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스님 중광 —그는 누구인가?
반은 미친듯이 반은 성한듯이 세상을 걸림없이 살다간 한 마리 잡놈 걸레스님!
21세기 최대의 기인이었던 중광스님—
그는 진정한 성자인가? 예술가인가? 파계승인가? 아니면 인간 중퇴자인가?
술과 여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귀를 쫑긋 세우고 당장 찾아나섰던 걸레스님은 하루에 담배 20갑, 정종 5병을 먹었다. 많은 여성들과 동침을 하고 애정은 인간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동물에게도 있다며 고양이, 돼지, 말과 애정을 나누는 등 온갖 기행과 스캔들을 일으켜 불경죄로 종단에서 승적을 박탈당하기도 했고 그 유명한 <허튼소리>라는 책을 내자마자 당국에 의해 판매금지를 당했고, 김수용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자 제2의 비구니 파동을 일으켜 전국 종단에서 영화상영금지 가처분까지 당했고, 이에 격분한 김수용감독은 감독은퇴선언까지 하기에 이르렀던 최고의 문제작이었다.
중광스님은 매년 4월 10일이면 법당에 촛불을 밝히고 스스로 자작한 제문을 읽었다. 자신이 입적하였으니 영가제사를 올린 것이다. 이승에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제문을 잃고 난 중광은 목탁을 치며 무상계를 읽었다. 삶과 죽음이 분리되어 고혼만이 앉아 마치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 자성이 무중력세계에 떠 있는 것을 바라보며 자기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었다.
중광은 자작한 제문처럼 스스로 자신을 비하하여 가짜중이고 땡땡이라는 모든 속어를 동원하여 중광 영가야! 하고 불렀다.
이러한 의식은 절규에 가까웠다. 번뇌의 뒷골목까지 자신을 몰아붙여 그곳에서 자성을 확인하는 무서운 자기 실험이고 견성실험이다. 그리고 자신이 이승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육신은 땅에 묻혀 살덩이는 썩어버리고 앙상한 뼈만 남아 있다고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뼈로 숨을 쉬고 뼈로 말을 하고 뼈로 걸어다니는 것이었다.
나는 가짜중 땡땡이 올시다
마을에서도 못살아 머리깎고
절에서도 못살아 쫓겨나고
중도 소도 아닌 중음신이 된
가짜중 땡때이 올시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이시여!
나는 죄가 많아 파계승
부처님께 가사장삼을 바치고
중광은 사십구제를 올립니다.
중광 영가야! 중광 영가야! 중광 영가야!
너는 어찌된 물건이기에 이 체제에서
각설이 노름도 제대로 못하고 고혼이 되었느냐
죽이면 죽, 밥이면 밥, 고기면 고기, 술이면 술,
담배면 담배, 여자면 여자 그대로 일체를 버리지 아니했건만
나는 파계승 나는 파계승
갖지도 않고 버리지도 안했건만
넓은 공간에 창구멍하나 그만큼 만들어 놓고
따뜻이 비쳐 오는 빛을 몸에 받아가며
담장 밑에 앉아 속옷에 있는 이를 잡는다.
뚝 뚝 뚝
발에 채이는 돌처럼 밟히는 쇠똥처럼 살아도
못살아 이십원짜리도 못된 나는 가짜중 땡땡이 올시다.
중광 영가야! 중광 영가야! 중광 영가야!
허튼소리 4
한만춘 판사 자모님 49제를 지내 달라기에
서슴치 않고 대답을 했지
그리고 현금 2만원을 달라고 했지
마침 돈쓰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리고 밥상에 기어 올라갔지
밑천이라곤 뱃속에 똥뿐인데
김혜윤 영가야!
이름을 불러놓고 할 말이 있어야지
갑자기 이미자 노래 생각이 떠오르더군
그래서 냅다 꽃피는 유달산아 꽃을 따던 처녀야!
신나게 불렀지
영가야!
내가 부른 노래는 영가가 부른 노래니라
속히 속히 일러라
주장자를 세 번 내려쳤더니
늙은 노송이 귀를 막고 돌아서 간다
그래놓고 법상에서 내려왔더니
잿손님들이 쑥덕쑥덕하더군.
중광스님은 1935년 제주도에서 출생하여 1960년 경남 양산 통도사 구하스님 제자가 되었고, 이후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였고, 노수현화백에게 그림을 사사받은 후 영국 왕립 아시아학회 초대 선화선시를 발표하였고, 미국에서 <THE MAD MONK>를 발간하여 동양의 피카소라는 칭송을 얻기에 이르렀다. 미 버클리대, 샌프란시스코 잰 센터,로스앤젤리스 젠 센터,스탠포드대에서 선화선시를 강의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 <청송으로 가는 길>에 직접 출연하여 대종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고, 말년에는 도자기 예술에 혼을 사르기도 했으며 2002년 3월 경기도 곤지암 토굴에서 세상을 떠났다. (67세, 법랍 41세)
* 중광은 불교 전통의 최고의 가르침을 깊이 깨닫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잘 훈련된 참선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결코 불교를 배반한 승려가 아니다.
당신은 저명한 동양의 화승이며, 동양의 피카소요.
당신의 그림은 피카소보다 낫소
-루이스 랭카스터(미 버클리대 동양학 교수)
* 중광은 이제 고전적 달마에서 벗어나 스스로 달마의 자체에 발길을 들여놓고 자 신이 달마임을 실현하고 있다. 남이 볼 수 없는 예리한 칼을 들고 인간 원형을 찾아내고 나아가 불필요한 살점을 깎으며, 또 하나의 인간 최선을 만들고 있다.
-김정휴스님
<허튼소리>를 읽지 않고 중광을 논하지 말라!!
중광스님 10주기를 맞아 판매금지 당했던 중광스님의 대표작 <허튼소리>가 다시금 발간되어 교보, 영풍문고와 인터넷서점 교보, 예스이십사, 알라딘, 인터파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첫댓글 횃불을 든 사람이 누구인가 따져서 무엇하리 횃불을 따라 어둠의 고통에서 벗어나면 그만이지 ~~~~잘보고 갑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모두다 나하고싶은데로 살았을뿐이로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_()_
南 無 阿 彌 陀 佛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