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라이브로 몰래몰래 보다가(덕분에 화장실에서 좀 오래 앉아있엇네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풀 경기를 다시 감상했습니다.
한 포제션 하나하나 어떤 부분에 문제/실수가 있었는지 찾아보려고 했지요(제가 구력이 높지는 않아서 분석은 잘 못합니다만..)
일단 서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난 글에도 썼지만, 휴스턴이 어떤 라인업을 가져오건 간에
투빅(가솔 - 알드리지, 알드리지 - 리)이 포함된 라인업을 계속 밀어왔습니다. (2,3차전에는 실제로 효과가 있었죠)
4차전에, 특히 승부의 추였던 3차전에서는 이 라인업이 무참히 무너지고 맙니다. 이유가 뭐였을까요?


(출처는 바스켓볼 레퍼런스입니다)
3차전에서 양 팀 선수들 출전시간입니다.(빨간색은 출전했는데 득실마진 마이너스, 초록색은 출전시 득실마진 플러스입니다.)
4차전까지 양팀 점수차는 21점차였으므로 매경기 4쿼터는 사실 볼 필요가 없습니다.
3차전 3쿼터 라인업을 보시면 (베벌리, 하든, 아리자, 앤더슨, 카펠라)가 나옵니다. 1~3차전 모두 동일했습니다.
망 경기력이었던 1차전을 제외하면, 2/3차전 모두 같은 라인업으로 이겨냅니다.
근데 4차전에서 댄토니가 대책을 가지고 나왔네요...


차이가 보이시나요? 라이언 앤더슨을 제외해버리고 베벌리-루 윌리엄스를 투입해 스몰라인업을 구성해버렸습니다.
덕분에 발이 느린 빅맨이 둘이나 있는 스퍼스로써는 로테이션을 따라가지 못하고 3점을 두들겨 맞게 되죠.
여기서 재미를 느꼈는지 댄토니는 아예 5차전 선발 라인업을 바꿔버립니다. (스퍼스도 머레이를 제외해버립니다)

참고로 휴스턴이 정규 시즌에서 라이언 앤더슨을 배제한 스타팅 라인업은 총 10번밖에 없었습니다.(5승5패)
그리고 오늘과 같은 스타팅 라인업은 5번이었습니다. 성적은 1승 4패로 댄토니가 어떻게 보면 도박수를 쓴 것이지요.
서론은 접어두고 화제가 넘어간 김에 오늘 경기의 총평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출처는 NBA.com입니다)
위쪽으로 그래프가 올라갈수록 우리 리드가 커졌다는 뜻입니다. 그래프가 내려오면 우리의 리드가 줄어들었다는 뜻이죠.
우리가 상승세를 탔던 구간은 1쿼터 초중반, 3쿼터 중후반쯤이네요. 이 구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의 시간대별 득실마진을 살펴보겠습니다.


댄토니는 1쿼터에 스몰라인업을 가동해 기선을 제압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휴스턴 공격도 나쁘지 않게 풀립니다.
아마 머레이가 있었으면 일찌감치 리드를 당하고 시작했을 겁니다.. 근데 3점을 밀스가 2방 레너드 1방 그린 1방으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게 됩니다. 사실 쉬운 슛만 있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부분은 댄토니가 생각 못했겠죠)
그러니까 1쿼터 리드 부분은 우리의 좋았던 슛감이 다 살렸다고 보시면 됩니다.(우리는 첫 4개의 3점을 모두 성공시켰습니다.)
1쿼터 중반 이후 앤더슨이 들어오고 카펠라가 나가면서 리드를 좁히고 3점차로 끝내게 됩니다.
(이 라인업에 대한 해법은 3쿼터에 나오는데 일찍 찾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우리는 보통 진 경기들에서도 2쿼터는 모두 이겼습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하든 없이 시작하는 라인업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근데 제가 생각하는 또다른 이유는 카펠라의 출장시간입니다. 오늘 우리는 2쿼터를 졌는데 카펠라는 출전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3쿼터 6분 22초로 가보겠습니다.
게임 트래커에 따르면 그 시간에 우리는 리드를 다 까먹고 점수차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까지 포포비치 분명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거든요?? 벤치선수들도 그냥 앉아있었어요.

