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5%대...3년 먼에 최저
홈플러스,에어프로덕츠 등
조 단위 매물 속출 출현
2~3년간 침체한 인수합병(M&A)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한때 두 지릿수까지 치솟은 인수금융 금리가 최근 연 5%대로 급락해 인수 후보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조 단위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사모펀드(PEF)도 대규모 실탄을 장전해 매물 사냥에 나서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스틱인베스트먼트-IMM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은 한 시중은행과 인수금융 조달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 5%대 초반 금리로 약5000억~7000억원을 빌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내인수금융 금리가 연 5%대에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2021년부터 치솟기 시작한 인수금융 금리는 2022년 말 연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최근 연 5%대로 내려왔다.
인수금융 금리가 낮아지며 M&A 시장이 온기를 되찾자 시장엔 조 단위 매물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국내 2위 산업용 가스회사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예상 매매가가 5조원에 달한다.
마땅한 인수 후보가 없어 새 주인을 찾지 못하던 홈플러스도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슈퍼 사업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부터 매물로 등장했다.
본체인 마트 사업부도 인수금융 금리 인하를 계기로 곧 매각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
SK해운과 현대LNG해운 등은 대주주인 PEF가 매각 작업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초대형 빌딩 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윤훈수 삼일PwC 대표는 '조달 금리가 낮아지고,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중소형 딜부터 차례로 재개도기 시작했다'며
'미국이 본격적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하면 M&A 시장이 완전히 되살아나 조 단위 '빅딜이 연이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차준호/류병화 기자
큰손 '실탄' 조달 쉬워졌다...서울 초대형 빌딩 매물 쏟아져
금리인하 기대에 활기
조달금리 싼 지금이 매각 타이밍
랜드마크 빌딩 매매시장 활기
브록필드, IFC매각 수요조사
SFC도 입찰제안서 배포 채비
미래에셋, 센터원 매각 물밑 작업
부동산 투자 빗장 걸었던 기관
조단위 자금집행 움직임
금리인하가 가시화되자 그동안 위축됐던 초대형 오피스 매매 시장이 빠르게 활기를 찾고 있다.
서울 주요 권역에 초대형 빌딩을 보유한 부동산 '큰손'들이 속속 매각 사전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초대형 오피스 빌딩은 대개 가격이 수조원대에 달하다 보니 인수후보들이 수천억~수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차입하게 된다.
그만큼 금리 향방이 딜 성사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된다.
연말까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를 비롯해 중심업무지역(CBD) 핵심 랜드마크 자산인 미래에셋 센터원,
광화문 일대에서 초대형 빌딩으로 꼽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SFC) 등이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서울 랜드마크 빌딩들 '시장태핑'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 내 주요 오피스 빌딩을 보유한 브록필드 자산운용,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은
자산 매각에 앞서 수요조사(태핑)를 위해 부동산 매각 자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
브록필드는 2016년 여의도 IFC를 인수한 캐나다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다.
GIC는 24년간 보유한 SFC를 매각하기 위해 시장 분위기를 파악 중이다.
브록필드는 IFC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오피스타워 3개 동, IFC몰로 구성된 여의도 IFC는 거래 예상 가격이 4조원 이상에 달한다.
워난 대형 빌딩인 데다 2022년 미래에섹자산운용에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바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이번 매각마저 실패하면 더욱 장기 보유하는 형태로 가게 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IFC 관련 의사 결정은 브록필드 본사가 직접 챙기고 있다.
을지로에 있는 랜드마크 자산 센터원도 부동산 IB들이 관심을 보이는 매물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센터원 지분 50%를 매각하기 위해 물밑에서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주관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움직이는 모양새다.
GIC는 올해 초부터 광화문 SFC의 매각 여부를 검토해왔다.
조만간 부동산 자문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릴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SFC는 GIC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3500억원에 인수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알린 자산이다.
연면적은 11만9646m2(약 3만6192평)로 지하 8층~지상 30층 규모다.
3.3m2당 4000만원으로 계산하면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금리 인하에 조단위 매매도 '순황'
초대형 부동산 자산이 잇따라 매물로 등장하는 것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eD)이 나란히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리는 부동산 거래 재개의 주요 가늠자로 꼽힌다.
