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혜좌 권사, 누군가의 고백
03시집
2025. 08
아! 송정리여
시인 이혜좌 권사
/
아! 송정리여
살구꽃 만발한
그 나무 아래 서면
바람결에 휘날리는 꽃잎
살구꽃 향기
품격있는 님의 사랑
할멈의 마음에 스며든다
그 엷은 꽃잎에
새겨진 부활 사랑이
은은한 꽃향기에 포개이고
송정리 뜨락에 서면
내 삶에 길어 오르는 물
함께 하시는 사랑이 맑고도 깊다
/
소박한 꿈
이혜좌권사
어느 날
사택을 떠나 이사를 한다면
송정리 시골집에 정원을 만들겠어요
벚나무 아래엔
흔들의자를 둘까봐요
할아범과 나란히 앉아 눈 맞춤하게요
울타리엔 매화나무를 심고
그 아래에는 소박한 꽃을 피우는
머위랑 부지깽이를 심겠어요
그 앞에는 꽃이 예쁜 살구나무
그 곁에는 손주 좋아하는 흑 자두를
대문 앞에는 어머니 좋아하셨던 모란을
송정리 작은 텃밭엔
오이랑 상추를 심겠어요
손님이 오실라치면 상추라도 뜯어 식탁에 올릴려구요
그 식탁에서
부활의 현존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
추억의 가마솥
가을,
고향의 가마솥은
집집마다의 큰 일군
가을걷이 끝나면
메주콩 우거지
소 뼈다귀 뭉근히 끓인다
가마솥 안
겨울 주전부리 가득
고구마도 삶고 조청도 만든다
아궁이 앞에 앉으면
가마솥에 흐르는 눈물 따라
어머니의 수고로움이 흐른다
반질반질 가마솥 옆
봄날, 진달래 몇 송이 꽃혀 있던
어머니의 그 서정이 그립다
/
어느 날의 일기 1
송정리의 석양
저리도 눈부신 얼굴을 하고
눈시울을 붉히며 기다린다
몸살인가
하루를 돌아보면 분명 은혜인데
어찌 이리도 고달픈지 모르것다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한 밤
쉬이 잠들면 안 될 것 같은 밤
마음은 빨주노초 무지개
마음이 허허롭다
아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명치끝이 아프다 못해 시리다
님이 안고 계실 터인데
염려하는 나를 다독이는
송정리의 밤은 참 고요하다
/
송정리 그 집에 가면
대문 앞 배롱나무
마중 나와 이마를 툭 친다
가을바람이
목련 나무에 걸터앉아
나뭇잎 여럿 따서
마중 보내고
빨랫줄 거미
화들짝 놀라 뒤뚱뒤뚱 달아난다
안부가 궁금했던
송정리 뜨락
색바랜 수국 꾸벅꾸벅 졸고
다홍색 꽈리 색깔도 곱다
갈색 옷을 갈아입은 바질
씨앗 가득 만들어 나를 반긴다
/
뜨락이 쓰는 詩
송정리 뜨락
투둑투둑 떨어지는 나뭇가지
서로 방해되는 가지는 가위질을 당한다
봄이 오면
꽃들이 예쁠 텐데
가지를 자르자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앵두나무
연분홍 꽃봉오리가 하얗게 피는 것이 예뻐 심었다
앵두꽃이 필 때면 보는 이의 마음도 하얗다
송정리 뜨락
감나무 단풍잎 떨어져
배춧잎 사이에 꽂히고
시인의 뜨락에는
꽃과 바람과 낙엽이 시를 쓴다
시인은 우두커니 그 시를 다 읽는다
/
십자가 사랑
님이 지고 가셨기에
더 질 십자가는 없는 줄 알았습니다
님이 고난 다 당하셨기에
더 당할 고난은 없는 줄 알았습니다
님이 다한 사랑이기에
그냥 받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님이 지신 십자가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내가 져야 할 십자가가 있다는걸
한참 후에서야 알았습니다
그것마저도
님이 지고
나는 종종걸음으로
뒤따르기만 하는 그런 십자가입니다
//
이혜좌 권사님!
귀한 시집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귀한 시집, 귀한 선물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시를 읽으며
송정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으로 느끼며
고향이 그리워집니다.
송정리
참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우리 고향에도 송정지,
송정못이 있습니다.
어릴 때 고향 친구들은
정확한 발음을 몰라서
송양못이라 불렀는데
솔볕이라는 의미를 붙여
송양이라고도 씁니다.
풀벌레 소리가 시의 배경이 되어주니
시가 더욱 맛이 납니다.
가을이 더욱 풍요롭습니다.
은혜 속에 강건하시며
앞으로도 귀한 작품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돌리시고
독자들에게 큰 사랑받으시길 기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9월 풀벌레 우는 가을밤
경남 함안에서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시인 이혜좌권사, 누군가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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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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