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故木은 옮겨 심지 않는다 / 정순준
평생을 한 자리에 서 있었기에
바람의 이름도
계절의 발자국도 몸으로 먼저 배웠다
수천 번 잎을 떨구며
꽃보다 지는 법을 먼저 익혔고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월을
껴안고 깊어졌다
누군가는 말한다
더 좋은 곳으로 옮겨 심어 주겠노라고
그러나 고목은 안다
삶은 높은 곳에 서는 일이 아니라
제 뿌리 내린 자리에서 끝내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임을
억센 껍질마다
견뎌낸 시간이 나이테로 살아 있고
마지막 잎 하나 흙으로 돌아갈 때 까지
한 생을 지켜낸 자리에서
숲의 그늘이 되어 조용히 생을 완성한다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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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공간
고목故木은 옮겨 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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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5
26.07.18 04:5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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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시 올려주셔서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