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주말 입니다
다들 잘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얼마전 친정 어머님 모시고 다녀온 라연을 소개하려 합니다
어릴적 추억도 생각나고
병원다녀와서 부쩍 기력이 없으신 어머님과
기분전환겸 라연을 예약했습니다
며칠전 예약했을때 풀예약이여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대기한 보람이 있었네요
결혼하기전엔 하얏트호텔, 신라호텔이 참 익숙하고
가장 정감가는 호텔이였는데
이번에 오랫만에 왔더니 코로나 때문인지
신라면세점의 타격때문인지
호텔 자체의 생기가 너무 없어서 깜짝 놀랬습니다
물런 다른 호텔도 타격이 있긴 하겠지만
유독 신라호텔은 뭔가 칙칙하고 초라해진 느낌이..
뭔가 너무 노후해버린 느낌이여서
마음이 좀
그렇더라구요..
추억이 새록새록
화려했던 신라의 달밤ㅎㅎ
23층 전망좋은 신라호텔
서비스 만큼은 아직도 최고네요
뭔가 대접받는 느낌
너무 오랫만에 와서 그런지
어머님과 옛날이야기 하며
먹었던 주전부리는 너무 맛나네요
말린 우엉튀김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바삭한 감칠맛~
깔끔해서 식사전에 너무 먹었네요
굴냉채
워낙 스타터 냉채류를 좋아하고
굴을 좋아하는데
살짝 뭐지 이런생각이 들었어요
간간하다고 말하기엔 너무 아무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비릿한 향만 남았습니다..
구절판
평범 했습니다
어딜가도 비슷한 맛이..
그래도 정갈한 셋팅한 담백함은 식욕 돋우기 제일 좋아요
도미냉채
사과 양파 새콤한 소스가 깔려있긴 했으나
전혀 도미의 육질을 감싸지 않고 맛이 따로 노는 느낌
식감은 그냥 물컹거리기만 하고..
개인적으로 전 절밥이나 베저테리안 음식
사찰음식도 좋아할 정도로 담백하고 건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건 무슨맛인지 전혀 기억도 안나네요,,
제일 실망한 메뉴였습니다.
얼마전 다녀온 롯데호텔의 깊은 버섯육수를 생각하고 먹어서 인지
너무 성의 없는 평범한 맛이였어요
안에 배추잎으로 싼 내용물들도 전혀 식감자체가 없고
성의없는 육수도 무맛..
대부분 전복요리는 어떤방식으로 요리해도 맛나는데
비쥬얼은 창의적이고 훌륭했지만
들깨소스의 느끼함만 남고
오히려 소스가 전복맛을 다 잡아먹은 느낌..
거기에 씁쓸한 뒷맛이 ..너무 불편했어요
어머님도 입맛에 안맞으시는지
안드시더라구요
정말 전형적인 떡갈비조차 퍼석한 맛
등심구이 먹을때 까지
너무 실망스러워서
살짝 화가 났었는데
등심구이 만큼은
실망스럽지 않았어요
등심구이야 최상의 소고기 부위로 요리를 한다면
크게 실망할 요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앞전에 먹었던 메뉴들을 생각하면 ㅠ
돈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등심구이 만큼은 최고였어요
오히려 몇가지 메뉴빼고 등심구이를 좀더 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정도로..
롯데호텔은 모든 메뉴들이 다 맛있었는데
소고기 등심요리가 좀 아쉬웠거든요
라연은 소고기 등심이 그나마 좋았어요
육식파도 아닌데 이날은 뭔가 먹는내내 본전 생각에
어머님께도 좀 죄송하고..
굴을 정말 좋아하는 어머님과 저이지만
거의 먹지 못하고 남겼네요
식사와 함께 나왔던 동치미
제가 따로 찍은건 이 동치미 맛을 잊을수가 없네요
어머님과 전 이 동치미를 몇번이나 먹었는지 ㅎㅎ
여기와서 동치미가 맛있게 느껴지다니,,
참 씁씁한 저녁이였습니다
유자맛 케이크와 생크림 디저트
라연의 정갈하고 단아한 컨셉을 잘나타낸 디저트
맛은 괜찬았어요
곶감과 백설기
정식당의 디저트가 그리워지는 ㅎㅎ
그냥 좀 성의 없는 후식
어머님과 저는 식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이 참 서운하고 씁씁한 느낌이였어요
호텔을 들어왔을때부터 뭔가 디벨롭되지 못한
외관과 그 누군가가 정성들여 이 신라호텔을 애정 어리게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라연에서 조차도 너무 느껴져서..
아무리 건강한 음식과 식재료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탁월한 미각을 갖춘 사람들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먹었을때
그 맛과 정성은 느껴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느낌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신라호텔의 정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호텔이라
어릴적부터 신라호텔에 대한 자부심과 프라이드가
좀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이였네요
최근에 워낙 좋은 미슐랭 한식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정식당, 밍글스,권숙수 등)들이 있긴 하지만
이 돈을주고 여기와서 먹을땐..
그 기대치가 있잖아요
무맛의 일관성은 있었네요 ㅎㅎ
조화로운 풍미, 창의적 개성은 없어도 그래도
일반인들이 먹었을때 와 하는 그런 느낌이요
비교하는건 아니지만
전 개인적으로 롯데호텔이
훨씬 더 감동스러운 식사였던것 같아요
여기 신라호텔에 남편과 오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같이 왔으면 싸우고 집에가서 또 라면 끓일뻔 했어요 ㅋㅋ
너무 큰기대는 안하고 가시길 바래요
제가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걸까요..
예전의 신라호텔의 영광과 프라이드
그리고 발전된 신라호텔이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