도 없고 걸어서 가지 않으면 갈 수 없는 오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최대 야생화 군락지 구룡덕봉 아침가리에서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오르면 홍천군 내면 월둔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인 명지가리. 주민들만이 간간이 찾는 명지가리 약수가 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 임도를 따르면 국내 최대 야생화 군락지인 구룡덕봉으로, 봄이면 수만 평에 이르는 초원에 야생화가 만발해 주변의 빽빽한 원시림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아침가리를 찾아가는 길은 기린면 방동리와 홍천군 내면 방향 단 두 길이지만 어느 방향으로 길목을 잡든 청정계곡과 만날 수 있고 시간도 비슷하다. 열목어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천렵이나 낚시는 절대금지, 계곡에서의 취사도 안된다. 물론 민박도 없다. 분교의 털보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야영하며 하룻밤 묵는다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특별히 볼거리는 없지만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향긋한 흙내음을 맡을 수 있어 더욱 좋은 곳이 아침가리다. <주변볼거리> ○ 방태산 깃대봉(1,435.6m) 구룡덕봉(1,3 88.4m)을 거느린 1,443.7m의 고봉. 1997년 방태산 자연휴양림이 문을 열면서부터 알려졌다. 원시림과 청정계곡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돼 있고, 보기보다 완경사라 도전해 볼 만하다. 정상에는 드넓은 초원지대, 구룡덕봉-개인산 코스나, 깃대봉-개인약수-개인동 크스도 있으나 교통이 열악한 오지라 하루코스로는 어렵다. 대부분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거나 대골을 거쳐 적가리골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으로 휴양림에서 정상까지는 약 3시간 거리. MEMO :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먹거리라면 강원도 토속음식인 막국수가 아닐까. 방동리 오류동 막국수(033-461-1948)는 순메밀로 만든 면발이 부드럽고 쪽깃쫄깃해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집이다. ○ 방동약수 300년 전 심마니의 꿈에 나타난 백발노인이 일러준 곳에서 산삼을 캐고 그 자리에서 솟아난 샘물이 있었으니, 바로 지금의 방동약수다. 전설만큼이나 만병통치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병을 치유하기 위한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탄산약수로 엄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약수터 주변은 오가는 길목의 쉼터. 약수터 언덕빼기에 자리한 약수암 암자의 목탁소리와 계곡의 물 흐 르는 소리는 바쁘기만 한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가라않히기에 좋은 곳이다. ○ 내린천 오대산과 계방산에서 발원한 계방천과 자운천이 만나 살둔계곡과 미산계곡을 이루고 다시 방태산에서 발원한 방태천을 받아들여 기린면 현리에서 인제 합강까지를 내린천이라 부르는데, 래프팅 명소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내린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래프팅을 시도한 곳이기도 한데, 급류가 잘 형성되 있어 자연미와 어울린 스릴과 묘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궁동유원지에서 하추리-원대리-밤골까지 이어지는 약 15km, 4시간 코스가 가장 일반적. 내린천은 여름철이면 형형색색 보트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여름의 내린천보다 진달래, 산벗꽃, 개나리가 만발한 봄과 울긋불긋 단풍과 짙푸른 물빛이 어울린 가을, 계곡의 바위마다 순백의 흰 눈이 뒤덮인 겨울의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분위기가 더 좋다. ○ 설피밭 눈길을 걸을 때 신발 바닥에 대는, 칡이나 노로 넓적하게 만든 물건을 설피라고 한다. 점봉산 기슭 진동계곡 상류의 설피밭은 겨울이면 폭설로 외부와 고립되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심산 유곡을 자랑하던 이 마을도 양수댐 건설로 길 이 나면서 오염될 위기에 놓였다. 민박집도 많이 늘었다. 가는 길 : 진동2교에서 약 17Km ○ 인제 빙어축제 1998년 1월 31일 ~ 2월 1일, 소양호 부평 선착장에서 제1회 빙어축제가 열렸으며 앞으로 해마다 개최될 예정이다. 얼음판 위에서 빙어 낚시, 연날리기, 제기 차기, 설매 타기, 팽이 치기, 눈조각 전시회 등 한겨울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가는 길 : 신남에서 인제 쪽으로 약 4.5Km 지점에서 좌회전 문의 : 인제군청 경제관광과(0365 - 460 - 2122, 2224) ○ 남설악 한계령 남쪽의 점봉산 일원을 흔히 남설악이라고 한다. 오색약수와 온천, 주전골 등의 관광 명소를 품고 있는 이 절경지대는 피서지로 사랑받으며 가을 단풍도 아름답다. 가는 길 : 한계령에서 오색온천, 약수 입구까지 7,8Km 남짓 / 동서울 , 양양, 속초 등지에서 직행버스 운행 MEMO : 내린천 래프팅 033-461-5859, 띠앗머리 래프팅 031-253-2509 <먹 거 리> 남설악식당 산에서 채취한 각종 나물 위주로 다양한 식단을 내는데, 그 가운데 산채모듬 약수정식이 별미다. 