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11시 넘어서 쌍둥이들 힘들게 재우고서 아파트 공원쪽으로 한바리 걷고 있는데
나무에 그늘져서 어둑어둑한 곳에 고딩으로 보이는 남학생 둘이서
검은색 오토바이에 붙어서 만지작 만지작 하고 있더라구요
바로 촉이 옵니다
ㅡ.ㅡ;
일부러 학생들 시야 안에서 담배를 피며 주시를 했습니다.
저를 힐끔힐끔 보더니. 이내 않되겠던지 포기를 하고 빠른 걸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자세히 다가가서 확인해보니 대림 50cc ATS
상당히 깨끗하더라구요. 탑박스 없고, 브라켓만 있고, 번호판 없고...
이미 프론트 카울쪽은 힘으로 잡아당겨서 볼트 체결 부분들이 부러진 상태
내부 선들은 이것저것 건드려 놨더라구요
오지랖 피우고 싶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잊어버리고서 애타게 찾고있을껄 생각하니
제가 마음이 아파오고 바이크 좋아하는 사람으로서의 예의(?)가 아닌것같아서 ㅋ
고민끝에 밤낮으로 고생 많으신 인근 지구대로 전화했습니다.
10분정도 기다렸나?? 금방 오시더라구요^^
두분이서 오셨습니다.
한분은 50대, 한분은 30대
간단한 상황 설명 해드리고
한참을 후레쉬로 이곳저곳 보시더니
"이거 번호판도 없고 어떻게 하냐...;;;"
"글쎄요, 이거 난감한데요"
"너가 서까지 끌고가면 힘들것냐?? ㅡ.ㅡㅋㅋㅋ"
"어우~ 서까지 거리가 멀어서 않되죠ㅜㅜ"
"그럼 이거 어쩌냐, 여기 자리 비우면 그놈들이 와서 타고 갈텐데"
"밤이라서 이거 어디 둘곳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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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
남자 셋이서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다가
이러다간 아침이 될 것 같아서 ㅋㅋ
그냥 제가 말을 했습니다
"어차피 프론트 카울은 뜯어져있고 키박스 배선 따는거야 10초면 되니까,
시동 걸어드릴테니까 타고 가실래요??^^;;"
"키도 없는데 어떻게 시동을 걸어요?"
"제가 오토바이도 타고 있고 전기쪽도 만질줄알아서 @%@#%6%!%$!#$...."
"네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프론트 카울을 앞으로 벌리고 키박스 선을 잡고 뜯을려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건 트렁크 와이어...
혹시 트렁크에 주인분의 무언가가 있을지 몰라서
와이어를 땡기고 트렁크를 열었습니다
통닭집 전단지 수십장이 들어가 있네요~
빙고~~ ㅋㅋ
경찰분께서 업체명을 보시더니
몇일전에 도난신고 했던 업체가 맞다고 합니다^^
가게 전화해보니 문을 닫았는지 부재중
경찰 한분께서 PDA 찍어보더니 주인분 집에 다녀오겠다고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시더니
담배 몇대 피고 나니까 통닭집 사장님과 함께 오시네요^^
차에서 내리는 통닭집 사장님의 안도하는 표정을 보고
전 바로 수고하세요~~ 하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학생들이 훔쳐서 가져온건지
다른사람이 훔쳐다 놓은걸 호기심에 만지고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냥 바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주인을 찾아주는데 한몫 했다는거에 뿌듯함을 느꼈네요~
오늘 집에 가서 통닭이나 시켜 먹어야겠습니다^^ㅎㅎ
덕을 쌓으셨네요^^
좋은일 하셨네요^^ 박수를 보냅니다!!
치킨 반반세트 정도는 받아드셔도 되는데 ^^
저두 예전에 잃어버린 바이크를 제보로 찾았을 때에 17만원인가 드렸던 적이 있네요...
훈훈 하네요~!
멋진일 하셨습니다^^
복받으실꺼에요
고생하셨습니다^^