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에헤에에, 으헤 으헤 으허허, 김형기
저멀리 태평양 건너 미국 땅에서 사는 김형기란 동창이 있다. 동창모임에 나오지 아니하고도 동창들 사이에 이 눔처럼 유명해진 동창은 아마도 전무후무 할게다. 이번 1박2일에 놀러 가서도 이눔 이야기가 나오드라고. 아마도 동창들 모임에 김형기란 이름을 거론 하지 아니하고 지나는 모임이 거의 없을 것이야. 아주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지.
지난번 어느 모임의 후기를 쓰면서 그날 참석 했던 동창들의 이야기를 근황 비슷하게 간단한 소식 및 나 나름대로의 느낌을 전 했는데 이를 뭐라, “月旦評”이라는 아주 먼 옛날의 어느 시대에 있었던 일로 승격을 시켜서 매달 동창 한 눔을 골라서 한번 발가벗겨 보는 것이 어떠하겠느냐고 제안까지 하였지. 동창중 한 눔씩을 골라 시비를 걸어 보자는 소리로 들렸어. 뭐 발가 벗겨도 이제 창피한 일이 없는 나이가 되었으니, 아니 발가 벗겨 보았자 거기서 거기라, 너를 보나 나를 보나 고 눔이 고 눔. 각자 잘 나갈 때는 조금은 서로 달랐던가? 아니면 아직도 그 꿈의 잔영 속에 조금은 헤메이고 있는가? 때로는 꿈속에도 말이야.
“月旦評”을 거론하면서 김형기 자신이 어떻게 묘사 되는 지를 한번 보고 싶었던 모양이라. 나에게 시비를 한번 걸어봐라 즉 이 짱고돌이 글의 누드 모델이 되겠다고 자청하고 나온 셈이지. 으아, 배짱한번 좋네. 내가 뭐 글을 여러번 올린 것은 아니지만 내 글이 그리 매끄럽다거나 고상한 귀티를 지니는 글이 아닌데 말이여. 쉬운 이치에 어려운 세상이니, 이제는 기름기 쫘악 빼고 마구 마구 아주 쉽게 휘갈겨 보자는 게 이 짱꼬돌의 바탕인데 말이여. 형기 실수한 거 아닌가? 이제라도 늦지 아니 했으니 그 누드모델 자청한 것 철회해도 되는 데.
인생 살며 실수 여러 번 하지. 그 실수라는 일이 그 때는 실수 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실수가 아닌 경우도 많고. 그 반대의 경우도 역시 많고. 안 좋은 일 인 줄 알았는데 시간 지나니 “어 그게 아니네”하는 일들. 때때로 인생사 심오해. 형기가 그 때 금성사에서 미국으로 발령이 안 났더라면 지금쯤 어디에 있을 가? 미국에서 다시 한국으로 발령 났을 때 그대로 그를 따랐더라면 지금쯤 어디에 있을 가? 이러한 생각은 단지 형기만의 경우가 아닐 수 있어. 인생후반이 되니 “만약 그때 그러하지 아니했더라면 나는 지금 어디쯤, 어디메 쯤 가고 있을 가?”를 생각 안 하며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을 가?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보며 인생 후반을 지나는 우리들.
그렇게 하지 아니 했더라면 또는 그 때 그 쪽의 길을 선택 했더라면 저 친구나 또는 그 친구보다 더 사회적, 금전적으로 더욱 돋보이는, 화려한 삶을 꾸려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니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두번 쯤은 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살이 아닐까?. 그러하면서 때로는 그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도 하지. 현재의 삶에 실망해서도 아니고 또 한편 현재의 삶에 흡족해서도 아니지. 지난 세월을 반추해보면서 살아가는 나이와 처지가 되었으니 말일세. 어느 날 갑자기 그리 되어 버렸어.
사고를 당하여 한쪽다리는 의족을 한 상황에서도 이를 사진까지 찍어서 동창들 웹싸이트에 소상히 올리는 형기를 보며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지. 세상사 모든 일이 말로 표현 될 수는 없지. 바로 이 경우가 그에 해당 된다고 보네. 그런데 그 사진 속에서 형기가 아주 편안해 보이고 게다가 엷은 미소를 짓고 있더군. 아주 인상적인 사진이라서 지금도 선명히 기억이 된다네.