철 따라 다양한 산나물과 석쇠에 구 운 더덕이 입맛을 돋우며, 오색약수로 지은 돌솥밥은 노릇노릇하니 일품이다. 오색약수 입구 / 주차 : 공용 주차장 이용 / 전화 : 033-672-3159, 3592 점봉산 가든 진동2교 인근 / 토종돼지 / 민박 겸업 / 전화 : 033-463-1858, 4556 점봉산쉼터 필례약수 입구에서 약 3Km / 산채정식, 비빔밥 / 033-463-1858, 8894 <찾아가는길> 6번 국도와 44번 국도를 갈아타고 양평, 홍천을 지나 인제까지 간다. 인제읍 합강 검문소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우회전하면 래프팅 명소인 내린천. 내린천 협곡을 따라 기린면 소재지 현리까지 간 다음 현리교 건너기전 좌회전하면 방동리. 방동약수 표지판을 따라 산비탈 고갯길을 따르면 아침가리 가는 길이다. 승용차는 통행불가, 걸어서는 두시간 거리다. 한적한 지방도로를 타고 싶다면 홍천-444번 도로-노천-어론 삼거리-56번 국도-용두안 삼거리-444번 도로-행치령-451번 도로-상남-31번 국도-현리-방동리.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코스, 거리는 약간 멀지만 강원도의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 펼쳐져 전혀 지루하지 않은 코스다. 자가운전 서울 : 6번 국도 - 양평 - 용두리 - 44번 국도 - 홍천 - 철정 - 451번 지방도 - 고석평 - 31번 국도 - 성남 - 현리교 - 진동2교 * 서울 동부 지역에서 약 165Km / 3시간 소요 부산 : 경부고속도로 - 금호 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 안동 교차로 - 제천 - 중앙고속도로 제천 교차로 - 만종 분기점 - 영동 고속도로 - 장평 - 속사 - 31번 국도 - 상남 - 현리교 - 진동2교 대구 : 중앙고속도로 - 안동교차로(이후 부산과 같음) 광주 : 호남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장평 - 속사 - 31번 국도 - 상남 - 현리교 - 진동2교 대전 : 경부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이후 광주와 같음) <쉴 곳> ○ 언덕위에 하얀집 진동계곡과 조경동계곡(아침가리계곡)이 만나는 진동리 갈터에 위치한 언덕위에 하얀집은 이름 그대로 언덕위에 위치한 그림 같은 집이다. 진동리 토박이나 다름 없는 주변 지역 안내도 받을 수 있고, 하얀집 10경을 자랑하는 주인장의 훈훈한 인심이 좋은 곳이다. 콘도식으로 취사도구를 갖추고 있으며, 방태산이나 아침가리 등 주변 관광지가 가깝다. 033-463-2161 ○ 방태산 자연휴양림 사람의 접근 을 거부라도 하듯 방태산 골짜기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가을 단풍이 멋들어진 적가리골 곳곳에 앉아 있는 통나무집들은 심신의 피로를 풀고자 하는 이들에겐 더 없이 좋은 곳. 가벼운 트레킹과 삼림욕을 즐길 수 있고, 한여름에도 5분 이상 발을 담그지 못할 만큼 오싹한 계곡물이 시원스럽다. 적가리골 휴양림 안에는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2단 폭포인 이폭포와 저폭포, 마당바위, 마당소 등 적가리골 원시림과 어울리는 비경이 숨어 있어 하룻밤 자고 나오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곳이다. 사전에 예약해야 하며, 현리에서 약 10km 거리에 있다. 033-463-8590 갈터 및 두무동 / 민박 다수 방태산 입구 / 황토방 왕솔농원(033-463-5947) / 진영농장(033-463-7397) <추천 트래킹 코스> 방동약수-아침가리-조경분교-명지거리-월둔 (약 20km, 5시간 소요) 양방향의 아침가리 길목은 트레킹 코스로 안성마춤. 홍천군 내면 월둔에서 아침가리를 지나 인제쪽 방동약수까지 5시간 거리의 만만치 않은 코스지만 오지트레킹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중의 하나다. 방동약수가 트레킹 기점으로 1시간 가량의 오르막이 힘 들지만 일단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길게 내리막이 펼쳐진다. 조경동계곡과 만나는 다리가 마을의 초입, 작은 다리를 건너면 유일한 민가인 사재봉 씨댁, 여기서 조경분교는 2km 가량으로 30분 거리다. 오솔길 양편으로 사람 키보다 훨씬 큰 버들가지가 늘어서 있어 계곡은 보이지 않는다. 낙엽송 숲으로 둘러싸인 낡은 목조건물이 폐교된 조경분교, 생김새 만큼이나 정이 넘쳐 흐르는 털보아저씨의 삶의 터전이다. 운동장이라야 부잣집 마당보다 작지만 그래도 마을에서 가장 넓은 공간. 계곡에서의 야영이나 취사를 금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장은 여름철 찾아오는 여행자들에겐 야영장으로 이용되고, 비라도 오는 날이면 두 칸짜리 교실은 안락한 방이 되는 그야말로 콘도보다 괜찮은 만능 숙박시설이 된다. 조경분교에서부터는 본격적인 계곡트레킹이 시작된다.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 덕분에 한여름에도 땀이 흐를 틈이 없다. 조경분교에서 고갯마루인 명지가리까지는 두시간 거리로 방태산 구룡덕봉과 월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곧바로 내리막길을 따르면 트레킹 종착지점인 홍천군 내면 광원리 월둔, 56번 국도와 만나는 곳이다. 조경동 다리에서 인제 진동 리 갈터에 이르는 8km 가량의 조경동계곡은 봄가을의 백패킹 코스로도 좋은 곳이다. * 본 테마여행정보는 오지여행가 최상석님이 제공하여 주신 글입니다.(www.ozikore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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