부동산 자산 매입 금액의 60% 까지 차지하는 대출의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 금융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비용 감소는 자연스럽게 매입비용 대비 수익률의 상승으로 이어져 수월하게 거래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더에셋(엣 삼성물산 서초, 사옥), 돈의문 디타워 등 해당 지역 랜드마크 빌딩의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점도
초대형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이유로 꼽힌다.
삼성SRA자산운용은 더에셋 매도인인 코람코자산신탁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다음달 매매계약 체결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
매매가격이 1조1000억원에 달한다.
NH농협금융 자회사 농협리츠운용은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 자리잡은 돈의문 디타워를 약 9000억원에 써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동산 투자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던 기관투자가도 점차 자금을 집행하려는 추세다.
국민연금공단은 부동산대출코어(핵심) 권역 투자 펀드로 나눠 1조3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새로운 부동산투자 책임자인 안준상 실장을 선임한 뒤 처음 시행하는 투자 사업이다.
행정공제회도 코람코자산신탁이 조성하는 오피스 우선주 투자 리츠에 1500억원을 투자 약정했다. 류병화 기자
빅딜 잇단 흥행...5조 에어프로덕츠 인수에 10곳 '눈독'
에코비트도 대형 PEF들 뛰어들어
'비주력사업 분위기 좋을때 털자'
SK.롯데그룹, 계열사 매각 검토
올 상반기 거래가 완료된 조 단위 '빅딜'은 MBK파트너스의 지오영 인수(1조9500억원)뿐이었다.
침체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하반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현재 매각을 추진중이거나 거론되는 조단위 매물은 3~5건에 달한다.
인수금융 금리가 떨어지며 '실탄' 조달 부담이 줄어들자 에코비트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등
대형 거래가 차례로 흥행을 이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투지은행(IB)에 따르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전략적투자자(SI) 10여 곳이 국내 2위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를검토하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산소와 질소, 아르곤 등을 정제해 공급하는
산업용 가스 제조회사다.
이 회사의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328억원으로 몸값이 최대 5조원대까지 거론된다.
이런 초대형 매물에 인수 후보가 10여 곳이나 등장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IB업계 관계자는 '5조원대 매물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PEF들은 사실상 모두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의 매각작업도 흥행에 성공했다.
칼라일과 케펠인프라스트럭처, 거캐피털파트너스 등이 치열하게 막바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탄 확보가 수월해진 PEF들이 활동을 재개하자 사업 구조 재편을 계획중인 대기업들은 비주력 사업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SK그룹이 대표적이다.
SK그룹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도 매각할 사업을 솎아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대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대기업 카브아웃(구조조정을 위한 계열사.사업부문 분리 매각)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면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글로벌 M&A도 훈풍...상반기 '메가딜' 35건 성사
M&A 규모 17% 증가
미집행 자금5300조 달해
연내 추가 빅딜 늘어날 전망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도 점차 활력이 도는 분위기다.
한동안 시장이 정체돼 억눌렸던 거래 수요가 풀리고 있어서다.
15일 프라이스위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M&A 규모는 1조6016억달러(약2180조원)로
전년 동기 (1조3690달러)에 비해 17% 늘었다.
규모가 50억달러(약6조8050억원) 이상인 '메가딜' 건수는 올들어 6월 말까지 35건에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연내 글로벌 M&A 거래가 더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PEF는 투자 목적으로 잡아둔 미집행 자금(드라이파우더)이 많이 쌓여 있는 까닭이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PEF 등 글로벌 민간자금의 드라이파우더는 역대 최대 규모인 3조9000억달러(약 5308조원)에 달했다.
PEF가 바이아웃 목적으로 모은 드라이파우더는 1조2000억달러(약 1633조원)로 이 중 26%는 4년 넘게 투자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베인은 '올 2분기 PEF 바이아웃거래가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했다'며 '해묵은 드라이파우더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늘고 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시점도이 도래한 PEF의 포트폴리오도 많다.
기업금융 정보 플랫폼 피치북은 올초 기준 PEF가 보유한 세계 기업을 2만7000여 곳으로 집계했다.
이중 절반이 PEF가 4년 이상 보유한 기업이다.
통상 PEF가 투자 후 4년 후부터 기업을 매각(엑시트) 대상으로 보는 만큼 이 가운데 상당수가 거래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한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