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 보아야 언덕 하나 없다, 솔나무 하나 떠는 풀잎 하나 없다.
해는 하늘 한 복판에 白金도가니처럼 끓고, 똥그란 바다는 이제 팽이처럼 돌아간다.
갈매기야, 갈매기야, 늬는 고양이 소리를 하는구나.
고양이가 이런데 살리야 있나, 늬는 어데서 났니? 목이야 히기도 히다. 나래도 히다, 발톱이 깨끗하다, 뛰는 고기를 문다.
힌물결이 치여들때 물구비가 나려 앉을때,
갈매기야, 갈매기야, 아는듯 모르는듯 늬는 생겨났지,
내사 검은 밤ㅅ비가 섬돌우에 울때 호롱ㅅ불앞에 났다더라.
내사 어머니도 있다, 아버지도 있다, 그이들은 머리가 히시다.
나는 허리가 가는 청년이라, 내홀로 사모한이도 있다, 대추나무꽃 피는 동네다 두고 왔단다.
갈매기야, 갈매기야, 늬는 목으로 물결을 감는다. 발톱으로 민다.
물속을 든다, 솟는다, 떠돈다, 모로 날은다.
늬는 쌀을 아니 먹어도 사나? 내손이사 짓부푸러졌다.
水平線우에 구름이 이상하다,돛폭에 바람이 이상하다.
팔뚝을 끼고 눈을 감었다, 바다의 외로움이 검은 넥타이 처럼 많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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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1928년 발표
은근슬쩍 끼어들기가 죄송합니다만.. 그래도 그제밤부터의 접속불가가 절 대단히도 미치게 만들더군요^^
역시 쉬어 갈곳은 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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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정지용-
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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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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