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상 최장수 드라마는 MBC에서 22년간 방영한 “전원일기”입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농촌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최고였습니다.
김회장(최불암)댁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시골마을의 이야기는 그 옛날 우리모두의 모습이 그대로 녹아져있었기에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입니다.
그런데 1992년,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불암이 14대 총선에 나와 당선된 게 아닙니까?
국회의원이 된 최불암은 더 이상 드라마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최불암이 국회로 간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국민을 대변해 열심히 입법을 만들고, 국정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전원일기 제작진은 재빨리 “김회장이 출장갔다”란 설정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한 주, 한 주 드라마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자, 다음과 같이 불평했습니다.
“아무리 국회의원이 됐어도 집구석은 들어와야 될 게 아냐?
바람났나? 집을 왜 안 들어오는 거야?”
그 당시 얼마나 노여워했는지 뉴스에도 이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요즘 외부활동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녔습니다.
그랬더니 무료급식 어르신들이 저에게 야단칩니다.
“아니, 집에 주인이 있어야지, 왜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야? 목사님이 없으면 주인 없는 집 같아, 너무 쓸쓸해. 앞으로 내 앞에 보여... 알았지?”
“어르신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집구석 잘 들어오고, 외박하지 않겠습니다. 집 잘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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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어떤 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직접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닌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용건은 간단했습니다.
“올해 집을 한 채 더 샀고, 대출금도 많다.
갑자기 세금이 많이 나왔다.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해주면 내년부터 열심히 후원하겠다.”
굉장히 급해보였지만 단숨에 cancel 했습니다.
“지금까지 후원 한 번을 안했으면서 발등에 불떨어지니까 내년부터 하겠다?”
내년이 되도 안 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해도 안 받을 것입니다.
불법과 손잡을 수 없습니다. 나중에 더 큰 사고가 날 게 분명합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원칙상 그래서도 안 됩니다.
저 쇠고랑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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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님께 잘 대접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선교헌금도 힘껏 해야한다고 들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을 다해 사역하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선교헌금을 하면 했지 받지는 못하겠습니다. 보답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지구 반대편에 쿠바란 나라가 있습니다.
전기도, 인터넷도 안 되는 최빈민국가입니다.
여기서 선교하는 선교사님이 있습니다.
정말 목숨 내놓고 힘겹게 사역하는 분입니다.
근데 이 분이 우리 급식소에 정기후원을 합니다.
뭐가 잘못 되도 크게 잘못된 것 같습니다.
후원금 받을 때마다 부끄럽고 송구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달리 먹었습니다.
지금 보내오는 후원금으로 무료급식 정성껏 하고,
하루빨리 건축하여 지금까지 받은 사랑 갑절로 갚겠다는 생각으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떳떳이 받고 기도하려고요.
“선교사님을 위해, 우리 건축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빨리 성장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힘들 때 사랑과 관심과 기도를 주신 분들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더열린교회 성전건축과 무료급식소 사무실 건축이 완공되었을 때, 당신이 베푼 사랑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평소의 행실이 미래의 축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