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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품실 스크랩 원피스 만들다
나무와 숲 추천 0 조회 457 08.03.18 17:25 댓글 18
게시글 본문내용

꽃무늬 원피스 만들었다

지난  주에 NHK 오 샤레 방송 보는데 타샤의 정원으로 유명한 미국 할머니가 몇 십년 동안 고수해온 스타일의 옷, 바로 주름 많은 17세기 옷이라든가  <타샤의 옷>을 보여 주었다. 옷을 만들어 소개해 준 이의 방법을  보아 두었다가 비슷하게 따라 해 보았다. 하지만 칼라는 책 보며 혼자 그리고 재단해서 달았다. 만들어 입어 보니  칼라가 잘못된 걸 알았다.  잘못 되었다, 그럼 나는 다시 해 보고 싶어진다. 다시 잘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중도에 그만 두면 천이라도 살아날텐데, 나는 내 실수를 만회하고자 또다른 천을 찾아 원피스에 도전한다. 이번 봄에 나는 원피스를 새초롬하니 입고 싶으니까, 어딜 갈 데야 마땅히 없지만, 또는 몰라, 옷에 맞추어 장소가 생기고 옷에 맞추어 찾은 그 장소에서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요새 나는 마음도 싱숭생숭 봄을 타는 고로, 뭔가 저지르긴 해야겠는데 저지르러 나가자니 입고 나갈 옷이 없었겠다. 칼라 잘못 달린 옷을 입고 분위기 내 볼 수는 없는 노릇!

일본에서 사 두었던 천으로 다시 만들었다. 이번엔 칼라가 보다 더 안정적으로 모양을 잡았으나 둘 다 칼라 달 때 무진장 어려운 것을 보니 패턴 그리기 어디선가 문제가 있었음이 틀림이 없었다. 하나는 원피스 전체를 앞트임 했고 하나는 허리 밑 15 센티까지 앞트임하고  치마 아래쪽은 함께 박아 가름솔로 폈다.

 

둘 다 소매는 너무 꽉 낀다. 몸에 딱 맞는 옷을 원하여서 패턴을 좀 고쳐 보았는데. 이렇게 꽉 낄 줄은 몰랐다. 안에 아무 옷도 입을 수 없고 오직 맨 살 위에 원피스를 입어야 한다. 꽉 끼게 강조하고 싶은 곳은 허리 부분이었는데( 좀 날씬하게 뵈려고). 들어가야 할 허리는 원래 허리가 가늘지 않은 탓에 어쩐지 어벙벙 하니 임신복 같은 허리 라인이 되어 버렸고. 팔만 무지 꽉 끼어서 옷 입고 벗을 때 어렵다. 입고 있을 때는 똥배와 단전에 힘을 주어야 하는 게 아니라, 힘을 꽉 주면 터질지도 모를 팔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시렁 위에 곶감이 있든 꿀단지가 있든 아니면 금단지가 있어도 이 옷 입고는 뭔 시도를 하면 안 될 것이다. 그러면 분명 터진다.

 

며칠 허리 끊어지게 재단하고 눈 뿌얘가면서 재봉질 하고, 손 데어 가면서 시접 다리고 우짜고, 비싼 차비 들여서 단추구멍 내는 곳까지 손수 이 몸이 움직여 가서 단추사고 단추구멍 내 오는, 몸 부림, 

나,!이 옷 두 벌을 위하여 며칠동안 밤에도 소리 샐까. 미친년 처럼 밤에 잠 안 오면 딴 거 말고 바느질이 하고 싶어질 때 아파트 문틈 사이로 우리집 재봉틀 소리가 흘려나갈까봐 노심초사하면서 만들어 본 이  원피스, 입어야 한다. 그런데 당초 상상하던대로 이 옷 입고는 질러 보러는 못 가겠다. 있는 천을 최대한 아껴가면서 재단했음에도 왠 걸 치마기장은, 왜 이다지도 짧아 버린 거야! 

남은 천도 없으니 어떻게도 못하겠고 껑충하니 올라간 옷을 입고는  벚꽃날리는 거리를 자전거로 씽씽 달리던 <4월 이야기>의 주인공 원피스를 따라잡지도 못할 것이다.

한가지 방법은 있다. 요 거 입고 걸어서 5분 거리 마트에 장 보러 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즉, 매우 용도가 제한된 옷이 두 벌 만들어졌다.

그래서 비싸지 않은 천으로 비싼 시간 들이며, 몸 심하게 부렸지만 효용가치는 크지 않은 옷을 만들었다는 실용적 계산을 지금 막 하고 있는 참이다.

 

 

 

 사꾸라 꽃이 핀 원피스.

아래 치마 단이 너무 짧다.

재작년에 일본에서 산 천이다. 2 미터로 원피스를 만들었더니 남은 천이 하나도 없다.

