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소델로'가 남부지방을 강타한 19일, 미디어다음의 태풍 관련기사
의견게시판이 각 지역 네티즌간 실시간 기상 속보를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활용돼 화제다.
릴레이 태풍 속보는 집중 호우가 심했던 경남 지역 네티즌들이 먼저 시작했다. 이들은 오전부터 "부산 지역에 새벽부터 강풍을 동반한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울산 앞바다에도 성난 파도가 일고 있습니다"
등 시시각각 변하는 지역 기상소식을 연이어 올리기 시작했다. 아직 태풍의 영향권에 들지 않은 지역의 네티즌들은 "(이 곳은) 이상무!"라는
꼬릿말을 달았다. 오후 5시께 태풍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부산과 울산 지역의 '네티즌 기상 특파원'들은 "비바람이 멎고 무지개가 떴다"는
소식을 올리고 릴레이 속보를 마감했다.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각 지역 날씨를 실감나게 전달하자 이를 지켜보던 Daum이름 '좋은말' 님은 "각 지역에 대한 정보가 일기 예보보다
정확하고 빨라서 좋았다"며 "앞으로도 천재지변이나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 의견게시판이 훌륭한 실시간 정보 교환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약 1000여 건이 올라온 100자 릴레이 기상 속보.
네티즌들이 보여준 재치있는 '소델로' 특보를 간추려 보았다. 기사 보기
사투리로 듣는 태풍 속보
· 여긴 광주. 아따 거 머시기냐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구마이. 우리동네가 홀라당 날라가게 생겨부러쏘잉. 우짜쓰까잉. 불안해 죽겄네잉. 벼락맞아 뒤지는거 아닐랑가 몰겠네잉 (광주 님)
· 여긴 부산. 아따~~무슨 비가 이래 마이 오노?? 우산 어제 샀는데 또
뿌사졌네.. 덴당!! (내가낸데 님)
· 비가 사선보다 심하게 수평선으로 날아댕깁니다. 사람들도 하나 둘
디비지고… (울산특파원 님)
· 거기도 울산? 여기도 울산. 선암동 일대에 있습니다. 오바~ 여기 비
엄청 옵니다. 점심 먹으러 식당가는 길에 우산 다 디비졌습니다. (★홍마담★ 님)
· 네, 대구 북부 지방임돠~ 비 억수로 옵니다. 바람도 쪼매 불고 날씨
겁나 춥네예. 이상 대구라예~ 서울 나와주이소~ (대구 님)
· 여기는 서울. 이 좁은 나라 안에서도 이렇게 날씨 차이가 심하니 신기하군요. ㅎㅎ (날씨 쾌청 -_- 님)
· 여기는 여수임니다. 비 허벌나게 내리뿌네 아따~ 죽겄구마. 바람도
이빠시 불고 비도 왔다갔다 신나게 내리고. 암튼 시원하고 좋기는 한데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조그마한 소망이 있어부러요. (여수 님)
악몽같던 '루사'의 기억
· 작년 태풍 루사로 전국에서 가장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삼척. 언론에서
강릉 쪽만 비춰서 그렇지 삼척으로 통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두절돼, 일주일간 섬 아닌 섬에 살았다. 이번에 비 많이 오면 여긴 완전히 망한다.
(강원도 삼척에서 악몽 님)
· 항상 태풍 오면 농민들이 생각납니다. 농작물 때문에 밤잠 못자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실 텐데... 태풍이 비켜가기를... 농민 여러분 힘
내십시오. (trueseop 님)
· 2년 내내 수재민이 되어보니 이제는 지겹군요. 비가 그만 내렸으면
합니다. 제발.. (소망 님)
· 또 비상근무 합니다. 6월 5일부터 계속 쉴 시간도 없고, 말단 공무원은 정말 피곤해요. 하지만 국가 민족을 위한다면 이 한 목숨도 아깝지
않습니다. (심양호 님)
재치 익살 기상 속보 방송중!
· 비도 얼마 안 오는데 아직 초기 단계에서 그러나 봅니다. 예전 어렸을 적에 소 델로(데리러) 가다가 소한테 얻어 맞은 적이 있어서 이번 '소델로'는 조용히 피할까 합니다. (목포에서 아이씨 님)
· 전 지금 태풍에 휘말려 지리산 상공을 날아가고 있음. 지리산 꼭대기에 걸리는 건 아닐까 심히 걱정됩니다. (제주에서 제주도 님)
· 자취생이랍니다. 창문이 날아 갔습니다. 제가 날아갈 것 같습니다.
(구미에서 듁어간다 님)
· 마.창.진 (마산, 창원, 진해) 날씨 속보입니다. 지금시간 12시 35분 바람은 다소 약해진 듯하고 비가 세차게 퍼붓고 있습니다. 분당 맥주컵으로 3컵 정도의 양으로, 라면 1개에 필요한 물입니다. 마.창.진에 계시는
분은 비 피해가 없도록 사발면을 준비하시면 되겠습니다. 바람도 세차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컵라면이 날아가지 않도록 안전에 각별히 주의
바랍니다. (기상케스트 님)
· 사무실 창문사이로 비가 줄줄줄. 오늘은 야근해서 사무실을 지켜야겠습니다. 물론 사무실 뚜껑이 날아갔음 좋겠지만서도 ㅋㅋ (울산골짜기 님)
인생도 날씨와 같아...
· 올 여름은 비가 자주 온다나 어쩐다나. 햇볕정책이 폐기되고 태풍정책이 시작되고 있는가? 글쎄다. (땡볕 님)
· 부산 초량동 사무실. 요즘 정말 정치는 한심하고 경제는 위기이고 사회는 불안한데 날씨마저... 에구 태풍아! 진로를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바꾸어라! (한국유리 4층 님)
· 현재 시각 15시 30분. 집어 삼킬 듯 몰아치던 비바람 자고 언제 그랬냐는 듯 햇볕 나고 들판은 제 빛깔로 몸서리치는 오후. 인생도 그런건가
보네요. 아무리 고통스런 슬픔도 끝이 있겠지요. 힘내고 살아갑시다.
(제주 고산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