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필요한 비상식량.의약품 증
남북협력기금 이용 적십자사 협의
북한 수락 땐 남북 관계 해빙 기회
정부가 1일 수해 피해가 극심한 북한에 구호물자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북 지원 용의를 밝힌 건 2022년 코로나19 방역 협력 제안 이후 두 번쨰다.
대통령수해 복구에 한정하면 12년 만이다.
단절된 남북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오지만. 북한의 호응 여부가 미지수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이날 '최근 신의주 등 평안북도와 자강도를비롯한 북한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견지에서 북한의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 품목, 규모, 방식 등을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했다.
지원 의사를 밝혔으니, 북측에서 받을지 말지 응답을 최대한 빨리 달라고 공을 넘긴 것이다.
현재 남북은 소통 채널이 끊겨 있는 상태다.
정부가 제안한 지원은 남북협력 기금을 이용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하는 방식이다.
지원 주체는 대한적십자사이지만, 협의 과정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부 지원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수해 상황에 대해 한적과 긴밀히 소통 해왔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북한 이재민들에게 필요한 비상식량과 의약품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북한이 우리 측 제의를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한은 2011년과 2012년에도 우리 측의 수해지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기구를 통하는 방안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떄문에 긴급구호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다.
북한 매체는 지난달 27일 기록적인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인근 지역에서 4,100여 세대와
3000정보(2,975만m2)의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고 보도했다.
상당수가 구조됐지만, 한 떄 5000명 이상이 고립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같은 달 29일 '용납할 수 없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고 격노했지만,
정확히 피해 규모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신의주) 위화도 전체, 의주군, 자강도 만포시까지 침수가 식별되는 등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언제든 인도적 지원에 열려있다는 입장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