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프로야구.
LG에 팀내 10승투수는 딱 10승을 기록한 장문석 한명뿐이었고 이렇다할 타선의 힘도 없었다.
그리고 그 팀을 이끈것은 그해 334.의 생애최고 타율을 기록한 김재현이었다.
상승곡선을 그리던 김재현의 시즌에 이상이 찾아왔다. 그해 6월, 그는 심상치 않은 통증을 느꼈고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관절인 고관절이 썩고 있다는 희귀병 판정을 받았다. [고관절 괴사증]
시즌 30경기정도를 남기고 찾아온 부상은 그에겐 엄청난 고통이었다.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시즌이 될지도 모르는. 그리고 팀은 플레이오프를 위해 사투하고 있었지만 벤치에만 있어야하는 고통.
그는 달릴수가 없었다.
LG는 사투끝에 4위에 턱걸이했고 기적처럼 준플옵과 플옵을 연파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그러나 그 위에 기다리고 있던것은 양준혁, 이승엽, 마해영으로 이어지는 한국야구역사상 최고의 클린업을 보유하고 있던 최강 삼성이었다.
LG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지만 삼성은 강한 팀이었다.
2승 3패로 열세에 몰린 LG. 그리고 맞은 6차전.
내내 끌려가던 LG는 6회초 5대5 동점을 만들고 투아웃 주자 1, 2루의 상황. 역전할 수 있는 기막힌 찬스였다.
벤치에 앉아있던 김성근감독이 꺼낸 카드는 놀랍게도 김재현이었다.
안타를 친다고 해도 달릴수 없는. 어쩔수 없이 아웃되고야 마는 선수를 비장의 카드로 내세운 것이다.
삼성의 투수 노장진은 하체가 망가진 김재현을 상대로 147km짜리 낮은 직구를 던졌고 하체를 고정시킨체 돌린 김재현의 방망이는 정확히 공을 때려냈다.
좌익수와 중견수를 가르는 펜스를 맞히는 타구. 보통의 타자라면 걸어서 2루까지 들어가는 장타였지만 김재현은 절뚝거리며 1루에 안착하고서 환한 미소를 보인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아픔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루타를 쳐낸것이다.
물론 경기 결과는 9회말에 터져나온 이승엽과 마해영의 백투백홈런으로 삼성의 우승.
하지만 트윈스 팬들에게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의 6회초는 누구나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전설이다.
첫댓글 가슴 찡~~~~~~~~ 합니다...ㅠ.ㅜ
정말 댓글을 안달수 없는글이군요..정말 감동적이에요 ㅠㅠ
요거 봤습니당.. 이종 회원이시군요~저도 거기 보고 퍼오려다가 여기 있어서 안펐습니다.. 사랑합니다..캐논..ㅠㅠ
제목만 보고도 당연히 이거일꺼라고 생각했습니다. 아... 강팀 LG의 마지막 향수를 느끼게 하는 순간이죠...
휴~저런선수를 내치다니...정말 안타까운....
부상정도가 너무 심각해서 팀에서도 어쩔수없는상황이라고 생각은듭니다...참안타깝네여
부상이 문제가 아니고 LG프런트가 각서 쓰라고 해서 팀을 나간거죠.. ㅡㅡ;;
이상훈 유지현 김재현 선수들 생각만하면............한숨이 절로 나온다는...^^:;;
한숨 뿐이 아니라 그때로 돌아가서 엘지 프런트에 폭탄이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네요.
ㅠㅠㅠㅠㅠㅠ 캐넌....... 스크전에 당신만 나오면 어쩔수없이 엘지 응원을 잠시 멈춥니다;; 성큰감독님께 가장 감사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타격코치로 영입한면 안되까요???
엘지 프런트가..그걸 승인하겠습니까? -_- 캐넌 본인도..맘에 맺힌게 많을테고요...가능만 하다면야 최고겠지만....ㅠ
그때의 프런트는 거의 바뀌었으니 가능성도 있겠지만.. 스크의 이기는 야구를 배운 사람들이 다른 구단 가기힘들듯...
중요한건.. 본인이 은퇴후에 지도자의 길은 가지 않겠다고 했지요..
조인성도 이때 까진 날씬하네요^^
야구를 보면서 첨이자 마시막으로 울게한 장본인이죠. 페넌트레이스에서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절둑거리면서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던 모습과 수술 후 복귀전에서 김진우한테 홈런친 모습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듯 합니다.
그렇게 내치지 않고 아직까지 우리품에 뒀더라면...
항상 가정문의 엘지..if LG...
김재현의 전성기 시절을 본것 만으로 위안을 삼아야지..요즘 아이들은 모르잖아...8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난...
김재현, 유지현의 '신인' 시절과..그들이 훨훨 날던 시절의 엘지를 봤던 것이 위안이겠죠..ㅎ (그들을 내보내는 바람에..잠시 야구에 등돌렸던 기억도 있지만요..ㅡㅡ)
눈물이 순간적으로 삥도네요. 그때의 엘지를 정말로 보고 싶네요. 저때는 엘지가 정말로 엘지 였는데.
그때 이상훈이 뒷문만 확실히 지켜줬다면 우승도 가능한 분위기였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 주책맞게 갑자기 눈물이... 회사 애들이 왜 우냐고 놀리네요~ ㅠㅠ 선택권 없이 부모님 덕분에 MBC 청룡부터 묶여 있었지만 정작 야구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된건 김재현이 엘지에서 처음 뛰고 나서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