 

 골덴천이다. 작년에 블라우스를 만들면 좋다는 인터넷 천 집 주인장의 말을 믿고 샀다. 블라우스를 만들려다가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 겨울이 다 지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원피스에 이 천을 사용했는데, 재단할 때 잘 했는데 입어 보니 앞이 달랑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옷 완성 후에 하자가 생기면 절대 안 고치는 나는 그래서 결국 이 옷의 확실한 주인이다. 하자 없는 건 언제 생산이 되려는지.

 

 처음에 만들었던 칼라.

 

다시  고쳐 그려 만든 칼라

 

 

 제천으로 만들어 단 단추.

요건 마음에 드는 것 하나.

원피스 만들 때 곧잘 실수 하던 허리선 맞추기도

이번엔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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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3.18 17:39

    첫댓글 나무와숲님 글을 읽어보니 정말 힘들게 완성하셨네요.. 맞춤옷 만드는 일이 보통 정성으로는 되지 않는다는게 새삼 느껴짐다.. 그래도 고생하신 만큼 이렇게 화사한 꽃가득 원피스를 얻으셨으니 조금은 피로가 풀리실듯.. ^^ 딱 요즘 입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니마니 입고 외출하세요~~~ 보는 사람 모두 봄을 선물 받은 느낌이 들것 같아요.. 그런데, 글을 보니 일본과 관련이 깊으신 듯... 일본어도 잘 하실 것 같고.. 여러가지로 부럽슴다~~

  • 작성자 08.03.18 21:03

    요즘처럼 값싼 옷이 쏟아져 나오는 때 옷을 만드는 일은, 바로 제 몸에 맞는 자기만의 옷을 만들어 보려는 마음과 만들어 냈을 때의 기쁨 때문이겠지요? 이 옷은 제 몸에 맞는 옷이길 바랐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게 문제라면 문제이구요 ㅎㅎ 누군가 이 옷 입은 저를 보고 봄 선물을 받는 느낌이라면 아이구 정말 제가 크게 절을 해야겠어요 저는 재작년에 일본에서 1년간 살다왔구요. 가족이 모두 갔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산 천이 있는 거구요 일본어는 그때 했던 것을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 겨우겨우 공부 모임에 나갑니다. 그 정도에요 외국어라는 게 한 번 배워두면 항상 유지 보수를 해야 하는 애물입디다.ㅎㅎ

  • 08.03.18 19:37

    제 눈엔 먼저번 칼라가 더 예뻐보니고, 실수라는게 하나도 안보이는구먼요~.원피스는 이제 확~실히 잘하시겠는걸요. 부럽기만하네요. 자주색도 예쁘구요.

  • 작성자 08.03.18 21:04

    그래요? 그럼 실수라고 하지말고 의도했던 모양이라고 고쳐 말하겠습니다 원피스의 달인이 되고 싶습니다 ㅎㅎ 그러자면 앞으로도 여러 모양의 원피스를 더 만들어야겠지요? 사실 그러고 싶답니다 나중에 또 원피스 올리면 그 목표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아주세요~~

  • 08.03.18 22:50

    ㅎㅎ.. 원피스를 만든 긴긴 사연이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꽃이 꽉찬 느낌에 나염이 바느질은 어른어른해서 상세히 봤습니다. 길이가 조금 짧은듯은하지만요.. 발랄하게 타이즈 신고 입으시면 괜찮은듯~~ 아님 카라가 잇어 버버리형처럼 언더로 입으심은 어떨른지.. 암튼 아주 괜찮은 경험과 예쁜원피스.. 대단하십니다. ^^

  • 작성자 08.03.19 21:39

    타이즈 신고 발랄하게! 마음은 그렇지만 옷 만드는 법 말고 입는 법도 자꾸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남이 입은 것을 보면 나도저래 봐야지 하는데... 용기가 있어야 요즘 입는 방법으로 멋을 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 올해는 원피스를 주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원피스 만들기 좋은 원단 많이 소개해 주세요~~~

  • 08.03.19 10:20

    드디어 또 한건하셨네요! 천두 디~자인두 이뿌구 좋구만 제눈에 실수가 보이지도 않는데 확실히 고수들은 다른가벼~ 바쁘게 사는 나무님이 짬짬이 시간을 내어 만드신 옷 한번 입고 나오실거죠?

  • 작성자 08.03.19 21:40

    오늘 입고 나갔다는 거 아녀요! 아직 가디건이 적절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런대로 입을 만하긴 했어요 ㅎㅎ 혼자 즐거워 하였지요 옷 만들어 입는 게 이런 것인가봐요 남은 몰라도 자기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옷이란 걸 아는 거지요!!!

  • 08.03.19 10:22

    나무와 숲님 글을 읽으면 한편의 칼럼을 읽고 난 것 처럼 깔끔합니다..반성문같기도 하고 ..(?) ^^ 어떤 분인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쥔장님 말씀처럼 밑에 레깅스를 신고 롱티처럼 입어보시는건 어떠신지...