근데 레너드와 그린이 턴오버할 때쯤, 우측 상단을 보시면 댄토니가 라이언 앤더슨을 준비시킵니다. (카펠라와 교체준비겠죠)

눈치를 챈 포포비치는 바로 가솔을 빼고 시몬스를 넣어버립니다.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을까요?








휴스턴 골밑이 박살이 나버리고 맙니다.. (6분만에 16-10 Run을 이끌어내면서 점수차를 좁히게 되죠.)
샷블라커가 없는 틈을 타 스윙맨들이 알드리지/리 스크린을 타거나 직접 돌파로 무지하게 득점을 많이 하게 됩니다.
포포비치가 카펠라 없는 라인업에 대한 해법을 어느정도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14득점을 할 동안 10점을 내줬다는 점입니다.
시몬스가 이 시리즈의 크랙이긴 한거같은데 쉽게 투입이 주저되는 이유는.. 팀 수비입니다.
3쿼터 중반 이후 시몬스는 꾸준히 출전하는데, 팀 수비에서 얼타서 자기 마크맨을 놓친 경우가 3~4회나 됐습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4차전처럼 슛감 좋았다면 타격이 컸을 겁니다.
근데 긍정적인 면은 1:1 대인 수비는 매우 뛰어났다는 점인데요..
시몬스가 하든을 대인마크 하면서 하든의 많은 턴오버를 유발했습니다. 카와이가 없을 때, 하든을 잘 막아낸 것도 시몬스지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휴스턴의 라인업은 다양하지 않습니다.
1. 하든이 없는 벤치 라인업 - 이 라인업은 크게 무섭지 않습니다.
2. 라이언 앤더슨만 있고, 카펠라는 없는 라인업 - 원빅에 시몬스와 스윙맨들이 털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3. 카펠라가 있는 라인업 - 완벽한 답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3차전 3쿼터의 모습이 현재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휴스턴의 2번 라인업에서 시몬스가 출전할 때는, 시몬스를 하든의 마크맨으로 붙이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알드리지에 대한 얘기도 할 게 많아서 적고싶었으나, 밤이 너무 늦어 내일 퇴근하고 적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와... 이 글은 추천인데요
알드리지에 대한 글도 기대합니다.
라엔 빼고 시작한게 좋지 않았고 계속 하이로로 인사이드를 공략당해서 휴스턴은 다음 경기에 하렐을 써서 투빅으로 시작할거 같아요 그러면 라엔 원빅스몰이 벤치에서 돌아가면 승산이 있을거라고 생각할지도... 하지만 라엔 스타팅으로 하렐 벤치를 쓰면 효과는 전혀 없을거 같고 마지막 경기인 만큼 카펠라나 라엔을 오버출장 시켜서 데커를 쓰는 라인업이 나올거 같습니다...
결국은 이게 다 네네의 공백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펠라를 풀타임으로 쓸 수는 없기에 샷블라커 공백이 생길수밖에 없는데.. 제 생각에는 가비지 멤버를 괜히 넣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카펠라 좀 더 무리시키고, 가드들 3점이 빵빵 터지면 휴스턴도 승산 있거든요.. 라인업 변화는 저는 크게 없을 거라고 봅니다..
@The Greatest One(TGO) 저도 라인업 변화는 크게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계속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휴스턴 멤버와 전술상 투빅쓰면 수비보다 공격이 안 돌아갈 것 같네요..
휴스턴이 카펠라 원빅으로 시작하고 -> 빠른 타이밍에 카펠라-라엔 투빅 전환 -> 벤치 조합은 데커투입이 되었습니다.
데커 조합으로 카펠라/라엔이 원빅에서 많이 뛰는 방향이 되겠네요....
일단 댓글 박고 정독 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머레이가 선발로 나왔다면 휴스턴의 노림수에 당할 뻔 했는데, 밀스의 선발출전이 5차전 승리의 주춧돌이 된 것 같습니다. 지노빌리, 그린, 시몬스가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이 선수들의 활약으로 승리하니 더 기쁜 경기였어요. 좋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