왜 그 영어로는 compelling smile로 표현 되는 웃음이 있지. 우리말로는, 사전을 들춰보니 “무심코 끌려드는 미소.”라고 적혀 있군. 사전적인 의미가 조금 부족한 것같아. 의미심장한 웃음이라고 해야 하나? 차라리 “그 웃음”이 더 적절한 표현 같네. 잔잔한 얼굴 표정에 그 얼굴 표정에 어울리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속 깊은 웃음”이라고 해야 하나? 아 이 짧은 표현력을 가진 이 짱꼬돌한테 고놈의 스트레스 파악 주는군.
마침 오늘이 부처님 오신날. 天上天下唯我獨尊. 아, 쪼끔 부풀려서 이 웃음이라고 말해 두지. 너무 올려 놓았나? 형기의 웃음을. 天上天下唯我獨尊的 微笑. 써 놓고 보니 아주 그럴 듯한데. 달라이라마가 하바드 대학을 방문하여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하는데 영어로 ---"Each one of you in this room is special. Every one of you is very, very special one. Each one of YOU is the very unique one in the universe."라고 하면서 이 天上天下唯我獨尊을 영어로 이렇게 설명하드라고. 형기의 웃음을 나는 이렇게 도배하고 싶어. 으아, 마구 마구 올라간다. 하늘 끝이 어디냐?
그러나 그 말-- Each one of YOU is the very unique one in the universe.을 뒤 집어 까보면 “우리 모두 각자가 다 각각 귀중한 사람들이지만 다 똑같다.“라는 소리도 되지 아니 할가? 헤, 헤, 너무 높이 올린 것같아 약간 힘을 좀 빼 보았네만 대단한 웃음인 것만은 틀림이 없네. 우리 모두 모두 다 같아. 다 거기서 거기이지. 우리는 모두 다 天上天下唯我獨尊.
다시 되돌아가서 말한다면, 편안하고 넉넉한 얼굴 표정에 “전설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속 깊은 웃음”이라고 나는 형기의 웃음을 이렇게 표현하고파. 아마도 이 표정 속에 형기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말하면 무리일가? 형기의 인생여정이 녹아 들어가 있는 그 뇌살적인 미소. 형기가 어느날 형기의 두발로 내 인생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결심한 형기의 어느 봄날부터 형기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되었을 싶은 그 미소. 이제는 형기의 Tread Mark가 되었다고 생각 되네.
미국이민생활자라면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의 주재원 자리에서 다리를 건너 그 부러워하는 무리들 속으로 들어가기가 그리 쉽지 아니 했을 것이야. 주재원을 부러워 하는 쪽으로 다리를 건너와서 뭐, Red Neck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쉽지 아니 했을 Owner가 되어 이민 생활을 하며 두 딸을 “Mind Wash Warm, Precious dry low and slow, Cautious, daily delicate cycle"로 잘 키워서 명문대학에 보내고. 뭐라? 그래, Professional Nursing-Hearted Only라고? 이 말이 더 마음에 든다면 이 말로 하자고. 정말로 부러운 일을 해낸 것이야. 예쁜 두 딸을 그 자랑스런 명문대학에 모두 보냈어. 형기, 수녀님처럼 보이는 그 어부인께서도 커다란 몫의 내조를 하셨겠지. 그리고 지금은 안정되고 평화스럽게 보이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에, 커피 한 모금 마시고---
형기의 어느 글을 보니 그 Manner 좋고 학벌 좋은 H회장이 형기를 직접 찿아 보았다는 이야기를 읽었지. 아마도 지금은 LS회장하는 그 구X홍 회장이 아닌가 싶었네. 내 추측의 정,부를 떠나, 소위 Royal Family한테 일찍이 인정을 받은 형기는 조직사회에서도 꽤나 능력을 발휘했던 모양이야. LG-OTIS 사장을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난 장X우사장보다 젊은 입사 깃수라고 했지. 아마도 저 중국사장을 지낸 우X균보다도 조금 아랫 깃수인 것도 같고 그러하다면 최근에 물러난 외자 이름의 N부회장과 Rival로 경합하여 그 자리를 거머쥐었을 수도 있을 우리 형기, 만약에 그 때 그대로 귀국 했더라면 말일세. 음-----, 아, 이럴 때는 커피 한 모금으로 목을 더 적셔야 되는데--- 그래 이 생각은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아니하기로 하지. “만약에 그 때, 그랬더러면---”은 지나간 꿈이니.
