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낭하날 깔고 덮고 잠을 잤다.
눈을 뜨니 6시가 가까워진다.
침낭을 꾸겨넣고 살짜기 나온다.
학교는 안개에 뒤덮여 있다.
조심스레 시동을 켜고 도로로 나오니 여전히 안개다.
남쪽 해안도로로 나오니 조금 걷히고 앞쪽에 섬이 보인다.
시인동산에서 일을 보고 사진을 찍는다.
금일에 가보려지만 가서 누굴 만나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스물 세살에 가 4년을 지낸 그 섬에 내가 만날 것이 무어가 있을까?
3년이나 6학년 담임을 했고 가끔 그들을 만나 소주를 마시기도 했지만
퇴직한 지금은 그들 만나기가 두렵다.
27번 국도 시점에 들어가 이미 떠 오른 해를 본다.
물살을 가르며 오가는 배도 본다.
청석 전망대에서 한번 더 멈춘다.
두통이 온다.
녹동에 나가 아침을 먹자고 나오는데 조교장이 밥해놓고 운동가자하는데
안 보인다고 전하했다.
녹동에 나와 신항 쪽에서 한바퀴 도는데 민수가 출근한다고 전화온다.
삼국시대에 가 뼈해장국을 주문하고 앉는다.
남자들이 소주를 들이키ㅕ 아침을 먹고
내 앞엔 혼자 소주를 마시는 남자도 있다.
여자 둘이 들어와 감자탕을 시킨다.
금당도 가는 배 회사에 전화하니 받지 않는다.
채송화의 부친상에 조문을 간다고 금당도를 포기하고 동강으로 간다.
광주에 출장간 바보가 날 오라더니, 그냥 편부하자고 해 그러기로 하고 술병을 달랜다.
오후에 범재등에 올라가 잘라 놓은 다나무를 작은 망치로 고추대 지주를 박는다.
저녁쯤 동생이 언니 모시고 오는 중이라며 같이 식사하자고 한다.
내려가니 해삼을 다라이 가득 잡아 왔다.
안주가 좋으니 또 술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