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모털엔진
쪽수 : 435쪽(누적 쪽수 : 2577쪽)
책에 대한 감상
요새 몇년간 일본소설만 읽어왔고, 최근에는 고전을 읽기로 마음먹어서 몇권의 고전을 읽어보기도했다.
하지만 고전은 몇몇 작품 빼고는 너무나도 재미가 없기에 그만두었다.
복잡하고 지루한 문장구조야말로 자신의 작품을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도무지 고전에서 쓰는 문체는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장르를 읽을지 제법 고민한 끝에 내가 책을 좋아핳게 된 계기인 판타지 소설을 읽기로 결정했다.
난 재밋는책이 빨리 끝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언제나 무의식중에 시리즈 물을 골랐고,
10년간 다닌 도서관에서 조건에 맞는 읽지 않은 판타지 소설을 찾느라 고생을 했다.
그리고 난뒤에 찾은게 바로 이 '견인도시 연대기' 시리즈의 1권인 '모털 엔진'이었다.
내가 읽고자 했던 장르와 방향성은 달랐지만,
도시에 바퀴를 달고 움직여 다른 도시들을 사냥하며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도시 진화론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는 굉장히 재밌어보였고, 실제로도 재밌었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때 나는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법칙을 기억해냈다.
시리즈가 길수록, 세계관이 장대하고 독창적일수록 1권의 앞부분은
설명글의 형식이라 매우 지루하다는 것을.
하지만 이 지루함은 설명에서 오는 것이지, 책의 모든 문장에서 나오는 고전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감내하며 읽었다.
그리고 그게 곧 판타지, SF소설의 특징이다.
주인공인 톰 내츠워디는 '런던'이라는 도시의 고고학자 견습생이다.
그는 매일 자신의 도시를 침공하는 다른 나쁜 도시들을 무찌르는
[영웅이 되는 공상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날 자신의 우상인 밸런타인을 죽이려는 흉측한 얼굴의 '헤스터'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를 만나고 런던의 대음모를 저지하기위해 모험을 시작한다.]
줄거리는 대충 저렇다.
하지만 내가 집중한 부분은 역시 상황이나 장면 묘사였다.
단어의 적절한 선택과 그것들을 배치한 문장은 정말로 모든 장면을 생생하게 투영하는 것 같았따.
특히 후반부에 런던이 멸망하는 장면에서는 목소리, 효과음, 심지어 BGM까지 머리에 자동으로 깔려서 엄청 몰입해서 읽었다.
이 책은 주제, 내용 등 도 매우 훌륭하지만, 내가 잊고 있었던 예전의 책을 읽는 즐거움을 다시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만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3권도 얼른 읽어 보고싶다.
(ps. 이 책을 보는 내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