형기가 그동안에 올린 글들을 한번 쭈욱 훌터 보았다네. 많이도 올렸더군. 그 동안 살아온 인생 여정을 차분히 이야기하듯이 글을 잘 써 놓았더군. 이제는 묶어서 한권의 책으로 출판해도 될 만큼 좋은 글들이 많았어. 같은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에게 서로 나누어 가며 이야기해도 좋을 수채화같은 많은 이야기들. 우리들의 삶의 어느 한 부분의 이야기이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고 느끼고 있지.
오늘은 봄비가 이틀이나 계속해서 나리고 있네. 내일까지도 온다는 예보야. 온천지 나뭇잎들이 한층 더 파랗게 그 색을 더해가고 비가 시작 되기전 휘몰아 치던 바람은 잔잔해 졌군. 어느 시인의 시에서 처럼--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다는 그 가을 꽃.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도 울고, 천둥 번개도 치고, 무서리도 나리고. 이제 우리는 바로 그 가을 꽃처럼 다소곳한 자태를 뿜어내는 시기에 다다르지는 아니했는지. 때로는 “만약에 그 때, 그랬더러면---”을 생각하기도 하면서 말일세. 나는 여기 말한다네, 형기는 그 멋진 자태를 지닌 그 가을 꽃과 잘 어울린다고. 미소를 머금은 그 가을 꽃---형기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
저 서울아래 남쪽 땅, 광교산 비탈진 곳, 봄비가 오락 가락하는 땅,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오늘도 거창한 몸매를 가진 처녀가 그 허연 허벅지위에 핸폰을 올려 놓고 빠떼리를 갈아끼우는 동네, 광교신도시로 가는 전철공사 시공식을 한지가 몇 달이 지났는데도 길에 삽자루 든 놈 하나 못 보는 동네, 돈 많은 늙은이 한테도 멍멍개가 굳세게 짖어대는 동네, 밤에는 소쩍새 울름소리가 들리고, 그 울음 사이 사이로 개구리 울음 소리가 온 천지를 뒤 덮는 동네, 수지에서--
짜아아아아아앙꼬오오오돌이가,
---후 기---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은 꽃이여”를 ----“이제는 돌아와 가을 걷이 볕단 옆에선 내 아우같은 꽃이여”로 하면 좀 남성적이겠지.
사실 망설이고 또 망설였어. 어느 한 개인을 여럿이 공유하는 공동 웹사이트에다가 단독무대를 설정하여 거론한다는 것이 편안한 일인가를 여러번 묻고 또 물어보았지. 아직도 명쾌한 답은 안 나왔지 그러하니 혹시 편안하게 느끼지 아니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막걸리 한잔에 풋꼬추를 씹듯이 이 장꼬돌을 계속 씹어 대도 무방혀. 고등학교 동창웹싸이트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그대로 한번 해보기로 하였다네. 친구 모습을 보며 그를 통하여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으니 말 일세.
첫댓글 참 잘했어요.
비바람 헤치며 노고단까지 함께 올랐던 철훈이 마음이 아직도 보이는 듯, 생각할 때마다 며칠간 입가에 미소가 떠 올랐다네. 서로 바꿔가며 디카를 눌러주었고...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단평도 했던 '
글 바탕에 사랑과 우정이 깔려 있는데 어떻게 표현한들
'Whatever you do,if you begin with prayer,to begin it is good,not to begin it is also good
하늘의 별은 예나 지금이나 떠있는데, 철훈이라는 문사는 뒤늦게 뜨나보다. 오데 갔다 이제서야 나타났는가? 진작에 이렇게 생생하고 힘찬 문장을 보여 주지 않고서리.
그간 카페에 오른 형기 글을 보고 때로는 감정이 북받치어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철훈친구가 학창시절 문예반에서 활동하던 글 솜씨로, 유머스럽고 의미심장하게 닫히고 막힌
마음을 스스럼없이 열어, 형기와 서로 애정이 깃들인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때 뒤늦게
만난 죽마고우처럼 느껴지는군... 앞으로도 해학한 짱꼬돌이의 글을 자주 올려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