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기도의 역사1 : 기원
감사기도는 최후 만찬 때 예수님께서 빵과 잔을 드시며 바치신 찬양과 감사의 기도에 기원을 두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기도를 바치셨는지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복음서들을 살펴보아도 기도를 하셨음을 알려주지만 그 내용에 관해서는 정확히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다인들의 성대한 찬양기도인 베라카와 비슷하다는 것만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양식으로 내어주시며 가장 성대한 기도로 아버지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좋겠습니다.
감사기도의 역사2: 초대 교회의 형식
초기교회(1~2세기) 시대에는 감사기도의 기본 구조가 베라카의 양식을 따르지만, 형식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주례자가 창작하여 바치는 자유기도의 형태였습니다. 2세기 이후 일정한 규범이 생기지만, 약 4세기까지는 일반적인 규범 안에서 자유로운 기도를 바쳤으리라 추정됩니다.
히뽈리또의「사도전승」을 통해 감사기도의 기본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교와 공동체의 대화(감사기도 서문) - 감사송(그리스도의 구원업적에 대하여) - 성찬제정문 - 기념과 봉헌(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위하여) - 성령기원(교회의 일치) - 마침영광송. 이처럼 형태는 오늘날과도 비슷하지만, 그 내용은 주례자가 자유로이 바쳤으리라 여겨집니다.
감사기도의 역사3: 감사기도문의 고정
4세기 이후 감사기도는 단일 양식으로 고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방교회에서는 지역에 따라 수십 가지의 다양한 양식이 존재하였지만, 로마 가톨릭은 일부 경문만 전례시기에 따라 변하고 대부분의 내용은 한 가지 양식으로 바치게 됩니다.
신학적인 의미에서 하느님께서 정하신 변하지 않는 규범적인 기도라는 의미로 이를 로마전문이라고 부릅니다. 1545년 트리엔트 공의회 이후 발표된 비오 5세의 미사 경본 안에는 오직 로마전문만 실려 있었습니다. 이 로마전문은 오늘날 감사기도 1양식으로 남아있습니다. 기도문이 천년이 넘도록 변치 않고 그대로 이어져왔다는 사실은 감사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감사기도의 역사4: 감사기도문의 다양화
오랫동안 하나의 단일양식으로만 바쳐지던 감사기도문에 대해 19세기에 이르러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로마전문을 개정해야 한다는 전례학자들의 주장이 있었지만 우리 교회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날 때까지도 미사 경문에 쉽게 손을 대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전례 개혁이 일어나 1965년부터 모국어로 기도를 바치게 되었고, 1968년 네 가지 양식의 감사기도문과 여덟 가지 감사송이 제정되고, 1970년에 수정된 감사기도문과 82가지 감사송이 수록된 미사경본이 출판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어린이 미사용 감사기도와 화해 미사용 기도 등 다섯 가지의 감사기도문이 더 채택되면서 감사기도문을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