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정상 가동의 과정' 불구
신한울 1.2호기 올해 두 번씩 고장
'한국형 원전 실적 홍보하기 전에
철저한 리스크 검토.관리 필요'
경북 울진군의 신한울 원자력발전 1호기가 1.2호기 종합 준공식에서 예정됐던
1일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정지되면서 원전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는 이날 오전 7시7분쯤 자동 정지했다.
보호신호 중 하나인 제어봉제어계통의 저전압 오신호 발생으로 터빈이 정지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수원은 '원자로 안전과는 무관한 설비 고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울 1호기는 2022년 12월 7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냉각재펌프와 원전계측 제어시스템 등 핵심 설비와 코드 등을 모두 국산화한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
기술로 설계했다.
2호기 역시 올해 4월5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규 원전이다.
체코 두코바니에 수출 예정인 모델은 여기서 설비용량을 조정한 APR1000이다.
APR1400은 특히 미국 원자력안전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을 받으면서 안전성을 높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신한울 1.2호기가 올해 들어 잦은 고장을 겪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울 1호기는 지난 1월3일 터빈과 원자로가 모두 정지했고,
2호기는 가동 시작 석 달도 채 안된 지난 6월13일과 19일 터빈이 자동으로 멈췄다.
한수원은 터빈 자동 정지를 오히려 신규 원전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위원 기획평가위원도 '처음 가동하는 과정 중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터빈 정지가 동일한 이유로 여러 번 반복되면 문제지만 한두 번 일어나는 것은 특이한 상황이라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APR1400 설계가 적용된 새울 1.2호기 역시 여러 차례 고장을 겪었던 만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새울 1호기는 2016년 가동 이후 6차례나 원자로 가동을 멈췄다.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주로 1000메가와트(MW)급 원전을 건설해 왔는데,
당시 경험과 부품 등을 바탕으로 1400MW로 규모를 키우는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며
'원전 규모가 커지면 안전은 물론 전력 수급 문제도 커지는 만큼,
정부가 수출 실적 홍보에 앞서 철저한 위험을 검토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