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은 문무대 가는 날이었다.
여학생이 있던 과는, 군대 비슷한데 간다고 꼴갑 떨고 난리였지만, 내가 있었던 축산과는 남자들 뿐이었다.
전날, 남자들끼리 술 퍼먹고 군대 간다고 머리를 빡빡 까고 잠이 들었다가 학교에 갔다.
학교 정문은 안개 속이었다. 구름 속의 정문을 통과 하려는데 탱크와 군인들이 있었다.
“야! 씹 새끼들아 집에 가! ”
영문을 몰랐다. 남한산성 문무대에 입소하기 위하여 머리 빡빡 깍고 왔는데 집에 가라니.
하숙집에 갔더니 박정희가 죽었다고 하숙집 아줌마가 말해줘서야 알았다.
그 놈 박정희가 죽은 거와 내가 문무대 가는 거와 무슨 상관이 있는 줄 몰랐다.
학교는 휴학을 하고 다음 해가 되어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요즘 영화로 나오는 ‘서울의 봄’ 이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데모 하다가 군대에 잡혀갔다.
육군에서 해군으로 갔다.
육군에서 괴롭히는 놈을 펬더니 해군으로 보내졌다.
그래서 해군 하사로 제대를 했다.
박정희는 나의 군대 생활을 개판으로 만들었다.
육군에서 나를 괴롭힌 것은 데모 하다가 왔다고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느닷없이 해군이라니.
나로서는 해군이 좋았다.
원 없이 바다에 들어가서 놀았으니까.
박정희는 죽어서 나를 도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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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