  • 작성자 08.03.19 21:42

    쥔장님 말씀대로 입기엔 제가 벌써 대학 들어가기 바로 전의 아들놈을 둔 중년부인이 되놔서리.... 남들이 뭐라 그럴 것 같아요 우리 세대는 튀게 입으면 꼭 뭐라 그러잖아요 !! 그래도 한 번 시도해 볼까요?? 부자엄마님 닉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 08.03.19 16:20

    나무와숲님~ 대단한 열정을 가지신 님~! 부럽습니다~ 옷이 완성되기까지 힘든과정이 들어있는 글이 지루하지 않았어요~~ 원피스의 달인이 되시기를~ 열봉하시와요~^.^

  • 작성자 08.03.19 21:43

    항아리님이 저의 올해의 목표를 알아 주시는군요 ㅎㅎ 그래서 올 한 해 줄기차게 옷을 만들다 보면 제 몸에 잘 맞는 제 옷은 물론 남의 옷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도 같네요 실수 없이 깔끔하게 옷이 나올때까지 열공열재봉 입니다요!

  • 08.03.19 17:32

    월요일날 통화할 때 중계(?) 해 주신 덕분에 나무와 숲님의 작품과 글이 평소보다 몇배로 더 반가웠네요.. 긴~글의 자세한 설명이 통화할 때 미처 다 하지 못한 대화의 앞과 뒤를 연결해 주니.. 괜시리 혼자 쿡쿡 웃게 됩니다.. 참 소녀 같이 귀여우신 분..이라고 한다면 실례가 될라나요?ㅎㅎ 저두 쥔장님 말씀에 올인이요~ 저리 이쁜 옷을 5분 거리 마트에만 입고 다니면 넘넘 아까울 것 같아요.. 레깅스 신고 발랄하게 벗꽃 아래를 걸어보시는 건 어떨지요~^-^

  • 작성자 08.03.19 21:45

    녹차 중독님 만나는 날 입고 갈 테니 중독님은 레깅스를 준비해 주시압!! (농담) 그 레깅스 라는 거이, 우리 나이 사람에게는 도전이던걸, 껄껄껄~~ 하여간 그 날 만나서 벚꽃 아래 걸어다닌다면 그건 대환영인데. 맘이 맞으면 차 마시고 수다떨다가 밥 먹으러 수목원 근처에라도 가야겠다 수목원에 벚꽃이 있지 아마!!

  • 08.03.19 22:05

    열흘 뒤에 입구 나오세요~~ 직접 보고파요~~

  • 작성자 08.03.20 14:22

    넵. 그 날 입고 갈 옷으로 저 옷으로 결정되었습니다 ㅎㅎ 애기 데리고 나오시려면 힘드시겠지만, 아가야 귀여운 얼굴도 보고 싶네요 저는 아들이 다 커서 요새는 곰인형을 안고 삽니다

  • 08.03.20 11:15

    위에껀.. 칼라가 어깨선에있고 아래껀 제대로있는거지요?? ㅋㅋㅋ 저도 너무너무 착용샷이 궁금하여요 ㅋㅋㅋ 정말 너무너무 멋진분이라는거...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이쁜옷을 만들면 그에따른 장소가 생길까요?? ^.^ 그말씀에 저도 뭔가 멋진옷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쩐지 너무 만나뵙고싶은분이 또한분 생겼네요 ㅋㅋㅋ 바세에는 이분저분 만나고싶으분이 너무 많아서 말이죠 ㅋㅋ (정작 만나면;;A형이라 소심해서 멀리서 훔쳐만 볼꺼면서 말이죠 ㅋㅋ) 너무 이뻐요 ㅋ 어디든입고 나들이나가세요!!! 멋져보일꺼같아요 ㅋ

  • 작성자 08.03.20 14:22

    새댁님, 저도 에이형이에요 ㅎㅎ 그래서 맘은 있다가도 정작 뭔 일 할 때는 (에이!) 하고 뒤로 물러나 버리기도해요 비슷한 사람끼리니까, 앞으로 여기서 자주 뵈어요 그럼 익숙해져서 언젠가 만나게 되는 운명의 날, 서로 반가워질 거에요 ㅎㅎ 칼라 말씀대로 그렇게 되었어요. 입어서 편안하게 몸을 보호해 주는 옷이 아니라 이 옷은 옷에 제 몸을 이쪽 저쪽 움직여주어야 하는 옷들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이 만발한 옷이니 그게 이 계절의 제 마음이고 그러니 어떤 노미라도 꾀어볼까 나를 꾀어줄 노미는 없을까, 간간이 생각하고 있답니다. 남편이 큰 소리 떵떵 치면서 해볼라면 해 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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